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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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강경일변도에 보수 총결집… 국민의힘 지지율 급상승

여당에 이재명 반감 세력 가세하며 야당과의 격차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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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5-01-18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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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거나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왼쪽)와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뉴스1]

    1월 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거나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왼쪽)와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돼야 하지만 그렇다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지지할 수는 없다. 현 정치 상황을 만든 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이지만 그 전을 돌이켜보면 예산안 문제, 연쇄 탄핵 등 민주당 잘못도 있지 않나.”

    30대 민주당 지지 21%p 하락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힌 회사원 김모 씨(32·서울)의 말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2·3 계엄 사태 이전 수치를 회복하고 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 외에도 2030 역시 더불어민주당에서 무당층·국민의힘으로 지지를 옮겨가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줄어든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1월 1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6%, 국민의힘 지지율은 34%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한국갤럽이 1월 7~9일 전국 성인 1004명을 전화 면접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한 결과다(이하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12·3 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 넷째 주(11월 26~28일) 한국갤럽 조사(민주당 33%, 국민의힘 32%)와 유사한 격차다.

    같은 날 발표된 에너지경제신문·리얼미터 조사(1월 9~10일, 전국 성인 1006명,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에서도 민주당(42.2%)과 국민의힘(40.8%)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탄핵 직후(지난해 12월 둘째 주) 26.7%p까지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가 한 달 만에 1.4%p 내로 좁혀진 것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두 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나온 건 16주 만이다. 서울에 사는 전문직 종사자 최모 씨(32)는 “계엄 전부터 민주당은 탄핵을 남발하더니 윤 대통령 탄핵 의결 이후에도 권한대행 탄핵이나 특검에만 집중하는 등 민생경제와는 상관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국민의힘 지지는 윤 대통령의 실책과 별개”라고 말했다.

    2030 정당 지지율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갤럽 1월 둘째 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20대와 30대가 국민의힘을 지지한 비율은 각각 22%와 27%다.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실시(지난해 12월 17~19일)된 한국갤럽 조사와 비교하면 각각 7%p, 8%p 상승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8%p(40→32%), 21%p(54→33%) 하락했다. 앞선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43%를 기록해 60대와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그렇다고 2030 사이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아니다. 1월 둘째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에 20대와 30대의 찬성 비율은 각각 75%, 76%로 40대(79%)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 윤 대통령은 1월 15일 체포영장 집행 직전 녹화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청년층을 통해 희망을 봤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와 대통령 지지 사이에는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사라진 계엄 반사이익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의 원인을 보수 결집에서 찾고 있다. 특히 민주당에 반감을 가진 2030 남성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강경일변도 전략을 펼치면서 계엄 반사이익을 잃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과 민주당 및 이재명 대표에 반감을 가진 이들이 합쳐져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데이터연구소 인사이트K의 배종찬 소장은 “정부 여당이 군인의 처우 개선 등 젊은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이슈를 이끌어온 것은 사실”이라며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 탄핵, ‘카톡 검열’ 등 민주당이 대선에 조바심을 내는 것 같은 모습이 영향을 미쳐 보수 지지세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1월 10일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커뮤니티,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가짜뉴스를 퍼 나르는 것은 충분히 내란 선전으로 처벌받는다”며 “일반인이어도 단호하게 내란 선동이나 가짜 뉴스로 고발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되고 조기 대선 정국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로 가면서 거대 양당의 지지율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배종찬 소장은 “보수 지지세가 뚜렷하게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나면서 진보 지지자들도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극단적인 여론 백병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을 지낸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우리 정치가 사생결단의 양극단에 놓인 상황에서 정치 고관여층이 주로 응답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조심스럽게 해석해야 한다”면서도 “계엄 후 시간이 지나며 계엄 옹호 그룹 대 국민 구도가 여 대 야, 보수 대 진보 대결 프레임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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