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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단 ‘일심회’ 사건 실체는 오리무중

구속 피의자들 혐의 뚜렷이 안 드러나 연루 민노당 간부들도 고급 정보 다룰 역량 안 되는 듯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간첩단 ‘일심회’ 사건 실체는 오리무중

간첩단 ‘일심회’ 사건 실체는 오리무중

일심회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장민호 씨와 그에게 포섭된 것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민노당 중앙위원, 일심회 사건을 \'명백한 간첩단 사건\'으로 단정한 김승규 전 국정원장(왼쪽부터).

”(국가보안법을) 칼집에 넣어서 박물관으로 보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2004년 9월 MBC ‘시사매거진 2580’의 ‘대통령에게 듣는다’편에 출연했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중 일부다.

그로부터 2년여. 국가보안법은 ‘박물관행(行)’ 대신 ‘존재의 지속성’을 화려하게 알렸다. 이른바 ‘386 간첩단 의혹 사건’으로 통칭되는 ‘일심회 사건’을 통해서다. ‘고정간첩’ 혐의를 받는 미국 시민권자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44) 씨, 사업가 손정목(42) 씨와 이진강(43) 씨,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의 이정훈(43) 전 중앙위원과 최기영(40) 사무부총장 등 5명이 구속된 이번 사건의 실체가 분명해지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양파껍질을 벗기듯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하루하루 새로운 수사상황을 쏟아내곤 있지만, 그에 비례해 세간의 의혹은 커져만 가기 때문이다.

사건 수사 도중 사퇴한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명백한 간첩단 사건”이라고 그 성격을 못 박은 것과 달리, 일심회 사건이 ‘간첩단 사건’으로 비화(飛火)될지는 미지수다. 간첩단은 말 그대로 둘 이상의 간첩으로 구성된 조직이어야 한다. 또한 장씨뿐 아니라 그를 핵(核)으로 한 다른 연루자들의 간첩 혐의가

확인돼야 한다.



장씨 혐의 일부 시인했다 곧 부인

그러나 10월24일과 26일, 장씨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이후 상당한 시일이 흘렀음에도 국정원은 ‘일심회 총책’이라는 장씨의 간첩 혐의조차 뚜렷이 밝혀내지 못해 사건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김 전 국정원장이 정보당국 수장(首長)으로선 이례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간첩단 사건’임을 확신했음에도 국정원의 수사는 그 확신을 뒷받침할 만한 결과물을 여태껏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간첩단 ‘일심회’ 사건 실체는 오리무중

10월31일 국정원 청사 정문 앞에서 구속된 민노당 전현직 간부의 석방을 요구하는 민노당원들(왼쪽)과 “간첩 사건을 엄정히 수사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보수단체 회원들(오른쪽)의 시위.

11월3일, 현시점까지의 수사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번 사건은 ‘386 학생운동권 출신’, ‘IT(정보기술)업계’, ‘민주노동당’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집약된다.

우선 장민호 씨의 경우 수사가 진전될수록 혐의는 짙어지고 있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장씨는 1987년 미국에서 북한 대외연락부 소속 재미교포인 김형성(가명)에게 포섭당해 89년 처음으로 밀입북한 이후 99년까지 모두 세 차례 북한을 다녀왔으며, 북한 조선노동당에도 입당했다. 그는 미국 유학생 신분에서 국내 IT업계의 CEO(최고경영자)로 변신을 거듭하는 동안, △통상산업부(현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정보기술연구원 국제협력과장과 정보통신부 산하 아이파크(해외 IT 지원센터) 실리콘밸리의 마케팅 매니저(부장급)로 근무할 당시 우리 정부의 IT 정책 및 산업 동향 관련 정보 유출 △386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일심회 조직 △북한으로부터 최소 1만9000달러의 공작금 수수 △손정목 씨와 이정훈 씨가 중국 베이징의 비밀 아지트인 둥쉬화위안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도록 주선한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일심회 가담자들을 통해 5·31지방선거,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자 동향, 6자회담에 대한 민노당의 입장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북한에 보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11월3일 현재 장씨의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그는 당초 자신의 혐의를 일부 시인한 뒤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지만, 이후 곧 혐의를 부인함으로써 그에게서 압수한 대북(對北) 보고 문건 47건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혐의 내용을 밝혀냈다는 국정원 측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장씨의 지인들도 ‘장민호=간첩’이란 등식에 의구심을 나타낸다. 2001년 말부터

