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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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의 세계화, 해금이 기대주

  • 정일서 KBS라디오 PD

    입력2006-08-02 18: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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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 사람들의 정서에 남기는 힘은 크게 리듬, 멜로디, 가사 세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월드뮤직의 영역으로 들어서면 이 중에서 가사는 배제된다.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이해하기란 사실상 난망하기 때문이다. 월드뮤직에서 유독 연주곡이 사랑을 많이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리듬과 멜로디가 남는데, 여기서 이들 파트를 담당하는 악기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월드뮤직에서 중요하게 인식되는 악기는 많다. 탱고를 상징하는 악기인 반도네온, 켈틱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각종 아이리시 휘슬들, 인도의 시타, 그리스의 부주키 등이 우선 떠오르는 대표적인 악기들이다.

    국악의 세계화 역시 월드뮤직 영역으로의 편입을 통해 이루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동안 국악 세계화의 첨병은 단연 사물놀이였다. 서양인들의 사물놀이에 대한 관심은 꽤 큰 편이다. 리듬 파트는 일단 확보된 셈이다. 멜로디 파트의 선두주자는 해금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해금은 이미 재즈, 뉴에이지 등 서양음악과의 그럴듯한 조우를 보여주었다.

    선두주자는 정수년이다. KBS 국악관현악단의 해금수석을 역임했고 퓨전 국악밴드 슬기둥의 멤버로 참여하기도 한 그녀는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라는 곡으로 해금 연주곡의 대중화의 지평을 열었고, 2001년 작 ‘空-Beautiful Things In Life’는 최고의 해금 연주 앨범으로 꼽힌다. 수록곡 중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은 가장 돋보이는 트랙. 정수년은 영화, 드라마, 광고에서 들리는 해금 소리의 절반 이상이 그녀의 연주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꽃별은 젊은 기대주다. 그동안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며 진가를 인정받은 그녀는 올해 3집 앨범 ‘Fly Fly Fly’를 발표하고 대형 공연을 치르는 등 본격적인 국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 앨범에 수록된 그녀의 창작곡인 ‘Dear’와 ‘Dancing in blossoms’는 자신의 음악이 갖는 대중적 소구력을 확실히 입증하는 매력적인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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