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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

  • 박진열 도서출판 늘품미디어 상임연구원

개인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

  • 집단 이기주의와 지역 이기주의, 빈부차이와 계층간 갈등, 출산율 저하와 노령화 등 우리 사회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은 사회통합을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혼란과 불안을 가중시키는 주된 요인이 된다. 장차 사회인으로서 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할 수험생들은 마땅히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따라서 개인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를 묻는 문제는 논술시험의 논제로 자주 출제된다. 이번 호에서는 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공부해보도록 하자. <편집자>
개인과 사회의 바람직한 관계
[가] 개개 인간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이해관계도 고려하며, 또한 때에 따라서는 행위의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더욱 존중할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도덕적(moral)이다. 그들은 본성상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고려를 척도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 경우 동류의식을 느끼는 범위는 사회교육에 의해 얼마든지 확장된다. 그들은 이성적인 능력을 통해 정의감을 키워간다. 이 정의감은 교육 훈련에 의해 세련되고, 그 결과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회적 상황을 공정한 객관성의 척도로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이기주의적인 요소들을 정화(淨化)시킨다. 그러나 이 모든 성과들은 인간 사회와 사회집단들에서는­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개인들에 비해 훨씬 회복되기 어렵다.

[나] 모든 인간집단은 개인과 비교할 때 충동을 올바르게 인도하고 때에 따라 억제하는 이성과 자기 극복의 능력,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수용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더구나 집단을 구성하는 개인들이 개인적 관계에서 보여주는 것에 비해 훨씬 심한 이기주의가 모든 집단에서 나타난다.

[다] 집단의 도덕이 이처럼 개인의 도덕에 비해 열등한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자연적 충동들­사회는 이 자연적 충동에 의해 응집력을 갖는다­에 버금갈 만한 합리적 사회세력을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또한 오직 개인들의 이기적인 충동으로만 이루어진 집단적 충동 때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개인들의 이기적 충동은 개별적으로 나타날 때보다는 하나의 공통된 충동으로 결합돼 나타날 때 더욱 생생하게 그리고 더욱 누적돼 표출되기 때문이다.

[라] 가장 친밀한 사회집단보다 규모가 큰 사회적 협력은 모두 일정한 강제성을 요구한다. 어떠한 국가도 순전히 강제성에 의해서만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강제성 없이 국가를 보존하기란 더욱 불가능하다. 상호합의의 요인이 강하게 발달된 곳에서, 그리고 한 조직사회 내에서 서로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표준적이고 아주 공정한 방법들이 확립돼 있는 곳에서, 강제적 요인은 잠재돼 있다가 위기의 순간이나 반항적 개인들에 대해 집단이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을 때만 표면화된다.

[마] 그러나 강제적 요인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 사회 내에서 지역적 혹은 기능적 차이에서 생겨나는 이해관계의 대립은 서로 다른 사회철학과 정치적 태도를 산출하게 되는데, 이 사회철학과 정치적 태도의 차이는 선에 대한 의지와 지성으로 부분적으로는 조화될 수 있겠지만 완전한 조화에는 결코 이를 수 없다. 한 사회집단 내에서나 그러한 집단들의 연합체 내에서의 통일은 궁극적으로 지배집단이 자기 의지를 강제적으로 뒤집어씌울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역사가 끝나는 순간까지 정치는 양심과 권력이 만나는 영역이며, 또한 인간생활의 윤리적인 요인과 강제적인 요인이 상호 침투해 잠정적이고 불안정한 타협을 이루는 영역이다.



[바] 일부 낭만주의자들이 강제적 요인에 대한 윤리적 요인의 승리라고 찬양하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민주적 방법은 사실상 겉으로 보기보다는 훨씬 더 강제적이다. 다수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그 까닭은 소수가 다수를 옳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라(소수파가 다수파에게 그 같은 것을 인정해줄 만큼 도덕적 위신을 세워주려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수의 득표는 다수가 갖는 사회적 힘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소수파가 자신은 수의 힘을 능가하는 어떤 전략적 장점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을 경우, 그리고 소수파가 자신의 목적에 깊이 몰두해 있거나 사회 내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절망할 경우 소수파는 항상 다수파의 지배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사] 민주주의의 과정에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요인들이 포함돼 있음은 의심할 바 없다. 경쟁하는 사회세력들은 서로간의 차이점을 민주적 방법으로 조정하기 위해 전쟁터보다는 토론의 마당을 사용할 것이며, 따라서 그 차이는 도덕적 설득과 합리적 조정에 의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정치적 문제들이 공정한 시민들이 간여해야 할 추상적인 사회정책의 문제들이라면, 투표 행위나 선거에 앞서 진행되는 논쟁 혹은 토론은 실제로 한 사회집단이 공통의 정신(common mind)을 찾아내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간주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상 정치적 견해는 불가피하게 경제적 이해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이해관계를 떠나 사회정책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시민은 비교적 소수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로 갈등하는 이해관계들은 결코 완전하게 해결될 수 없다.