1년여 간 장씨가 대표로 있던 3D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의 영상사업담당 이사로 일했던 이모 씨는 개봉된 한 영화의 CG작업을 총괄하는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교유가 잦은 인물이다. 그의 말이다.

“1999년에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가 설립됐는데, 당시 관련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한때 직원이 100여 명에 이를 만큼 규모도 컸다. 하지만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2002년 말 해체됐다. 내가 바로 곁에서 지켜본 장씨는 오페라에 대한 식견이 넓은 오디오 마니아였다. 물론 IT 관련 지식도 해박했다. 자기 아들이 아토피성 피부염이 심해 고민을 많이 했다. 미국에서의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그간 내가 봐온 그는 평범한 40대 가장의 모습이었지, 간첩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가 진짜 포섭 대상을 물색했다면 자신과 지근거리에 있으면서 문화계에 발이 넓은 나를 가장 먼저 포섭하려 했을 것이다. 간첩이라는 소식을 접하니 놀라운 한편, 어이가 없다.”

다만 이씨는 “장씨가 자신의 이력을 소상히 말한 적은 없다. 하지만 2002년 그가 부친상을 당했을 때 열린우리당 현 의원인 K씨와 허인회 전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이 문상을 다녀간 일은 있다”면서 “그렇다고 그들이 간첩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장씨는 1980년대 미국 거주 당시 국내 한 일간지의 미주지사에서 일했고, 마침 그곳에 근무 중이던 K의원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허인회 씨는 최근 이해삼 민노당 최고위원이 모 방송에서 그가 장민호 씨와 이정훈 전 민노당 중앙위원을 서로 소개시켜 줬다고 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적어도 장씨와 안면을 트고 지낸 것만은 분명하다. 허씨는 장씨의 서울 Y고 2년 후배다.

손정목 씨 마당발로 유명

역시 장씨의 Y고 2년 후배로 그를 통해 북측과 연결됐다는 혐의를 받는 손정목 씨의 구속에 대해서도 뜻밖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Y대 행정학과 82학번으로 같은 대학 총학생회 학술부장을 지낸 손씨는 한때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의 이사직을 역임했다. 손씨는 구속 직전까지도 서울 목동에서 논술학원을 경영했다. 그의 한 지인은 “손씨는 친화력과 사교성이 뛰어나 주변에 사람들이 늘 많았다. 널리 알려진 모 인터넷신문의 대표도 그와 친구다”라면서 “손씨가 술자리에서 정치적 이슈나 사회적 논란거리에 대해 개인적 견해를 표명한 적은 많지만, 간첩이라고 할 정도의 사상적 이견을 보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손씨의 부인은 서울 명륜동에서 버섯 등 채식 위주의 식단을 내는 한정식 전문점인 D식당을 경영 중이다. 이 식당은 SBS TV의 ‘맛대맛’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손씨의 지인은 “D식당은 손씨와 관계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본 적이 있을 정도로 알려진 곳이다. 우리 가족도 손씨 가족과 잘 아는 사이여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D식당에서 응원을 하기도 했다”며 “언젠가 한번은 그 식당에 가는 길에 우연히 최기영 민노당 사무부총장과 마주친 적이 있는데, 나는 처음에 그를 몰랐지만 손씨는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각계에 발이 넓은 그로선 당연한 일이리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취재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D식당은 화재 피해를 입은 일이 있었다. 그때 386 학생운동권 출신의 한 열린우리당 의원이 기백만원을 후원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손씨의 부인은 “2001년에 불이 난 건 맞지만, 당시 정치인의 도움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모른다”라고 간략히 답했다.

