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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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 이어 아버지 대신 희생양 되나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6-04-26 13: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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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代)를 이어 부친을 위한 희생양이 되다?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관련, 4월20일 정의선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뒤 다음 날 새벽 귀가시킨 검찰은 현재 정 사장에 대한 신병 처리 방침을 세우지 않은 상태. 다만 현대차그룹 안팎에선 “정의선 사장은 기아차 해외사업 담당 대표이사였기 때문에 비자금 조성 사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부자가 함께 구속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결국 정의선 사장이 구속돼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사장이 구속되면 현대가(家)는 3대째 검찰과 악연을 맺게 된다. 특히 아버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978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분양 사건으로 아버지 대신 구속된 적이 있어서 부자가 똑같이 ‘아버지 대신 희생양이 됐다’는 말을 들을 법하다.

    정의선 사장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칼날이 자신을 겨냥해오자 당황해했다는 후문. 정 사장은 일부 지인과 통음을 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속 시원히 알기나 했으면 좋겠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사장이 아버지와 자신의 글로비스 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반면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정 사장에 대해 동정적이다. 그가 2002년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 시절 전국을 돌면서 현장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는 등 소탈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또 부지런한 가풍이 몸에 밴 탓인지 아침 6시에 정확히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간부는 “정 사장은 평소 간부들에게 ‘아랫사람들을 잘 키우라’고 강조하면서 직원들의 기대를 모았고, 정 사장도 2005년 기아차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인으로서 의욕적으로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었는데,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검찰 수사를 받아 당분간 차질을 빚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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