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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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쌍두마차 中·日의 미래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입력2007-01-15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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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쌍두마차 中·日의 미래
    ‘19세기는 유럽이 세계를 주름잡았고 20세기는 미국이 이끌었으며 21세기는 의심할 나위 없이 아시아의 세기다.’

    아시아인이 한 말이 아니다. 유럽의 동아시아 전문가 카를 필니가 한 말이다. 아시아의 경제성장 속도와 사회변화 속도가 그 어떤 시대나 지역보다 빠르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필니가 꼽은 아시아의 중심에 한국은 빠져 있다. 필니는 중국과 일본을 아시아의 두 축으로 내세웠다. 한국은 두 나라 사이에 있는 완충지역으로 언급할 뿐이다.

    중국의 기세는 대단하다. 중국은 일본이 100년 동안 있는 힘을 다해 이룬 것보다 많은 것을 1978년부터 지금까지 이룩했다. 중국은 25년 전만 해도 장기적으로 국민을 먹여살릴 수 있을지조차 불분명했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고, 세계인 모두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과열된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매년 7%의 경제성장은 확실하다’고 전망할 정도다.

    필니는 중국에 대한 후한 평가와 달리 일본의 미래에 대해서는 다소 인색하다.

    “일본 경제와 관련한 자료들이 하나같이 경기 호조의 징후를 보여주지만 본질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가의 과도한 개입, 은행 위기와 또 다른 구조적 문제들은 수출 증가를 통해 향상되는 것 같지는 않다.”



    필니는 일본 경제의 미래를 우려하는 요인으로 인구 감소를 꼽았다. 늘어나는 수출량도, 증가하는 외국인 직접투자도 극단적으로 줄어드는 소비자 수와 생산자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 지금 같은 추세라면 일본 인구는 향후 30년 안에 20%가 줄어들고, 100년 안에 50%가 줄어든다. 일본이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2050년까지 1700만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18%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일본은 여전히 경제 강국이다.

    필니는 책 후반부에 중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 포옹이냐 대결이냐’라는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내용은 모호하다. 두 나라가 포옹을 한다는 것인지, 대결구도로 간다는 것인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단지 중국이 일본을 능가해 아시아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대해 일본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관건으로 제시했다.

    필니는 중국과 일본 두 나라가 힘을 합한다면 예측할 수 없는 경제적, 정치적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만큼이나 사이가 안 좋은 중국과 일본이 가까워질 수 있을까? 필니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갈등이 생길지, 혹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두 문화가 어두운 과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아시아는 물론 세계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지금 예측하기란 상당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유럽연합’이라는 한 울타리에 모여들었다. 그렇다면 훗날 아시아연합 탄생도 가능할까? 필니의 대답은 “아니올시다”다.

    “전 세계 경제가 점점 밀접하게 연결됨으로써 민족국가라는 것은 그 의미를 잃어갈 것이다. 하지만 각 국가의 사회적, 세계관적, 정치적 차이는 국가로 이루어진 공동체에서도 계속 존재할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향후 50년 안에 ‘아시아연합’이라는 것이 탄생할 수 없으리라 본다.”

    중국의 성장은 현 상황에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대세다. 우리의 경제외교적 측면에서도 중국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필니는 이런 시점에서 일본의 선택이 어떠할지를 궁금해했지만, 우리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잠에서 깨어난 거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다.

    카를 필니 지음/ 이미옥 옮김/ 365쪽/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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