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보문고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진 어린이들.
출판계의 희망은 초등학생들에게 있다. 초등학생의 연간 독서량은 48권으로 2004년에 비해 10권 정도 늘었다. 중·고등학생도 초등학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각각 20.4권, 15.4권으로 2년 전에 비하면 조금씩 늘었다. 학교 도서관 확충과 독서운동, 논술교육의 효과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학생들의 독서시간은 반대로 더 줄어들었다. 1995년 하루 평균 독서시간은 58분이었으나 2006년 조사에서는 45분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책을 더 많이 읽고 있지만 구입 권수나 독서시간은 줄어드는 모순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직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분석이 나오지 않고 있다.
어쨌든 독서량이 늘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지만,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다. 책이 처한 열악한 현실을 이야기할 때 필자는 자주 TV시청률과 비교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드라마 ‘주몽’의 시청률이 47.2%를 기록했을 때, 4500만 인구로 계산하면 2124만명이 하루 저녁 TV 앞에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출판계가 꿈의 부수로 여기는 밀리언셀러를 시청률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2.2%. 방송가에서는 프로그램 폐지를 고민해야 하는 숫자다. 그나마 1년 가까이 누적 판매 부수니 애초에 책은 TV와 게임이 안 된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실시한 ‘2006 국민여가조사’ 결과를 보면 자주 하는 여가활동은 △TV 시청, 라디오 청취 △잡담, 전화 통화하기 △(컴퓨터) 게임 △목욕, 사우나 △음주 △신문, 잡지 보기 △영화 보기 △계모임, 동창회 등의 사교모임 △쇼핑 △산책 순서다. 이처럼 책은 TV·라디오, 컴퓨터뿐만 아니라 찜질방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들의 관심을 어떻게 책으로 돌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