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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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史가 우리에게 남긴 것

  • 이명우 종로학원 광주캠퍼스 논술연구소장·‘클라이막스 논술’ 저자

    입력2006-11-06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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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서거 150주년을 맞이해 주요 박물관에서는 특별전이 앞다투어 열리고, 언론에서는 그의 학문과 예술에 대한 특집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19세기 조선의 학계와 예술계에 끼쳤던 김정희의 영향력을 ‘완당 바람’이라고 하듯, 지금 다시 ‘추사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추사에게는 늘 ‘동아시아 서예문화 최후의 거장’ ‘학예(學藝) 일치의 대예술가’ ‘일세(一世)의 통유(通儒)’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이러한 현란한 평가와 ‘우리가 진실로 추사를 얼마나 아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추사는 위대한 학자와 예술가를 넘어 신격화되기도 하고 진정한 의미에서 인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엄청난 작품값 덕에 속물화되기도 한다. 신격화도, 속물화도 추사의 뜻은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추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왜 추사에 주목하는가’하는 점이다. 아울러 추사는 천재이기 이전에 ‘벼루 열 개를 구멍 내고 붓 천 자루를 닳아 없앤’ 노력의 화신이며, 서화가 이전에 경학자(經學者)라는 점에도 유념해야 한다. - ‘주간동아’ 2006년 11월7일자 559호. 52쪽, 김상엽


    1. 역사드라마 전성시대

    이른바 역사드라마 전성시대다. MBC의 ‘주몽’, SBS의 ‘연개소문’, KBS의 ‘대조영’ 등 한국 고대 영웅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드라마가 방송 3사를 장악했다. ‘태조 왕건’ ‘용의 눈물’ ‘해신’ ‘다모’ ‘대장금’ ‘불멸의 이순신’ ‘서동요’ 등도 시청자의 관심을 높이 샀던 역사드라마들이다.

    2. 역사드라마, 무엇이 문제인가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등은 그동안 역사에서 외면받은 고구려와 발해사를 복원해 대중에게 알림으로써 역사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하지만 이들 드라마는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촉발된 것으로, 민족주의에 기초해 민족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애국심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또한 자료가 부족해 실증이 어려운 고대사를 드라마로 만드는 과정에서 사실(fact)과 허구(fiction)가 뒤섞여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도 있다.



    3. 추사 기념 특별전의 의미

    추사의 예술세계 전반을 알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2월 일본에서 소장 중인 친필 편지를 비롯해 추사와 교유했던 청나라 학자들의 서적, 서화, 유품, 사진 자료 등 2800여 점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간송미술관은 ‘추사 150주기 기념특별전’을 마련해 추사의 글과 그림을 공개하고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의 ‘추사 김정희 - 학예 일치의 경지’전은 ‘세한도’ ‘불이선란도’ 등 대표작 90여 점을 한데 모은 본격적인 작품전이다.

    추사 기획전이 잇따라 열리는 지금, 우리는 ‘왜 추사인가’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결국 ‘추사는 어떤 인물이며, 왜 지금 우리는 추사라는 인물과 그의 예술세계에 그토록 빠져드는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추사체를 이룩한 대서예가이고 일격화풍(逸格畵風)을 정착시킨 대화가이며, 고증학 문호를 개설한 대학자다. 시도(詩道)에 정통한 대시인이며, 고금의 각종 문체를 박섭(博涉·널리 섭렵함)한 대문장가다. 불교 선교종지(禪敎宗旨)를 요해(了解·깨달아 알아냄)한 대선지식이며…”(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실장), “세계 속에서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물”(유홍준 문화재청장), “추사는 홍대용·박지원에 이어서 외래문물을 받아들여 혁신하자는 ‘북학시대’의 맥을 유지했으며, 추사를 통해 오늘날 세계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유봉학 한신대 교수) 등 다양하다. 즉, 추사는 과거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인물인 것이다. 우리는 추사를 통해 세계화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4.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역사드라마 열풍과 역사의 대중화 현상 그 자체는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허구화된 역사, 쇼비니즘을 부추기는 역사는 위험하고 불순하다. 역사드라마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추사 특별 기획전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의 뛰어난 예술과 문화를 새롭게 이해하는 자리인 동시에 세계화 시대에 우리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알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기출문제 및 예상문제

    .한국과 중국 간에 전개되고 있는 ‘고구려사 논쟁’이 양국의 긴밀한 정치·경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하는가.(2005년 서강대 수시 1학기 심층면접)

    .요즘 TV 역사극의 인기가 대단하다. 역사극은 무대를 과거의 특정한 시대와 공간으로 설정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할 수밖에 없지만, 많은 역사극은 허구를 포함하고 있고, 심지어 현대적 요소(예컨대 복장이나 용어 등)를 가미한 소위 ‘퓨전 사극’이다. (중략) 많은 시청자들은 퓨전 사극 같은 드라마의 내용을 실제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 이를 통해 역사를 배운다고 말한다. 바꿔 말해 역사극을 통해서 역사의 왜곡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질문] 퓨전 사극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무엇인가. (2004년 아주대 심층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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