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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W올림픽 아시아 영재 돌풍

2007 이매진컵 한국·태국·인도네시아 팀 독창적 SW개발로 ‘관심 집중’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서울 SW올림픽 아시아 영재 돌풍

서울 SW올림픽 아시아 영재 돌풍

소프트웨어 디자인부문 6강 진출을 기뻐하는 세종대 ‘엔샵605’팀. 빌 게이츠 MS 회장(맨 오른쪽) 앞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장애인 의사소통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어릴 적 우연히 컴퓨터를 접하면서 IT(정보기술) 개발자에 대한 꿈을 갖게 됐어요. 그리고 대학에 들어간 뒤 자메이카를 가장 빨리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생각이 들어 집중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죠.”(자메이카 임란 알리 씨)

자메이카 대표인 ‘CADI팀’은 혁신적인 e-러닝 프로그램으로 소프트웨어 영재들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2007년 이매진컵(Imagine Cup)’ 대회에서 사상 처음 6강 무대에 진출했다. IT와 무관할 것 같은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 학생들이 전통적 IT 강국 인재들을 넘어선 것이다. 영화 ‘쿨러닝’에 등장하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의 선전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대회에 참가한 자메이카 학생들은 “사회적 분위기가 IT와 무관했지만, 최근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을 늘렸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우리와 비슷하게 IT를 성공 도구로 삼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걱정도 없지 않다. 바로 자메이카 IT 영재들이 미국 캐나다 같은 IT 강국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 이들에게도 다국적기업의 스카우트 제의가 쏟아지겠지만, 이들은 “이왕이면 자메이카의 IT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5회 이매진컵의 개최지는 서울이다. 일반인에게는 조금 생소한 영역이겠지만, ‘제2의 빌 게이츠’를 꿈꾸는 전 세계 젊은 개발자 사이에서는 꿈의 무대로 통하는 ‘소프트웨어 올림픽’이다. 8월6일부터 10일까지 본선에 진출한 전 세계 56개국, 350여 명의 IT 영재가 서울 광장동 W호텔에 모여 한바탕 잔치를 벌였다.

참가 영역은 △소프트웨어 설계 △임베디드 개발(내장형 컴퓨터 시스템) △웹개발 △알고리즘 △정보기술 △프로젝트 호시미(시뮬레이션 게임) △인터페이스 디자인 △사진 △단편영화 등 9개 부문. 200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다른 화두를 내거는데, 올해는 ‘기술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라’는 주제가 주어졌다. 학생들은 장애인, 어린이, 외국인 등 사회 비주류 계층이 일반인과 차별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동등한 효과를 내는 교육 소프트웨어 제품을 내놓고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웹 개발·알고리즘 등 9개 부문서 각축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회장은 이들 개발자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표시해왔다. 특히 제3세계 출신 개발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세상을 바꾸는 IT 기술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는 동구권이 강세였다면, 이번 대회는 아시아 학생들의 약진이 특징이다. 이번 대회 3라운드(6강)에 오른 팀은 한국을 비롯해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태국 세르비아 자메이카 등이다.

2003년 1회 대회에서는 베트남 팀이 1위를 차지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올해는 태국 팀 ‘3KC Returns’의 선전이 눈부시다. 이들은 유치원생을 위해 문서화된 자료를 그래픽 영상으로 바꾸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인도네시아 ‘아스카라 팀’은 문맹자에게 읽기, 쓰기, 셈을 가르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주목받았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은 “우리나라 역시 IT가 주요 성장동력이며, 이를 뒷받침해줄 인재가 많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은 이공계를 선호하는 편이며, 특히 정보공학과에 인재가 꾸준히 몰리고 있어요. 하지만 부족한 IT 인프라로 인한 어려움이 적지 않아요.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이매진컵 같은 대회를 기다리지요.”(데시 하디아티)

지식 축적이 빈약한 제3세계 국가에서 컴퓨터 언어를 익히고 네트워크를 경험하는 일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는 여타 자본재 산업에 비해 창의력만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관 산업의 성장이라는 부수적인 열매까지 거둘 수 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 역시 개인적인 성공보다는 나라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빌 게이츠 회장, 한국팀 SW에 찬사

한국 학생들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지금까지 한국 학생들은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 그동안 단 한 팀도 본선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올해 한국 대표로 출전한 세종대 ‘엔샵(EN#)605’팀이 시청각 장애인들의 의사소통을 위한 소프트웨어 ‘핑거 코드(Finger Code)’로 2라운드 12강 무대를 넘어 6강 무대에까지 진출했다. 6월 MS 본사에서 열린 이매진컵 프리뷰 행사에서 빌 게이츠 회장에게 직접 “환상적이다(Fantastic)”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아시아권 학생들이 이번 대회에서 느끼는 감상은 매우 흡사했다.

“아시아의 IT 실력은 선진국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는 표현력, 특히 서툰 영어 실력 같은 외적 요소가 문제인 듯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구 학생들보다 아시아 등 제3세계 학생들이 더 큰 능력을 발휘하리라 봅니다. 인프라는 부족해도 열정만큼은 뛰어나거든요.”

[인터뷰] 이매진컵 한국 유치 주역 박남희 MS코리아 상무

“서울 대회 통해 세계 최대 IT대회 입지 굳혀”


2003년 스페인에서 처음 열린 이매진컵은 올해 5회째로, 그동안 브라질 일본 인도에서 개최됐다. MS와 교육인적자원부, 서울시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사상 최대인 120개국 11만명이 예선에 참가했다.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는 이매진컵 유치를 위한 전 세계 MS 지사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MS코리아는 유럽과 남미 4개국, 특히 독일과 치열한 접전 끝에 이번 대회를 성사시켰다. MS코리아 박남희(46·사진) 상무가 바로 서울 대회를 유치한 주인공이다.

-MS가 이매진컵에 쏟는 정성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매진컵은 학생들을 위한 투자라 할 수 있다. 미래사회는 무엇보다 이공계 학생들의 엔지니어링 능력에 달려 있다. 더구나 이들 영재는 글로벌하게 활동할 것이다. 따라서 MS는 학생들의 창의력을 자극해 각 나라의 IT 발전에 기여하고, 이들이 한자리에서 네트워킹하며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비즈니스적 관점이 아닌 기업의 순수한 사회참여 활동이다.”

-2007년 대회를 서울이 개최하게 된 원동력은?

서울 SW올림픽 아시아 영재 돌풍
“이매진컵은 IT 영재들에게 풍부한 경험 제공을 목표로 한다. 서울 대회 유치엔 월드컵과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인프라 등 한국의 다이내믹한 이미지가 큰 힘이 됐다. 서울시와 교육부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2005년 일본 요코하마 대회를 참관한 교육부 관계자들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대회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동안 한국 학생들의 성적이 나빴던 이유는?

“지금까지 대회에 참가한 학생 수가 적었다. 올해 국내 예선전 참가자가 2000명 정도였는데(지난해는 400명), 2회 대회를 열었던 브라질의 경우 올해 3만명이 참가했다. 우리 학생들은 기술이 부족하다기보다 대회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다.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여전히 코딩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자신의 창의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지가 중요하다.”




주간동아 2007.08.21 599호 (p38~39)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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