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9

2006.06.13

물 따라 길 따라 가는 ‘꿈속의 여정’

  • 양영훈 한국여행작가협회 총무 blog.empas.com/ travelmaker

    입력2006-06-12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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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따라 길 따라 가는 ‘꿈속의 여정’

    구절리역-아우라지역 간의 7.2km를 편도 운행하는 레일바이크.

    [첫째날] 07:00 서울 출발→09:00 영동고속도로 동해IC(동서울톨게이트에서 163km) 도착→09:30~12:00 장전계곡(야생화 탐사, 이끼계곡 촬영)→12:00~13:00 점심식사(황기백숙)→13:00~17:00(식사 1시간 후 오대천 래프팅 체험)→17:30 펜션 입실

    [둘째날] 08:00 펜션 출발→08:40 구절리역 도착→09:00~10:00 구절리역-아우라지역 간 레일바이크(문의 KTX관광레저 033-563-8787) 탑승→10:00~10:30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구절리역으로 이동→10:30~11:10 구절리역과 오장폭포 구경 후 아우라지로 이동→11:30~12:10 아우라지 나룻배 타기→12:10~12:30 정선 읍내로 이동→12:30~13:20 점심식사(정선오일장 내의 향토음식이나 황기족발)→13:20~16:00 정선오일장과 아라리촌(033-560-2059) 구경→16:00~17:40 영월, 제천우회도로를 경유해 중앙고속도로 제천IC 진입 ※ 정선오일장(끝수가 2, 7일)이 서는 날에는 정선문화예술회관(033-563-3664)에서 정선아리랑 창극 무료공연 관람(16:40~17:20) 후 출발

    물 따라 가는 길은 어디나 편안하다. 억겁의 세월 동안 물과 바위가 서로 보듬고, 깎고 쓸리면서 빚어낸 풍광도 가히 절경이다. 그래서 물길을 따라 가노라면 아무리 갈 길 바쁜 나그네라도 발걸음이 저절로 느긋해진다. 59번 국도 오대천 구간도 그처럼 마음 편한 길 중 하나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소재지에서 정선군 북평면 나전삼거리까지 80리쯤 이어지는 이 길은 풍광 좋은 오대천 물길과 나란히 달린다. 특히 진부면 수항리-북평면 숙암리 구간의 오대천은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봉우리들을 비집고 흐르기 때문에 물살이 세고 여울목과 소가 유난히 많다. 그래서 스릴 만점의 래프팅을 즐기기에는 제격이다.

    물 따라 길 따라 가는 ‘꿈속의 여정’

    장전계곡 최상류의 이끼계곡.

    오대천 래프팅의 출발지인 장전교 아래에서는 한 줄기의 맑고 차가운 계류가 오대천으로 흘러든다. 장전계곡의 명경지수다. 진부면 장전리에 위치한 이 계곡은 초입의 장전교에서 가리왕산(1561m) 기슭의 발원지까지 거리가 7.5km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커다란 바위들 사이로 흐르는 계류가 폭포와 못을 이뤄 탁족이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구간은 3km 정도다. 하지만 암자골, 솔봉골 등의 여러 지류에서 물이 흘러드는 덕택에 수량은 언제나 풍부한 편이다. 또한 원시림에 둘러싸인 상류 계곡에는 녹색 융단처럼 파릇파릇한 이끼가 물가의 바위와 돌을 뒤덮고 있다. 그래서 피서철 이외에는 관광객들보다도 이끼 사진을 찍으려는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더 잦다.

    오대천은 정선군 북평면 나전리에서 한강 본류인 조양강에 합류된다. 줄곧 오대천을 따라온 길도 나전삼거리부터는 조양강을 따라간다. 나전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10여 분 달리면 북면 여량리 아우라지다. 북쪽 구절리에서 흘러온 송천과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한 골지천이 여기에서 합해져 조양강을 이룬다. 두 물길이 만나는 강가에는 정선 아라리 노래비와 댕기머리 곱게 따고 흐르는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아우라지 처녀상’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지금도 능수버들이 늘어진 아우라지 강변에는 나룻배가 오가고 징검다리도 놓여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물 따라 길 따라 가는 ‘꿈속의 여정’

    42번 국도, 조양강 물길과 나란히 달리는 정선선 철길(왼쪽 사진). <br>오대천에서 즐기는 스릴 넘치는 래프팅.

