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0

2006.11.14

“전향적 자세 유지하되 시대적 역할도 고려”

  • 김동욱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입력2006-11-13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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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상의 이유로 돌연 사퇴한 조영황 전 국가인권위원장 후임으로 10월30일 안경환 서울대 교수가 취임했다. 안 위원장은 헌법 및 영미법 분야를 전공한 정통 법학자.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면서 인권위원들과 친분을 맺어왔고, 대학에서 인권문제를 강의하는 등 평소 인권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안 위원장은 취임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권위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심도 있는 토의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사견을 말할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인권위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또 “요즘 인권위에 대한 질책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아는데 질책은 다른 형식의 격려”라면서 “전향적인 자세를 유지하되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에 합당한지 되짚어보자”고 말했다.

    안 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인권위가 ‘너무 시대에 앞서 나간다’는 인권위 주위의 비난을 일정 부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향후 인권위 운영 과정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안 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유보된 북한 인권에 관한 입장을 올해 안에 표명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안고 있다.

    인권위 안팎에서는 안 위원장을 맞은 인권위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을 피하고 있다. 인권위 내부에서는 조 전 위원장 사퇴 이후 안 위원장을 유력한 위원장 후보로 거론해왔다. 그러나 막상 안 위원장이 임명되자 인권위 일각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안 위원장이 평소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노무현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기 때문.

    일부 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은 안 위원장이 인권정책 면에서는 강할지 몰라도 현장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인권 현안에 대한 의지나 감수성도 기대에 못 미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특히 안 위원장이 지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인선됐으나, 올 3월 서울대 총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2개월 만에 사퇴한 점을 들어 안 위원장이 과연 막중한 책임을 완수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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