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섬 풀등의 추억 눈에 살살 밟히네
유난하던 여름 무더위의 기세가 며칠 동안 수시로 퍼붓던 장대비에 완전히 꺾인 듯하다. 새벽녘의 공기도 서늘해졌다. 활짝 열어둔 창문을 닫고, 발끝에 밀쳐놓은 이불을 끌어올려야 할 정도다. 이제 여름 휴가철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수많…
200809022008년 08월 25일여름도 쉬어 가는 ‘에어컨 마을’
삼복염천의 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심은 복사열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찜통 속이나 다름없다. 사람들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해수욕장이나 계곡 같은 물가를 찾는다. 하지만 물가가 아니어도 더위를 피…
200808192008년 08월 13일쪽빛 바다와 옥빛 계곡 ‘더위도 줄행랑’
바야흐로 피서철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피서지 선택을 두고 가족이나 친구, 연인 사이에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곤 한다. 실랑이를 넘어 감정적인 대립까지 생겨나면 애초의 동반피서 계획이 무산되기도 한다. 대체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피서지…
200808052008년 07월 30일역사의 아픔 달래주는 천혜 비경
거제도를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하지만 거제도의 울창한 숲과 물 맑고 파도소리 좋은 몽돌해변은 천리 길의 다리품을 보상할 만큼 아름답고 상쾌하다. 3000여 개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섬들 가운데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는 양…
200807222008년 07월 16일운장산 비경에 눈 맞추고 트레킹 명당서 발 맞추네
6월에는 숲이 좋다. 짙푸른 녹음을 드리운 숲은 먼발치서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상쾌하다. 숲의 넉넉한 품에 안긴 사람은 세상을 다 얻은 듯 마음이 넉넉해진다. 숲은 어디든지 좋지만 기왕이면 통나무집, 야영장, 오토캠핑장, 산책로 …
200807082008년 07월 02일바위절벽 아래 볼거리 많은 ‘쥐라기 마을’
꽉막힌 도심에서 살다 보면 바다가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코발트블루의 바다, 쉼 없이 밀려드는 파도, 점점이 박힌 섬들, 갈매기떼가 무한의 자유를 구가하는 바다 풍경들이 뇌리를 스친다. 그러다 오래전 빛바랜 추억 …
200806242008년 06월 16일화양구곡서 신선놀음 짜릿하구나
시원한 물가가 그리운 날이 이어진다. 하긴 입하가 지난 지도 달포 가까이 되었으니, 봄날의 풋풋함과 싱그러움보다는 여름철의 무성함과 열기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시기다. 그래서 이맘때 여행은 여러 곳을 섭렵하는 ‘유목형’보다는 시…
200806102008년 06월 02일세월 머문 풍경 … 역사를 밟아볼까
지난해 12월17일, 문화재청은 옛길 32개소 중 네 곳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했다. 그 가운데 옛 영남대로인 문경의 문경새재와 토끼비리(관갑천 잔도), 그리고 신라 아달라왕 5년(158)에 처음 뚫린 영주의 죽령 옛길은 …
200805272008년 05월 21일신비의 바닷길 사이로 추억의 발자국 남겨볼까
사도(沙島)는 전남 여수시 화정면 낭도리에 딸린 작은 섬이다. 본섬인 사도를 중심으로 추도, 중도(간도), 시루섬(증도), 장사도, 나끝, 연목(바위섬) 등의 7개 섬이 이웃해 있다. 하지만 사도 선착장 근처의 나끝, 사도와 증도 …
200805132008년 05월 08일역사의 상처 남은 길 꽃잎아! 눈물을 아느냐
진달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봄꽃이다. 봄처녀의 연분홍 치마 같은 진달래꽃은 먼발치서 바라보기만 해도 사람들의 마음을 달뜨게 한다. 게다가 연분홍 진달래꽃은 소나무, 바위 등 우리 땅의 어떤 사물과도 썩 잘 어울린다. 그래서 진달래…
200804292008년 04월 23일춘향아 봄이로다, 고운 한나절 보내고 싶다