    아우라지 나루에서 다시 송천을 거슬러 오르면 정선선 철도의 종점인 구절리역에 당도한다. 노추산, 오장산, 다락산 등에 에워싸여서 하늘조차 손바닥만하게 보이는 오지의 간이역이다. 구절리역은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폐광 이후 이용객이 급감하는 바람에 2004년 9월 구절리역-아우라지역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그러나 구절리역은 지난해 7월부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레일바이크(철로자전거)를 타려고 날마다 수백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산 높고 골 깊은 강원도 매력 흠뻑

    물 따라 길 따라 가는 ‘꿈속의 여정’

    정선오일장에 쏟아져나온 묵나물.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의 7.2km 구간을 편도 운행하는 레일바이크는 냉장고처럼 서늘한 터널을 3개 통과하고, 오금이 저릴 정도로 아득한 철교도 4개나 건넌다. 때로는 송천의 물길을 따라가기도 하고, 때로는 옥수수밭과 감자밭 사이를 달리기도 한다. 산 높고 골 깊은 정선 땅의 속내를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는 멋진 여정이다. 레일바이크의 출발지인 구절리역에는 열차를 개조해서 만든, ‘여치의 꿈’이라는 이색 카페도 있다. 그리고 구절리역에서 가까운 송천변의 산비탈에는 높이 209m의 인공폭포인 오장폭포가 있어서 비단결 같은 폭포수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쏟아지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때마침 끝수가 2, 7일인 날이면 일부러라도 짬을 내서 정선오일장을 둘러볼 만하다. 정선오일장은 정선아리랑과 함께 정선군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꼽힌다. 장터에는 전국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황기를 비롯해 각종 약초와 산나물, 콩, 메밀, 옥수수, 과일 등의 농산물을 들고 나온 촌로(村老)들이 유독 많아서 옛 시골장터 같은 풍경과 인정이 오롯이 느껴진다. 올챙이국수(옥수수국수), 콧등치기국수(메밀국수), 살미적(메밀부침), 강냉이술 등을 파는 노점은 장터 구경하느라 출출해진 사람들로 늘 북적거린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강원도 산골의 전통가옥과 생활도구를 한자리에 모아놓은 ‘아라리촌’도 구경해볼 만하다.

    여행 정보

    물 따라 길 따라 가는 ‘꿈속의 여정’
    숙박 ‘달과 물안개’(033-333-1177·사진)는 오대천에서 피어나는 물안개가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산비탈에 자리잡은 통나무집 펜션이다. 주인이 직접 담근 오가피술이 무료로 제공되며, 패러글라이딩과 대형 오토바이 승차 체험도 가능하다. 장전계곡 안의 우미정(033-334-0739)은 황기백숙, 송어회 등의 음식도 팔고 황토방 민박집도 운영한다. 그밖에 오대천 래프팅 전문업체인 오대천레저(016-9650-8666), 파워레포츠(033-333-6631), 오대산레저(033-335-6623), 래프팅700클럽(033-333-9956) 등은 숙소를 알선, 예약해준다. 정선의 숙박업소 중에는 아우라지의 옥산장(033-562-0739)과 사계절민박(563-8876), 구절리역 가는 길에 있는 행복휴양림(033-563-2148), 정선 읍내의 아라리모텔(033-562-1554) 등이 권할 만하다.

    물 따라 길 따라 가는 ‘꿈속의 여정’
    맛집 정선 읍내의 동광식당(황기족발·사진)과 콧등치기국수, 033-563-0437), 싸리골식당(곤드레나물밥, 033-562-4554), 정선골황기보쌈(황기보쌈, 033-563-8114), 처갓집식당(산초두부전골, 033-562-9600), 국향(가시오가피밥, 033-563-9967) 등의 맛집에서는 지역 특산물로 개발한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정선오일장이 서는 날에는 주변 골목과 길가에 올챙이국수, 메밀부침, 메밀묵, 콧등치기국수, 곤드레나물밥 등 향토음식을 파는 식당들도 즐비하다.

    정선아리랑 관광열차 정선오일장이 서는 날만 하루 한 차례 운행. 07:40 서울역 출발→08:10 청량리역 →12:37 정선역 도착, 17:45 정선역 출발→22:12 청량리역 → 22:42 서울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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