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3

2006.05.02

서구미술에 아시아 입김

  • 유진상 계원조형예술대 교수·미술이론

    입력2006-04-28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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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구미술에 아시아 입김

    왕광이, 위대한 비평

    현대미술이라는 것이 ‘근대성’, 즉 모더니티를 근간으로 정의돼온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그것은 근본적으로 서구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 유럽과 미국의 시각예술의 역사를 일컫는다는 뜻이다. 현대미술은 처음부터 서구를 중심으로 확산돼온 국제주의(internationalism)이며, 그 핵심은 유화(油畵)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대미술에서 아시아의 위치는 어떨까.

    공식적으로 서구 현대미술에 가장 먼저 영향을 끼친 것은 일본의 미술이다. 일본은 19세기 초엽부터 우키요에(浮世繪) 판화나 기모노와 같은 대중적 특산품을 유럽에 전하기 시작했는데, 이것들이 지닌 공예적 시각 요소들이 당시 인상주의 회화나 아르데코 디자인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중국 미술은 훨씬 나중인 1940년대 이후 추상표현주의나 앵포르멜과 같은 형태로 서구 현대미술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여기에 핵심적인 참조가 된 것이 명대 화가인 팔대산인(八大山人)과 청대 화가인 석도(石濤) 등이다. 한국의 경우는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현대미술을 주로 수입하고 있는 처지로 서구 현대미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예는 거의 없다. 고 백남준 씨가 서구 미디어아트의 발전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한 정도다.

    최근에는 일본의 전통회화와 만화를 기반으로 한 ‘초평면회화(super flat)’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중국 역시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의 세대를 중심으로 한 ‘중국 정치적 팝아트(Chinese Political Pop)’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은 아직 이슈와 주목을 이끌어낼 만큼 충분한 집단적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고 있어 개별적 작가들의 선전에 의존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글로벌과 로컬이 뒤섞이며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오히려 그것은 아시아 각국의 미술이 각자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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