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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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뭉클한 재쓰비 신곡 ‘퍼펙트 선셋’

[미묘의 케이팝 내비]

  •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입력2025-12-3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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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쓰비 멤버 가비, 재재, 승헌쓰(왼쪽부터)가 녹음실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신곡 ‘퍼펙트 선셋(Perfect Sunset)’을 노래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MMTG 문명특급’ 캡처

    재쓰비 멤버 가비, 재재, 승헌쓰(왼쪽부터)가 녹음실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신곡 ‘퍼펙트 선셋(Perfect Sunset)’을 노래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MMTG 문명특급’ 캡처

    3인조 혼성그룹 재쓰비(JAESSBEE)가 신곡 ‘퍼펙트 선셋(Perfect Sunset)’을 발표했다. 특별히 공표한 내용은 없지만, 팬들은 마지막을 아쉬워하는 글을 남기고 있다. 

    재쓰비는 2024년 11월 유튜브 채널 ‘MMTG 문명특급’에서 결성됐다. 방송인 재재, 댄서 가비, 인플루언서 승헌쓰가 모인 프로젝트 그룹이다. 8월 ‘셧 댓(SHUT THAT)’을 발매할 때 이미 재쓰비의 마지막 곡이라고 알려진 터였다. 이번에 나온 ‘퍼펙트 선셋’은 당시 ‘셧 댓’과의 공개 경쟁에서 탈락한 트랙이다. 멤버들이 이 노래에 미련이 많이 남아 녹음이라도 하고 싶다고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곡은 아쉬웠던 마무리를 조금 연장하는 앙코르곡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퍼펙트 선셋’의 가사도 누군가와 함께하는 멋진 순간을 마지막까지 충실하게 즐기자는 내용이라 더더욱 그런 분위기를 낸다. 

    K팝 콘서트 앙코르 무대에서는 아티스트가 화려한 무대의상 말고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적잖다. 물론 거기엔 복잡한 배경이 있지만, 어쨌든 조금 홀가분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퍼펙트 선셋’의 뮤직비디오는 녹음실 영상을 담고 있다. 멤버들은 편안한 차림으로 각자 노래할 때 버릇이나 흥을 담아 마이크 앞에 선 모습이다. 폭력 교사, 폭주족, 투신 등 살벌한 테마로 뒤덮였던 ‘셧 댓’ 뮤직비디오와는 사뭇 다르다. 

    프로젝트 그룹의 앙코르 무대

    ‘셧 댓’은 음악적으로도 ‘퍼펙트 선셋’보다 훨씬 강렬한 사운드로 힘 있게 두들기며 변화무쌍하게 전개되는 곡이었다. 이에 비해 ‘퍼펙트 선셋’은 훨씬 나긋나긋하다. 곡 흐름도 매우 안정적이다. 2절 뒤의 랩이 조금 분위기를 환기하지만, 이후 감성적인 브리지, 고음 솔로를 곁들인 마지막 후렴이 전개되는 것은 정석 그 자체다. 후렴은 “돈트 세이 아듀(Don’t say adieu)” 같은 훅을 명확하게 선언하고, 제법 큰 덩어리로 묶여 대구를 이룬다. 노래 어디에서도 길을 잃을 것 같거나 노래에 휩쓸려 다니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멤버들 목소리도 비슷한 감상을 준다. 승헌쓰는 가비와 함께 고음의 여린 느낌을 차근차근 전달하고, 재재는 후렴 “소나기도 I’m so good” 같은 대목에서 기분 좋게 들뜬 관조적 시선을 보인다. 아주 살짝 서글픈 기분을 담은 서정적인 멜로디와 안정감 있는 목소리들 틈새로 또랑또랑하게 찍고 가는 가비의 대목들이나 재재의 “함께라면 프리티 쿨(pretty cool)” 같은 대목들이 칼칼하게 귀를 긁고 지나가 재미를 준다.



    재쓰비가 커리어를 이어갈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이번 노래는 K팝의 정체성을 강하게 가져가면서도 K팝에서 가장 이례적이던 이 프로젝트 그룹의 1년을 회상하기에 매우 적절한 곡이라 할 만하다. 때마침 소중한 사람들과 연말연시를 함께하는 순간에 유쾌하면서도 뭉클한 곡이 돼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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