주간동아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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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납세로 경영권 승계 문제 정면돌파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6-05-24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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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진 납세로 경영권 승계 문제 정면돌파
    신세계그룹의 오너 일가가 상속을 위해 약 1조원의 증여세를 내기로 5월12일 공식 발표해 재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증여세 납부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재벌들의 편법·불법 경영권 승계 문제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신세계의 이런 결단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번 선택에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신세계의 주가가 워낙 높다 보니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신세계 지분 매집용 ‘종자돈’ 확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을 법하다는 것. 신세계 주가는 5월17일 종가 기준 43만8000원이다. 반면 정용진 부사장(사진)이 52.2%의 지분을 갖고 있는 광주신세계㈜ 주가는 이날 14만8000원이었으며, ‘편법적인 종자돈 불리기’ 논란을 빚고 있어 평가차익을 실현하기도 부담스럽다.

    신세계 오너 일가의 이번 결단은 구학서 신세계 사장 등 전문경영진의 판단을 전적으로 존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후문. 재계의 한 관계자는 “평소 오너와 전문경영진 간에 신뢰 관계가 구축돼 있었기 때문에 오너 일가의 결심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세계 내부에서는 “정 부사장이 전문경영인들의 판단을 적극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에 일이 쉽게 풀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반에는 ‘모래시계’의 헤로인 고현정 씨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재벌 2세’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신세계 내부에서는 “상당히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들어서는 직원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것을 자제하고 있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어서 직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

    현재 정 부사장은 지분 4.86%를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 3대 주주. 1, 2대 주주는 각각 15.33%와 7.82%를 갖고 있는 정 부사장의 어머니 이명희 회장과 아버지 정재은 명예회장이다. 신세계는 이들의 지분 일부를 이르면 가을부터 정 부사장에게 증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부사장이 당장 경영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은 증여세 자진 납부 발표 당일 기자들에게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회장께서 결정할 문제이고, 아직 언제가 될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부사장은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어 전면에 나서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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