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모 환자를 진단하는 모습.
흔히들 탈모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미용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탈모 환자들 역시 탈모가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탈모를 치료 중인 사람 10명 중 7명은 치료를 위해 의약품이 아닌 공산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탈모 환자들이 검증된 의료기관이나 의약품보다는 비의료기관이나 공산품을 먼저 찾기 때문에 탈모 전문의들은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민간요법이나 공산품의 효과가 없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효과가 뚜렷이 검증된 치료법이 있는데도 그 효과가 의문시되는 방법에 돈과 시간을 들이는 것은 낭비다. 전문의로서 탈모 환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탈모는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비의학적인 방법에 매달리다 치료 적기를 놓치고 후회해봤자 소용없는 일이다.
현재까지 나온 탈모 치료법들은 공산품이나 민간요법에 비할 수 없이 뚜렷하게 검증된 효과를 자랑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공인받은 먹는 약 프로페시아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은 탈모가 시작되는 초기일수록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남성형 탈모 치료제인 프로페시아는 임상실험 결과 10명 중 8~9명에서 탈모를 방지하고, 6~7명 정도에서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가 심하게 진행된 경우엔 자가모발 이식수술을 할 수 있는데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 모발을 이식한 뒤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병원은 탈모 치료의 종착역이 아니다. 효과적인 탈모 치료를 위해서는 초기에 피부과를 찾아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