손씨의 혐의 역시 명백히 밝혀진 건 없다. 그러나 10월31일 손씨가 e메일 주소를 갖고 있던 A사가 국정원의 부설 연구소로 알려진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의 정보 보안 홍보자료를 제작한 바 있다는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의 주장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주장과 달리, 손씨가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의 정보 보안 자료를 유출했을 가능성은 낮다.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문제의) 홍보자료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만화로, 컴퓨터 보안의식 제고를 위한 홍보자료일 뿐 보안기술 유출과는 관련 없다”고 즉각 반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보자료는 ‘보안아! 내 컴퓨터를 지켜줘’라는 제목의 만화다. 게다가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국정원이 아닌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부설 연구소다.

그럼에도 손씨가 A사의 e메일 주소를 보유한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취재 결과, 웹게임 및 디지털 콘텐츠 개발업체인 A사의 e메일은 일반인이 회원가입만 하면 주어지는 통상적인 사이트의 e메일이 아니라, A사 관계자와 무관한 사람은 전혀 사용할 수 없는 e메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A사가 2001년 4월 장씨가 대표로 있던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와 공동개발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A사의 대표는 일간지 기자와 만화영화 전문 케이블채널의 PD로 일한 경험이 있는 이모 씨(여). 그는 ‘주간동아’와의 통화에서 “손씨가 왜 A사의 e메일 주소를 갖고 있었느냐”는 물음에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공동개발계약을 맺은 사실에 대해선 처음엔 부인하다가 “당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 같은 큰 회사와 연관되지 않은 회사가 몇이나 되겠느냐”며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이씨는 또 “장씨와 손씨를 알고 지낸 건 맞지 않느냐”는 잇단 질문에 “몇 년에 걸쳐 친분이 있고 인간적으로 좋아했던 사람들이지만, 그들과의 스토리를 내가 말할 이유는 없다”고 말을 잘랐다.

어쨌든 손씨가 A사의 e메일 주소를 무슨 용도로 어떻게 활용했는지는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애니메이션 업계의 동향에 정통한 한 인사는 “A사는 플래시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지명도가 있는, 규모는 작지만 견실한 업체”라면서도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업체”라며 다른 말을 했다. 386 학생운동권 출신의 벤처기업인인 L씨는 “A사의 대표 이씨를 아는데, 그는 운동권과는 무관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장씨 메모 근거로 수사대상 확대

일심회 사건의 또 다른 피의자로 장씨의 지시를 받고 국내 시민단체 동향 정보를 수집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진강 씨. 그는 K대 82학번의 운동권 출신으로 장씨와 함께 나래디지털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한 적이 있지만, 이 회사에 근무했던 이들에 따르면 2002년 이전에 그만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사건 피의자 5명 중 가장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장씨에게 포섭된 것으로 알려진 이정훈 전 민노당 중앙위원은 1985년 K대 삼민투 위원장을 지내면서 현 386 정치인 다수가 가담했던 미 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에 적극 참여한 사람이다. 그의 이름은 386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들 사이에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손씨가 장씨에게 소개했다는 최기영 민노당 사무부총장은 민노당의 전신인 ‘국민승리21’ 시절부터 활동해온 인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사무국장 출신이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비롯해 청와대와 국회 등에 현재 100여 명의 전대협 출신들이 활동하고 있어 최씨의 인맥이 무척 넓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씨와 이씨에게는 민노당 내 고급 정보를 수집해 북측에 보고할 만한 ‘역량’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씨가 민노당 서울시당의 동태를 파악해 보고하는 역할을, 최씨는 당 내에서 북한의 논리를 퍼뜨리는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는 공안당국의 ‘바람’일 수도 있다. 민노당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의 이야기다.