[아] 집단이 크면 클수록 그 집단은 전체적인 인간 집단에서 스스로를 이기적으로 표현한다. 이런 집단은 더욱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되어 상상 가능한 어떠한 사회적 제재도 물리칠 수 있다. 집단이 크면 클수록 공동의 지성과 목적에 도달하기는 어려워지고, 그래서 불가피하게 순간적인 충동 및 직접적이고 무반성적인 목적들과 연계를 맺게 된다. 한 집단이 다른 집단과 갈등상태에 있거나 전쟁의 위험 및 열정으로 인해 하나로 통일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집단이 커질수록 집단적 자기의식의 달성은 그만큼 어려워진다. 갈등이 집단의 유대를 위한 외관상의 불가피한 전제 조건이라는 사실은 오히려 인간의 사회생활의 한 병적인 측면이다. 게다가 공동체의 힘이 클수록, 그리고 지배 범위가 넓을수록, 그것은 개인의 전망에서 보편적 가치를 더욱 대표하는 듯이 보일 것이다.

- 라인홀드 니버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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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다수결의 원리가 지닌 문제점에 대해 200자 내외로 설명하시오.

각 단락의 소주제문

[가]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고려하고 사회교육과 이성적 능력을 통해 도덕성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은 도덕적이다.

[나] 집단은 개인에 비해 이성과 자기 극복의 능력, 타인에 대한 욕구 수용 능력이 부족하고 개인적 관계에서보다 심한 이기주의가 나타난다.

[다] 집단은 개인에 비해 자연적 충동을 억제할 만한 합리적 사회 세력을 형성하기 어렵고, 이기적 충동이 하나의 공통된 충동으로 나타날 경우에는 더욱 누적되어 표출되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열등하다.

[라] 규모가 큰 사회세력은 강제성만으로, 혹은 강제성 없이 집단을 보존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강제성을 가지고 있다가 집단이 개인에게 제재를 가할 필요가 생길 때 표면화된다.

[마] 사회 내에서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은 선의지와 지성에 의해 부분적으로 조화될 수 있지만 완전한 통일은 불가능하며, 윤리적 요인과 강제적 요인을 통해 불안정한 타협을 이루게 된다.

[바] 민주적 방법의 하나인 다수결의 원칙은 소수가 다수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다수의 사회적 힘에 굴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역시 윤리적 요인이라기보다는 강제적 요인이다.

[사] 민주주의 과정에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요인이 포함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정치적 견해는 경제적 이해관계와 연관되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한 갈등 해소는 어렵다.

[아] 집단이 크면 클수록 더욱 이기적으로 되고 공동의 지성과 목적에 도달하기 어려워지며, 그럴수록 그것은 개인의 보편적 가치를 대표하는 듯이 보일 것이다.

이 글에 대하여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는 자본주의가 가장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던 1930년대 초반에 저술됐다. 니버는 도덕과 이성의 문제를 개인과 사회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란 시민사회(civil society)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넘어서는 일체의 집단을 말한다. 여기에는 결사체, 인종, 민족, 계급, 국가, 국제사회 등이 모두 포함된다.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규정하는 데 있어 니버가 제1 명제로 제시한것이 바로 ‘개인들의 비이기성은 집단의 이기성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그는 집단들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갈등을 안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민주적 방법으로도 완전한 갈등 해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간 역사에서 사회적 각성과 도덕적 선의지의 증가가 사회적 갈등의 야만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할지라도, 그것들로는 갈등 자체를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의 제거는 인종이든 국가든 경제집단이든 , 인간 집단들이 어느 정도의 이성과 동정심을 발휘할 수 있고, 또한 도덕적 선의지를 가질 수 있을 때에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니버에 따르면, 이는 인간 본성의 한계 및 인간의 상상력과 지성의 한계를 고려해볼 때, 개인들은 접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사회의 능력은 넘어서 있는 이상이다. 그의 이 같은 비관적 생각은 이 책의 발표 당시가 자본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던 시기라는 점과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

예시답안

다수결의 원리는 민주적인 의사 결정 방법의 하나다. 그러나 다수결 원리는 이른바 ‘양적 합리주의’이므로 다수가 찬성한 것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며, 다수의 힘으로 부당한 것을 강요할 수도 있다. 이른바 중우(衆愚)정치의 위험성이다. 따라서 다수가 찬성한 것이 언제나 옳다고 할 수는 없으며, 소수자의 진실이 외면당하기 쉬운 면이 있다.



주간동아 560호 (p95~97)

박진열 도서출판 늘품미디어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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