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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TV방송 경쟁력 갖춘 전파 쏠까

방송위 추천, 주파수 확보 ‘산 넘어 산’ … 내년 5월 본방송 시작, 콘텐츠 파워 미지수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경인TV방송 경쟁력 갖춘 전파 쏠까

방송위원회(이하 방송위·위원장 조창현)는 10월17일 경인TV방송의 사업계획 변경 승인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었다. 4월28일 방송위 전체회의에서 경기 인천지역 지상파방송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개국 준비를 해온 경인TV방송이 일부 사업계획의 변경을 승인받는 절차였다. 이 절차만 통과하면 경인TV방송은 허가 추천을 받을 수 있었다. 방송위 허가 추천은 정부의 정식 승인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날 방송위는 이 안건을 상정조차 못했다. 전날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경인TV방송 최대 주주인 영안모자의 방송법 위반 및 금품 로비 의혹 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방송위로서는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의 문제 제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방송위원 사이에 진상 조사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에 따라 방송위 사무처가 철저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주주 영안모자 지분 한도 초과”

박찬숙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란 경인TV방송의 최대 주주인 영안모자가 방송법상 최대 주주 지분 한도를 넘겼다는 것. 박 의원은 “영안모자가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통해 33.13%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면계약서도 공개했다. 방송법은 최대 주주의 지분 한도를 30%로 규정하고 있다. 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경인TV방송은 허가 추천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경인TV방송 관계자는 “주주 간에 합의서가 있는 것은 맞지만 박 의원이 주장한 이면계약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그 합의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주주 간에 비밀유지 협약을 했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박 의원에게 제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에 대해 10월24일 서울서부지검에 형사고소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 측은 경인TV방송 측의 주장을 재반박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경인TV방송 관계자의 말대로 “이면계약 의혹은 사그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방송위를 비롯해 영안모자의 주요 파트너인 CBS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다. CBS 관계자는 “현재로선 방송위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민정수석실도 박 의원이 제기한 금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전 방송위 관계자 등을 상대로 내사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박찬숙 의원의 문제 제기가 전혀 의미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경인TV방송 내부에서도 “언론인 출신인 박 의원이 경인TV방송의 준비 상황을 관심 있게 살펴본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박 의원실 관계자도 “경인TV방송이 당초 방송위에 약속했던 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를 짚어보자는 게 이번 기자회견의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는 10월31일 방송위 확인 국감에서 경인TV방송의 백성학, 신현덕 두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증언을 들을 예정이다.

당초 경인TV방송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 △구 iTV 직원들의 고용 승계 △본사 사옥 소재지=인천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공동대표가 됐고, 임시 사옥도 경기 부천시에 두고 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 여기에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일부 주주들이 실권하면서 주주에 변동이 있었다.

방송위는 경인TV방송의 이런 사업계획 변경에 대해 아직 승인을 하지 않은 상태. 따라서 방송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방송위 안팎에서는 “법리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박 의원의 기자회견이 없었다면 방송위 승인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경인TV방송의 앞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방송위 허가 추천을 받는다고 해도 주파수 문제가 남아 있다. 방송위는 경인TV방송을 선정하면서 방송권역을 경기 북부지역(267만 명)까지 추가했다. 이에 따라 가시청 인구가 경기 인천지역을 합해 1300만 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주파수를 관리하는 정보통신부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 공중파 방송 주파수는 포화상태여서 더 이상 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 이에 대해 방송위 관계자는 “정통부는 항상 ‘주파수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결국 이 문제는 경인TV방송이 정통부를 상대로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자칫 iTV 전철 밟을 수도”

경인TV방송의 최대 주주인 영안모자와 6대 주주인 CBS 간 주도권 다툼을 둘러싼 얘기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박 의원에게 제보된 내용은 주도권 다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또 백성학 회장이 공동대표가 된 것은 신현덕 경인TV방송 공동대표가 CBS 이정식 사장의 친구라는 점을 의식한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런 내용에 대해 영안모자나 CBS 모두 “건강한 협력관계를 계속 유지해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좀더 근본적인 문제는 경인TV방송의 경쟁력이라는 게 방송가의 지적이다. 방송권역에 서울이 포함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많은 것. 방송계의 한 인사는 “현 상황에선 경인TV방송이 iTV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00만 서울시민을 시청자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한 경인TV방송의 광고 수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흑자 구조를 만들기 힘들다는 것.

지상파 방송광고 시장은 연간 2조4000억원 규모다. iTV는 2004년 이 중 2%도 안 되는 445억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존 방송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신생 방송사가 그것도 인천 경기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사가 광고주들의 관심을 얼마나 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경인TV방송은 자체 프로그램 편성 비율이 절반을 넘으면 케이블TV를 통해 서울지역에 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 경인TV방송 측도 여기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는 게 방송계의 지적이다. 경인TV방송의 프로그램 경쟁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인TV방송의 신 대표는 “경기 인천지역은 중앙 언론사들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데, 이 틈새를 활용해 지역 밀착 뉴스와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내면 된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신 대표의 공언대로 경인TV방송에 미래는 있는가. 본 방송을 시작하는 내년 5월이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주간동아 2006.11.07 559호 (p56~57)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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