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9

2006.11.07

솔직한 성담론으로 ‘시청률 사냥’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6-11-06 11:5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솔직한 성담론으로 ‘시청률 사냥’
    시추에이션 드라마 ‘하이에나’는 지난 10월9일 개국한 본격 버라이어티 전문 채널 tvN에서 가장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프로그램이다. 한국 남성판 ‘섹스 앤 더 시티’를 표방한 ‘하이에나’에는 김민종과 윤다훈, 오만석, 신성록, 소이현 등이 출연한다. 그 밖에 주현, 박원숙 등이 조연으로 참여했다. 이 때문에 ‘하이에나’는 ‘고작’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하는 드라마에 스타급 배우들이 참여한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논란이 풀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몇몇 언론은 첫 방송 직후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들에 대해 우려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야하면서도 웃기고, 웃기면서 세련된 드라마”(rkddls) “야하긴 해도, 재미있고 코믹한 색다른 드라마”(minj1142) 등의 의견을 내놓으며 오히려 환호했다. ‘하이에나’ 홈페이지에는 방송 직후 100여 개가 넘는 의견이 쏟아졌다. 시청률도 ‘하이에나’의 인기를 입증했다. 첫 회 시청률이 무려 0.501%(AGB닐슨 조사)가 나온 것이다. 한 케이블TV 담당자의 설명을 빌리면, 시청률 0.5%는 “‘동방신기’ 등의 특급스타가 출연해야만 나올 수 있는 꿈의 시청률”이다.

    시청자들이 ‘하이에나’에 이토록 열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지상파 드라마의 획일화된 공식에서 벗어났다는 데 있다. ‘하이에나’의 주인공들은 불륜 때문에 골머리를 썩느라, 느닷없이 알게 된 출생의 비밀에 혼란스러워하느라, 또 신데렐라와 온달왕자 혹은 착한 남자와 나쁜 여자가 되려고 허송세월하지 않는다. 별로 착하지도 그렇다고 심각하게 못되지도 않은 이들은 현실의 우리처럼 눈앞의 욕망과 욕심과 바람을 좇느라 바쁠 뿐이다. 바람둥이를 꿈꾸지만 샌님인 철수(김민종)는 순간의 실수로 오랜 연인 소미(박시연)와 직업을 잃을까 노심초사하고, 진범(오만석)은 이제는 잊은 줄 알았던 첫사랑의 갑작스런 출현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정은(소이현)은 자신을 사랑할 자격이 없다며 떠나간 옛 연인 석진(신성록)의 마음을 돌려놓느라 정신이 없다.

    여기에 남성의 성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한 점도 높이 살 만하다. 사실 그동안 ‘여자만세’ ‘결혼하고 싶은 여자’ ‘내 이름은 김삼순’ ‘여우야, 뭐 하니’ 등 여성의 솔직한 성담론을 주제로 한 드라마는 많았지만, 남성의 성담론을 이처럼 노골적으로 묘사한 드라마는 없었다. ‘하이에나’는 남성들의 심리를 입만 열면 여자와 섹스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여성의 가슴 노출과 성행위 묘사 혹은 음담패설이 없다면, 남성들의 성문화를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는 없는 것일까. 아무래도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는 일이 방송 6회를 마친 ‘하이에나’에 남겨진 과제인 듯싶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