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5일은 마침 광복절이라 휴일이지만, 유명한 해외 스타들의 내한공연은 대부분 주말이 아닌 평일 저녁에 열린다. 이럴 경우 직장인들은 회사 일 끝나기가 무섭게 달려가도 공연 시간에 맞추기가 빠듯하다. 퇴근시간대 서울의 교통상황을 감안하면 저녁 먹고 여유 있게 공연을 즐기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생긴다. 공연이 주말에 열리면 여유 있고 좋을 텐데, 왜 꼭 주중에 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의 공연 일정이 일본을 중심으로 짜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몸값의 해외 뮤지션들이 한국 공연만을 위해 날아올 것이라는 것은 분명 지나친 기대다. 그들은 통상 일본과 한국, 때로는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등지까지 경유하는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를 찾는다. 그리고 그 일정의 중심은 언제나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음악시장을 자랑하는 일본의 차지다. 일본 공연이 주로 주말에 맞춰지기 때문에 한국 공연은 자연스럽게 그 앞뒤인 화요일이나 금요일이 되는 것이다.
일례로 1997년 에릭 클랩튼의 내한공연은 목·금요일이었고, 98년 메탈리카의 첫 내한공연은 화·수요일, 2002년 핑크 플로이드 로저 워터스의 공연은 화요일이었으며, 같은 해 오지 오스본의 공연은 금요일이었다.
이번 메탈리카의 공연 일정은 우리로서는 절묘하다. 메탈리카는 주말인 8월12일과 13일 일본에서 펼쳐지는 서머소닉 페스티벌에 참가한 뒤 곧바로 우리나라로 날아와 광복절 휴일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일정이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우리로서도 한결 여유로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