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을 하고 있는 세란병원 척추센터 전문의들.
갑자기 찾아온 극심한 허리·다리 통증으로 걷지 못했던 권모씨(51·공무원)는 지난 연말 세란병원(서울 종로구 무악동) 척추센터에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도착한 그는 1시간의 수술과 1시간의 휴식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수술 뒤에 따르는 통증도 거의 없었다.
권씨의 병명은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으로 흔히 말하는 ‘허리디스크’. 척추뼈 중 4번과 5번 요추의 완충역할을 해주는 디스크가 일부 파열돼 튀어나오면서 신경을 눌러 심한 통증을 유발한 것. 예전에는 피부를 5cm 정도 절개해야 했기 때문에 수술 뒤 상처도 크게 남고 입원기간도 길었다. 그러나 권씨가 받은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은 피부를 2cm 정도만 절개하는 최소 절개수술이다. 의사는 수술을 하는 동안 미세현미경을 보며 문제가 되는 부분을 남김 없이 제거했다. 권씨는 현대의학의 발달에 감탄했으며 현재 아무런 지장 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이처럼 허리통증으로 고생하던 많은 환자들이 세란병원을 거쳐 새 삶을 찾았다. 1993년 설립된 이 병원 척추센터(센터장 오명수 신경외과 전문의)는 연간 1만5000여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연간 1000건 이상의 척추질환 수술을 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약 6000건의 단기 최다수술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1997년에는 국내 최초로 척추성형술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 센터 5명의 척추외과 전문의와 각각 재활, 통증 치료, 방사선진단을 담당하는 6명의 전문의는 이 척추센터가 국내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척추질환 전문 치료센터라고 자부한다.
6명 전문의 국내 최고의 팀워크
세란척추운동센터에 설치된 척추근력 진단, 치료장비.
물론 이 척추센터에서도 고주파나 레이저를 이용한 내시경 디스크 제거술을 시행하고 있다. 피부를 5mm 정도만 절개하고 내시경을 이용해 문제의 디스크 부분을 고주파나 레이저로 태워 없애는 이 수술법은 절개 부위가 워낙 작고, ‘레이저’라고 하면 무조건 좋아하는 환자들의 의식 덕분에 사랑받고 있지만 그만큼 한계도 많다는 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일단 이 수술의 장점은 국소마취가 가능하고 피부를 거의 절개하지 않아 회복이 빠르며 염증이나 신경유착 등 합병증이 거의 없다는 것. 반면 재발률이 다소 높은 데다 비교적 환자가 젊어야 수술이 가능하며, 파열된 디스크가 이동한 경우에는 시술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세란병원 척추센터에서는 일반적인 디스크 환자의 경우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을 권한다. 내시경 디스크 제거술이 수술 부위가 조금 더 넓다는 점만 다를 뿐 환자의 회복과 증세의 호전 속도에서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에 뒤질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즉 수술 효과와 안정성 면에서 더욱 뛰어나다는 이야기다. 오명수 척추센터장은 “내시경 디스크 제거술이 최신 치료법이긴 하지만 환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이 수술은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란병원 오명수 진료부장.최근 리노베이션으로 최첨단 디지털 병원 체제를 갖춘 세란병원전경(오른쪽).
최첨단 척추운동센터도 자랑거리
세란병원 척추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척추질환 치료에 대해 수술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과 수술 뒤 완치할 때까지 재활치료가 끝까지 이루어진다는 점. 이는 이 병원에 물리치료실, 통증클리닉, 세란척추운동센터 등 비수술 치료시설과 재활치료 시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 특히 2002년 문을 연 세란척추운동센터는 척추 근력이 약해 고생하는 사람들에겐 수술하지 않고도 허리의 힘을 되살려주고 요통을 치료해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언뜻 보면 여느 헬스클럽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이 센터의 장비들은 미국 플로리다 의과대학 척추건강연구소와 메덱스사가 20년간 연구한 끝에 개발한 것으로 허리의 기능검사와 허리 근력 강화 등 진단과 치료의 모든 과정을 컴퓨터가 알아서 하는 치료운동기구다.
때문에 이 기구는 허리통증은 극심한데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등 각종 정밀검사를 해봐도 요통을 일으킬 만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사람에겐 ‘안성맞춤’이다. 특히 자세를 조금만 바꿔도 척추근육이 이를 지탱하지 못하고 허리에 심각한 통증을 일으키는 척추 근력 약화 환자는 이 운동센터에서 2개월만 치료받으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척추운동센터가 척추 근력 약화 환자에게만 유용한 것은 아니다. 원인 질환이 불분명한 만성 요통환자나 초기 디스크로 수술이 필요치 않은 환자, 수술 뒤 일정기간이 지나 척추 근력을 강화해야 하는 환자 등이 이 센터의 치료 대상이며, 실제 이 센터를 이용한 대부분의 환자들이 컴퓨터 측정 결과 척추 근력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란병원은 척추센터뿐만 아니라 관절센터와 뇌혈관센터도 환자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관절센터의 과만 모두 5개. 그외에 관절경센터와 인공관절센터가 분리, 특화됐으며 소아정형 및 골종양, 외상, 관절염, 스포츠손상 등 정형외과적 질환 전반에 대해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세란병원이 척추뿐만 아니라 관절 전문병원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도 전체 환자의 60% 정도가 척추, 관절 환자이기 때문.
홍광표 세란병원장은 “지난 3년 동안 세란병원은 최신형 MRI의 교체, 척추내시경 장비 신규 도입, 외래 진료실 리모델링, 영상저장 및 전달시스템(Full PACS)과 자동처방전달시스템(OCS) 도입 등을 통해 차트와 필름이 필요 없는 첨단 디지털 병원으로 발돋움했다”며 “환자들의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될 봉사활동과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펼침으로써 좀더 편안한 병원, 좋은 병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