“최씨는 비록 사무부총장이긴 하나 능력이 떨어져 당내 엘리트 그룹엔 속하지 못했다. 당내 활동가들의 60%가량을 NL(민족해방) 계열이 점하고 있으며, 그는 ‘약한 정도의 주사파(주체사상파)’로 분류되지만 메인 스트림이나 이너서클 멤버는 아니다. 또한 열린우리당의 O의원과 L의원, 전직 의원인 L씨 등 전대협 출신 인사들과 친분이 있어 정치계에 발이 넓다지만, 당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만한 영향력을 갖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노당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는 대학 졸업 후 한국전력에서 일하던 중 민주노총 대외협력차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민주노총이 97년 대선 당시 ‘국민승리21’로 파견한 상근자 중 한 명이 됐다. 그후로는 민주노총으로 복귀하지 않고 줄곧 민노당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씨는 2002년 대선 이전 당으로부터 직권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그 까닭은 당시 KBS가 대선 관련 TV토론회 방영을 위해 민노당 측에 출연자를 선정해달라는 e메일 공문을 보냈는데, NL 계열인 최씨가 당시 TV토론에 단골로 출연하던 PD(민중민주) 계열 간부를 출연시키지 않기 위해 공문을 조작했다가 들통났기 때문이다.

이정훈 씨 또한 당 내에서 특별한 영향력을 지니지 못했다. 중앙위원은 당원 200명당 1명꼴로 직선으로 선출되는 임기 1년의 자리로, 중앙위원들은 1년에 4차례 분기별로 회의를 갖는다. 그리고 이 중앙위원회의 결정사항은 다시 1년에 한 번 열리는 당 대회에서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중앙위원직은 결코 핵심 포스트가 될 수 없다는 것.

공안당국은 현재 장씨의 메모에 이름이 언급된 인사들까지 수사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장씨와 대학 동기동창인 전직 의원 보좌관 P씨, 이진강 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운동가 K씨 등은 “장씨의 간첩 사실 여부를 알지 못하며, 포섭 대상이 된 적도 없다”거나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장씨는 당초 국정원 조사에서 손정목, 이정훈, 이진강 씨 등 3명만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386 학생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손사래를 치며 장씨 등과 무관함을 주장한다.

공안당국 주변에선 앞으로 최소 2~3명의 인사가 수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그중엔 전직 의원도 끼여 있다. 하지만 아직껏 장씨의 간첩 혐의조차 입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이번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섣불리 점치긴 힘들다. 대부분의 언론 보도도 공안당국의 일방적 발표를 옮겨 담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1980년대 주사파 핵심 이론가이자 ‘강철서신’의 저자였던 김영환 씨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건의 실체는 있다고 본다. 설사 장씨가 포섭 대상으로 삼았던 사건 연루자들이 사회 통념상 그 영향력이 크지 않은 이들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간첩들은 대상을 자율적으로 정해 포섭한 뒤 결과를 북측에 사후보고하는 형식을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라고 말한다.

장씨의 단독 활동 가능성도 배제 못해

한 가지 공교로운 점은 이번 사건에서 장씨 등을 접견하고 있는 변호사 중 한 명이 김승교 변호사라는 사실이다. 법무법인 정평 소속으로 줄곧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온 그는 지난 7월 북한 미사일 발사를 옹호하는 논평을 발표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의 상임대표 중 한 명이다. 또한 장씨 등을 위해 곧 꾸려질 공동변호인단의 단장은 이덕우 변호사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으로, 1993년의 소위 ‘남매간첩단 사건’의 진상을 조사한 바 있다. 당시 사건에서 간첩으로 지목됐던 김모 씨는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최기영 씨의 부인이다. ‘주간동아’의 전화를 받은 이 변호사는 “기자들과는 얘기하지 않겠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일심회 사건이 ‘간첩단’ 수준에 이르게 될지는 불확실하다. 현재로선 장씨 혼자 간첩 활동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선 386 학생운동권과 IT업계의 접점에서 빚어진 단순(?)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일 수도 있다.

민변과 사회시민단체들의 가세로 공안당국과 이른바 진보진영 간의 ‘진실 공방’으로까지 이어진 일심회 사건. 그 종착역이 궁금하다.



주간동아 560호 (p14~16)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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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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