높고도 큰 지리산은 언제나 아버지처럼 듬직하고 넉넉하다. 때묻지 않은 자연미를 간직한 섬진강은 어머니처럼 자애롭고 푸근하다. 아버지 같은 지리산에 등을 기대고 어머니 같은 섬진강을 젖줄로 삼은 전북 남원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
200804152008년 04월 11일600년 고목 아래 있노라면 선비들의 文香에 취할 듯
잔뜩 부풀어오른 춘흥(春興)이 어느덧 동장군을 물리쳐버린 듯하다. 간간이 불어오는 꽃샘바람의 시샘 속에서도 봄기운은 무르익게 마련이다. 이미 남녘은 매화, 산수유가 절정이다. 그런 꽃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진다. …
200804012008년 03월 26일매화 꽃가슴 열었다, 봄이 황홀하다
매화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다. 겨우내 모진 삭풍과 한설(寒雪)을 견디며 꽃망울을 부풀려온 매화나무는 가녀린 봄기운이 감지되는 3월 초부터 하나 둘씩 꽃부리를 펼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꽃샘바람 속에서 피어난 매화의 고결한 꽃…
200803182008년 03월 12일가창오리떼 군무 빅쇼 놀랍고 장엄한 감동
사람들은 흔히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로 싸움 구경과 불 구경을 꼽는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미뤄볼 때 그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있다. 바로 새 구경이다. ‘어신(漁神)’이라 불리는 물수리 한 마리의 물고기 사냥 장면, ‘겨…
200803042008년 02월 27일겨울 먹고 핀 하얀 꽃밭 마음 녹이는 한나절 산책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렇듯 한겨울의 진객인 ‘눈’도 야누스적 속성을 지녔다. 눈이 풍성하게 내린 겨울날 풍경은 꿈결처럼 아름답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설경(雪景)을 찾아가는 길은 쌓인 눈으로 인해 몹시 힘겹고, 때론 가슴 철렁한 일…
200802192008년 02월 11일한파에 지쳤나 봄볕 그리웠나 수줍은 수선화 살포시 고개 드네
역시 소한(小寒)과 대한(大寒)답다. 기를 펴지 못하던 동장군이 요즘 들어 갑자기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 같은 강추위를 겪다 보면, 봄날 같은 겨울날씨를 탓하던 사람조차 따스한 봄 햇볕을 그리워하게 마련이다. 이미 남녘의 화산…
200801292008년 01월 28일눈꽃 덮인 절경의 산세 한 폭 동양화를 보는 듯
흔히 ‘무진장’이라 불리는 무주·진안·장수군은 전라북도의 삼수갑산이다. 이 무진장의 명산을 대표하는 곳은 단연 덕유산인데, 반드시 겨울에 가야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덕유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눈꽃 …
200801152008년 01월 14일발길 잡는 과메기 맛 눈길 잡는 해안 절경
동해 영일만의 동쪽 끝에는 호미곶이 기다린다. 호미곶에서 구룡포항을 거쳐 경주 땅의 감포와 대왕암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동해안 남부에서 첫손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다. 그저 자연풍광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내가 나고…
200801012007년 12월 26일단양팔경에 취하니 유적들이 깨워주네
물 따라 가는 길은 언제나 편안하다. 충북 단양에서 충주까지 남한강 물길을 따라가는 길도 그렇다. 춥고 썰렁한 겨울날에도 이 길의 서정과 낭만은 쉽게 스러지지 않는다. 충북의 맨 북쪽에 자리한 단양 땅을 굽이치는 남한강변에는 590…
200712182007년 12월 12일큰일났다, 굴맛이 꿀맛이다
온종일 매서운 삭풍이 불더니 밤에는 첫눈이 내렸다. 가을의 끝자락을 붙든 채 서성이던 계절이 일순간에 겨울 한복판으로 질주해버린 듯하다. 본격적인 겨울철에 들어서면 굴맛이 꿀맛이다. 굴이나 키조개 등의 조개류는 날씨가 추워질수록 속…
200712042007년 1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