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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싱크탱크 연구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

한반도재단·민평련 ‘金의 쌍두마차’

정책 개발·비전 연구 등 핵심 두뇌 역할 … 운동권 출신 386들 지근거리 보좌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한반도재단·민평련 ‘金의 쌍두마차’

한반도재단·민평련 ‘金의 쌍두마차’

2006년 1월6일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선 김근태 의원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4월26일 오후 여의도 한반도재단 내 한 사무실에서 김근태 의원 측근들을 강하게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김근태 의원의 핵심가치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깨끗한 이미지와 따뜻한 이미지다.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도 있다. 이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런데 김 의원의 조직은 대부분 운동권 출신들로 구성돼 매우 경직돼 있다. 시각도 고정돼 있다. 김 의원 주변에는 머리와 입만 있다. 실행력 있는 사람이 없다. 이제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인 충성도 높은 사람들만으로는 안 된다. 유연한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 (측근들을) 실행력 있는 사람들로 전면 재배치해야 한다.”

이날 한 여성 전문가에게서 컨설팅을 받은 이들은 다름 아닌 김 의원의 부인 인재근 씨와 열린우리당 유은혜 부대변인 등 그야말로 김 의원의 측근 중 측근.

김 의원은 지난번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석패한 이후 5·31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지방 지원유세를 돌고 있지만, ‘싱크탱크’ 조직들은 궁극적인 목표인 대권승리를 위해 외부 전문가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등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김 의원의 싱크탱크는 크게 3개 조직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반도재단과 민주평화국민연대(이하 민평련) 등 두 개의 외곽조직과 말 그대로 김 의원의 손발 구실을 하는 국회 의원회관 내 보좌진 조직이다. 과연 이들 조직은 어떤 이들로 구성돼 있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 한반도재단

김 의원의 노선과 정책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정무적 판단을 제공하는 곳이 한반도재단이다. 한마디로 김 의원을 위한 ‘포털 지원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재단 이사장은 김 의원이, 사무총장은 문용식 나우콤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문 총장은 서울대 국사학과 76학번. 그가 정동영 의장의 고교(전주고), 대학(국사학과 72학번) 후배인데도 김 의원의 캠프에 합류한 이유는 세상을 보는 철학과 가치지향점이 김 의원과 같기 때문이다.

김 의원과 문 총장은 1985년 ‘깃발사건(서울대 민추위 사건)’ 때 함께 구속됐던 전력도 있다.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의장이었던 김 의원이 구속된 이유는 다름 아닌 깃발사건으로 앞서 구속된 문 총장에게 민족민주혁명 이념교양을 한 혐의였다. 김 의원이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고문기술자 이근안 씨로부터 극심한 고문을 당한 것이 바로 이때다.

2001년 4월 설립된 재단의 궁극적인 목적은 김 의원을 위한 정책연구와 지원. 재단 내에는 이를 위해 현재 4개 분야의 연구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이인영 의원이 소장을 맡고 있는 ‘동북아연구소’는 외교와 안보, 국방, 통일 분야를 연구하는 모임으로 2003년에 만들어졌다. 이철우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정치인은 없다고 한다. 김남주 성공회대 교수와 백준기 한신대 교수 등 정치·외교 및 국방 분야 학자들과 관련 기관 연구원이 대부분. 인원은 총 50여 명으로 40대 초·중반의 386세대가 주축이다. 매월 한 차례씩 모인다.

한반도재단·민평련 ‘金의 쌍두마차’
또 하나의 모임은 ‘김근태 경제노믹스’를 개발한 ‘경제사회포럼’이다. 오해진 LG CNS 대표이사가 모임의 좌장을, 대표는 금융감독원 출신의 오용석 개방과통합연구소 소장이 맡고 있다. 포럼 구성 인원은 경제 분야 학자와 교수, 현직 기업인, 변호사 등 30여 명. 3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는 다양하다. 2주에 한 번씩 모임을 갖는데, 지난해 양극화를 주제로 분기별 모두 네 차례 공개 포럼을 개최했다.

동북아연구소와 경제사회포럼이 거대담론과 미래비전에 대한 연구를 한다면 ‘정책연구회’는 구체적인 정책과 정치 현안을 담당한다. 각종 공약도 이 연구회에서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교통과 부동산, 조세, 교육, 물류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연구회에 집중돼 있다.

연구회 대표는 서울대 공대 출신인 이래경 호이트코리아 대표. 구성원은 20여 명으로 대부분 현직 국책연구원들로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의 신원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매우 꺼린다.

연구회는 기본적으로 매월 한 차례씩 모임을 갖고 현안이 있을 때마다 담당자들이 정책리포트를 만들어 김 의원에게 제공한다. 현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정책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김 의원의 능력은 바로 이 연구회에서 나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머지 하나는 지난해 말부터 모이기 시작한 ‘과학기술포럼’이다. 이래경 대표와 개인적 친분관계가 있는 대덕연구단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속 연구원 10여 명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포럼은 앞서 언급된 경제사회포럼과 달리 공개적인 외부 활동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 대신 과학기술 관련 시민단체와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외부 활동을 펼쳐나간다는 방침이다.

