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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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수목 보호덮개 개발 ‘소문난 아이디어맨’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7-01-15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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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수목 보호덮개 개발 ‘소문난 아이디어맨’
    경기지방공사 김용섭 광교신도시사업처 조성팀장(기술사)은 공사 내에서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평소 업무처리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반드시 개선책을 마련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 그런 그가 이번엔 코이어(coir) 섬유를 소재로 한 수목 보호덮개를 내놨다.

    “주철 성분으로 된 기존의 수목 보호덮개는 값도 세트당 13만~15원으로 비싼 데다 담배꽁초나 쓰레기 등이 그 아래로 들어가면 청소가 어려워서 오히려 도시 미관을 해치는 등 단점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대체상품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그대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코이어란 야자나무 열매 속의 섬유질을 추출해서 만든 섬유로, 미생물을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등 장점이 많다. 이를 소재로 한 수목 보호덮개는 기존 제품에 비해 저렴한 데다 잡초가 자랄 수 없어서 잡초 제거를 위한 유지관리비가 절감된다. 무엇보다 수목이 활착된 이후에는 자연 부식돼 유기질 비료가 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그는 이 제품을 개발한 뒤 지난해 5월 ‘조용히’ 특허출원만 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그런 좋은 제품은 적극적으로 알려 상업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적극 권유하는 바람에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

    성균관대 토목과를 졸업하고 1990년 1월 공채로 수원시에 발령받은 그는 10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다가 문득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못 이겨, 99년 12월 공직을 떠났다. 주변에선 만류했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그는 당시 ‘잘나가는’ 공무원으로 통했다. 그가 수원시 공원조성계장으로 일하던 97년에 개발한 전기 도로표지병(甁)은 기존 도로표지병에 비해 내구성과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MBC 9시 뉴스데스크에 보도된 바 있다.



    “당시에는 정 안 되면 치킨집이라도 하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무 준비 없이 덜컥 사표를 낸 상황에서 퇴직금 3000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더군요. 수입업도 해봤지만 결국은 수업료만 많이 물고, 2004년에 다시 경기도 산하 경기지방공사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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