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4

..

마르셸 뒤샹은 누구?

  • 유진상 계원조형예술대 교수·미술이론

    입력2006-05-08 09:4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마르셸 뒤샹은 누구?
    20세기를 전반과 후반으로 나눠본다면 전반은 피카소의 50년, 후반은 뒤샹의 50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영향이 워낙 지대했기 때문이다. 피카소가 큐비즘과 오브제를 이용한 콜라주, 다양한 반추상적 회화를 통해 20세기 모더니즘의 큰 획을 그었다면, 뒤샹은 레디메이드와 설치미술, 퍼포먼스와 실험영화 등의 다양한 장르를 창조했다. 뒤샹은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로부터 60년대 이후의 네오다다, 팝아트, 개념미술 등의 후견인으로 군림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마르셸 뒤샹의 의의에 대한 연구와 분석은 점점 더 확대, 심화되고 있으며 서구 동시대 미술의 가장 핵심적인 이슈이자 정신적 지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에게는 소변기를 설치한 ‘샘(Fountain, 1915)’과 ‘모나리자(그녀는 뜨거운 여자다, L.H.O.O.Q, 1919)’와 같은 뒤샹의 레디메이드 작품들이 주로 알려져 있고, ‘계단을 내려가는 나부(Nue descentant l’escalier, 1913)’ 역시 주요 작품으로 돼 있지만, 실상 그의 대표작은 ‘자신의 구혼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La mari럆 mise ?nue par ses c럏ibataires, me^me, 1915~23, 사진)’와 ‘가정 : 1) 폭포, 2) 램프용 개스(Etant donn럆: 1) la chute d’eau, 2) le gas d’럄lairage, 1946~66)’라는 두 개의 작품이다. 각각 1909년, 1920년에 걸쳐 제작된 이 두 작품 중 특히 전자는 20세기에 만들어진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세기의 가장 난해한 예술가인 그는 미술 전문가들에 의해 이제야 서서히 이해돼가고 있으며, 대중에게는 아직도 수수께끼와도 같은 작가다. 그에 대한 일반적 이해를 원한다면 국내에 출판된 책들 중 ‘피에르 카반느와의 대담’, ‘뒤샹과 친구들(김광우 지음)’, ‘아방가르드 예술의 다섯 대가들’(캘빈 톰킨스 지음) 등을 추천한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