재단에는 이들 4개 모임의 활동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정책위원회’라는 게 있다. 각 모임의 대표와 좌장격 인사들 10명 정도가 2주에 한 번씩 모여 김 의원을 위한 ‘대권 마스터플랜’을 구상하고, 각 모임의 운영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 위원회에는 김 의원도 자주 참석해 각종 현안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자체 후원회 회비로 운영된다. 후원회 운영위원회는 기업인, 의료인, 변호사, 기타 전문직 등 30여 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위원장은 이래경 대표다.

인터뷰 문용식 한반도재단 사무총장

“김근태 의원, 이미지 변신한 적 없다”


한반도재단·민평련 ‘金의 쌍두마차’
-한반도재단 구성원 중에는 열린우리당 당원이 아닌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김근태 의원의 당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재단을 당과 친화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당내 조직기반보다는 노선과 정책이 중요하다. 요동치는 정치적 상황에 대한 정무적 판단과 적절한 대응책 마련도 필요하다. 이런 부분을 잘 지원해서 김 의원이 뜻을 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재단이 할 일이다.”

-지난 전당대회 때 이미지 변신을 꾀했는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언론에서 잘못 이해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의도적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당시 상황을 절박하게 보고 행동했던 것뿐이다. 30여 년간 힘겹게 지탱해온 민주개혁 세력이 역사 속에서 형태도 없이 흩어져버릴 위기로 본 것이다. 그런 절박함이 김 의원의 태도를 어느 정도 변화시킨 측면이 있다.”

-향후 재단의 운영 방향은.

“‘구슬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김 의원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 그동안 부족했다. 김 의원이 정치를 왜 시작했고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뜻을 펴고 싶은지, 그 비전과 노선을 국민에게 분명하게 각인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한반도재단·민평련 ‘金의 쌍두마차’
민평련의 전신은 국민정치연구회다. 1999년 3월 창립된 국민정치연구회는 김근태, 장영달 의원과 이창복 전 의원 등 현실정치에 뛰어든 운동권 출신들과 재야의 교량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다. 사실상 재야운동권 출신의 좌장인 김 의원의 정치철학과 비전을 지지하는 세력이다.

국민정치연구회가 민평련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지난해 8월. 운동권 출신들의 폐쇄적인 모임에서 벗어나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이를 정치적 영역에서 실현하기 위해 참여형 대중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목적에서다.

현재 민평련의 실무 책임자는 김찬 정책실장이다. 김 실장은 1984~85년경 김 의원이 민청련 의장 시절 실무를 맡은 집행부로 활동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민평련 이사장은 이호웅 의원이 맡고 있고 최규성, 홍미영, 임종석 의원이 부이사장이다. 사무총장은 문학진 의원, 산하조직인 민주평화아카데미는 선병렬 의원, 민주평화연구소는 유승희 의원이 맡고 있다.

또 지역위원회는 최규성 의원, 지방자치위원회는 우원식 의원, 생활정치위원회는 홍의락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운영위원회는 최민화 환경관리공단 감사, 대외협력실은 소병훈 산하출판사 사장 등이 위원장 또는 실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민평련은 이들을 포함해 열린우리당 현역의원 32명과 당 중앙위원 5명 등이 지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15명의 상임고문단으로 구성된 매우 정치적인 조직이다. 상임고문단에는 한명숙 총리와 이해찬 전 총리를 비롯해 임채정, 장영달 의원, 이상수 노동부 장관, 이부영 전 의원, 함세웅 신부, 지선 스님, 김상근 반부패국민연대 의장 등 각계 인사가 포진해 있다.

김찬 실장은 “민평련은 김근태 의원의 사조직이 아닌 ‘정치적 지향과 행보를 함께하는 재야 출신 인사들이 주도하는 진영’이라는 성격으로 봐야 한다”면서 “한반도재단은 김 의원의 결정으로 움직이지만, 민평련은 김 의원이 토론을 통해 설득해야 하는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재단과는 전혀 다른 조직이라는 것.

민평련이 최근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조직을 확대하는 것. 민평련은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5·31 지방선거 예비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8차에 걸쳐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을 조직으로 흡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인 것.

현재 민평련 지역조직은 부산과 경북, 서울 일부 구 단위 조직이 결성돼 있고, 최근 대구 지역에서 준비 모임을 갖고 있다.

“당 소속 의원이 있는 지역은 의원을 중심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우리와 정치적 지향과 행보를 같이하는 사람들은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 하지만 부산이나 경북, 대구 등 취약 지역에서는 그런 통로 자체가 막혀 있는 상태다. 바로 그 통로를 마련하는 작업”이라는 것이 김찬 실장의 설명.

