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7

2006.10.24

“범인 꼼짝 마!” 한국판 CSI 뜬다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6-10-23 1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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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 꼼짝 마!” 한국판 CSI 뜬다
    “범인 검거에 힘쓰는 형사에게 건네줄 증거 단서가 없을 때 느끼는 심정은 미안함을 넘어서 괴로움 그 자체입니다.”

    내달 서울지방경찰청에 한국 최초의 CSI(Crime Scene Investigation·범죄현장수사팀)가 설치된다. ‘다기능 현장증거 분석실’의 탄생을 이끈 장본인은 윤외출(43) 과학수사계장. 2억원의 예산을 들여 각종 실험장비가 설치되면 혈흔, 미세먼지, 섬유질 등 증거물 감식이 가능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기능을 맡는다면, 이 실험실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증거 감식을 통해 형사들의 수사를 지원하게 된다. “범죄현장에서 혈흔과 보풀 한 점을 찾는다면 용의자의 혈액형과 범죄 당시 입은 옷의 색깔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윤 계장의 설명이다.

    경찰대 3기 출신인 윤 계장이 과학수사 분야에 뛰어든 것은 1998년 서울시경 감식계장으로 발령받으면서부터. 미국 FBI 등을 둘러본 그는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과학수사요원 양성에 노력했다. 그의 제안으로 경찰은 2000년부터 ‘감식’ 대신 ‘과학수사’라는 용어를 도입, 전국 일선 경찰서에 과학수사 부서를 설치했다. 같은 해 서울시경찰청 과학수사계는 국내 최초로 범죄심리 분석만을 전담하는 경찰관을 두어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 또한 그의 작품이다.

    밤낮없이 범죄현장을 뛰어다니는 그이지만, 윤 계장은 ‘문학소년’이기도 하다. 영화 ‘색즉시공’ ‘낭만자객’의 윤태윤 조감독이 그의 친동생으로, 마산고 재학 시절 함께 문학 활동을 했다. 경찰대에서도 문학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했으며, 인터넷 경찰동호회 사이트에 자작시를 연재해 후배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과 형사과장으로 재직하다가 2005년 2월 서울시경 과학수사계장으로 돌아오면서 당분간 ‘절필’한 상태. 그는 “FBI가 뛰어난 사건해결 능력을 보이는 것은 체계적인 수사지원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 경찰도 FBI를 능가할 수 있도록 탄탄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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