그는 “앞으로 꾸준히 광역 단위 지역모임을 구축해 당내 활동과 지역조직 활동을 결속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평련의 지역조직 활동과 연대하는 움직임도 있다. 민평련 생활정치위원회 산하기구였던 국민정치연대가 지난해 11월 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외부로 빠져나가 독자적으로 외연 확대에 나선 것.

국민정치연대를 이끌고 있는 정봉주 의원은 “400여 명의 활동가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미 전국에 걸쳐 광역 단위로 지역조직이 세워져 있다”면서 “5·31 지방선거까지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30여 명 정도의 회원들을 돕고, 그 이후에는 본격적인 대선과 정계 개편에 대비해 회원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재단·민평련 ‘金의 쌍두마차’

기동민

국회 보좌진도 대부분 운동권 출신들이다. 기동민 보좌관은 성균관대(85학번)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대변인을 맡았던 386세대. 기 보좌관은 김근태 의원이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을 이끌 당시 우상호, 이인영 의원 등과 함께 실무자로 일하면서 김 의원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3~4월 보좌진에 합류한 김종천(한양대 87) 보좌관과 김원이(성균관대 87) 보좌관도 전대협 활동가 출신들. 또 김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던 시기인 2003년 10월 보좌진으로 들어온 허영(고려대 89) 비서관은 92년도 총학생회장에 이어 전대협 6기 중앙위원으로 활동했다.

■ 온라인 조직 및 각계에서 활동하는 친GT 운동권 출신들

1983년 민청련 의장으로 운동권의 핵심인사로 떠오른 김근태 의원은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에 이어 전국연합 등 80년대 운동권의 중심에 서 있었다. 당시는 학연보다 단체 중심으로 운동권이 모였고, 군사정부의 갖은 핍박과 탄압 속에서 동지애는 매우 끈끈했다. 한반도재단의 중심축에 서 있는 이래경 호이트코리아 대표도 이때 김 의원과 인연을 맺었던 인물이다.

당시 운동권 중심세대는 60년대 말~70년대 초 학번들. 박계동 의원과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장준영 전 대통령 시민사회수석실 사회조정1비서관, 김희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 사무처장 등이 김 의원과 동지적 관계에 있던 이들이다.

한편 김 의원을 지지하는 온라인 조직으로는 ‘김근태 친구들’과 ‘GT팬클럽 희망’ 등이 있다. ‘김근태 친구들’은 노무현 대통령 대선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았던 ‘노사모’와 같은 성격의 모임이다. 2004년 11월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한 이래 지역별 모임과 전국 단위 수련회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회원 수는 1500여 명 정도.

2002년경에 만들어진 GT팬클럽 ‘희망’은 ‘김근태 친구들’이 만들어지면서 사실상 흡수 통합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싸이월드 홈페이지’ 1촌은 200여 명 수준. 전반적으로 김 의원 지지자들의 온라인 활동은 다른 대선 후보들에 비해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대선정국에 접어들었을 때 자발적 온라인 조직은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김근태와 흉금을 털어놓는 사람들

정계 장영달·이호웅 의원, 학계 정운찬 총장과 막역


한반도재단·민평련 ‘金의 쌍두마차’
1947년생 김근태 의원의 올해 나이는 59세다. 우리 나이로 환갑이다. 오랜 세월 김 의원이 알고 지내온 지인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동창들과 73년 노동현장에 뛰어들어 95년 정치에 입문할 때까지 22년 동안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운동권 동지들, 그리고 11년째 정치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정치적 동지들이 있다. 이들 중 김 의원이 늦은 밤 소주 한잔하며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한반도재단 문용식 사무총장에 따르면 먼저 경기고-서울대 상대 동기 모임인 ‘근우회’ 멤버 중에는 김국주 전 제주은행장과 정건해 안건회계법인 대표가 꼽힌다. 또 운동권 동지 가운데는 민청련 때부터 함께 활동해오고 있는 장영달 의원과 현재 재단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호웅 의원(국회 건교위원장), 최규성 의원, 원혜영 의원이 김 의원과 흉금을 털어놓는 관계의 사람들이라는 것.문단 인사들 중에는 경기고 선배인 백낙청 시민의 방송 이사장, 학계에서는 경기고 서울대 상대 1년 후배인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김 의원과 가장 가까운 인물로 거론된다.

① 민청련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3년 만에 가석방으로 풀려난 직후. 왼쪽부터 장영달, 김근태, 부인 임재근 씨.

② 경기고 2학년 때 스코필드 박사와 찍은 사진. 가운뎃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김근태 의원이고, 뒷줄 왼쪽에서 첫 번째가 서울대 정운찬 총장이다.




주간동아 2006.05.09 534호 (p16~19)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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