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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부록|파워&포인트 논술⑥

스크린쿼터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스크린쿼터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스크린쿼터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수업 중인 반채용 선생.

#이번 주 논술 주제3월 정부가 스크린쿼터 축소 시행령을 의결함으로써 스크린쿼터에 대한 논쟁이 영화계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되었다.스크린쿼터 제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고려할 때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과, 21세기는 문화산업이 경제를 주도하는 시대이며 영화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에 한국 영화산업 보호 및 육성을 위해 스크린쿼터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같이 뚜렷하게 찬반으로 양분된 스크린쿼터에 대한 논쟁은 단순히 경제 제일주의와 문화 우선주의의 경계를 넘어, 그 기저에 자리 잡고 있는 ‘보호’와 ‘개방’의 문제, 그리고 ‘문화의 세계화’와 ‘민족문화의 정체성’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이렇게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된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2000자 내외로 밝혀보자. (시간 : 150분)

[베스트 논술교사의 실전 첨삭 지도]

● 주제 분석

스크린쿼터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얼마 전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벌인 영화배우들의 1인 시위는 세인의 관심을 다시 스크린쿼터에 집중시켰다. 축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스크린쿼터 축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제 조건으로 나온 만큼, 미래 문화산업의 중심이 될 영화산업의 가치를 도외시한 채 근시안적인 경제논리만을 앞세워 서둘러 내려진 결정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반면 스크린쿼터 제도는 과거와 달리 한국 영화의 질적 향상과는 무관하며, 영화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발전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스크린쿼터를 두고 벌이는 갑론을박(甲論乙駁)은 단순히 영화산업의 흥망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스크린쿼터는 ‘경쟁’과 ‘효율성’, 그리고 ‘시장의 자유’를 중시하는 세계화라는 거대 담론과 맞물려 있다. 세계화가 인류에게 축복이 될지 불행의 씨앗이 될지는 아무도 속단할 수 없다. 스크린쿼터제 역시 빛과 그림자의 양면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번 논술 문제는 자신의 입장에서 다른 사람의 주장을 비판할 수 있는 비판 능력을 기르고자 출제했다. 그리고 이 논제를 계기로 문화의 세계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보이는 이 땅의 현실에서 ‘보호’와 ‘개방’이 지니는 의미를 스스로 정리해보고, ‘문화주권’ ‘문화의 다양성’ ‘문화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 학생 예시 답안

스크린쿼터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스크린쿼터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 학생 답안 분석 및 첨삭 지도

이번 논술에서 다루는 논제는 표면적으로 보면 ‘스크린쿼터 축소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사적인 논란의 이면에는 인간 사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온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들이 내재돼 있게 마련이다. 이번 논제의 경우 ‘문화의 보호와 개방의 문제’로 환원시켜 논지를 전개할 수 있다. 학생 글은 스크린쿼터 축소를 찬성하는 입장에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논지 제시 : (가), (나) → 논거1 : (다) → 논거2 : (라) → 예상 반론 및 반론에 대한 재반박 : (마) →주장 및 제언 : (바)로 전개된 학생 글을 문단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가) 문단에서는 논제와 관련된 사회현상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① 문장은 주관적인 감정을 개입시켜 근거가 객관성을 잃고 있다.

(나) 문단에서는 스크린쿼터의 개념을 소개한 뒤 스크린쿼터 축소에 찬성하는 입장에서 앞으로 논의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② 문장은 좀더 간결한 문장, ‘그렇다면 스크린쿼터를 축소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도로 쓰는 것이 좋겠다.

전체적으로 보면, (가)~(나) 문단은 문제제시 단계, 즉 서론에 해당한다. 사회현상과 스크린쿼터의 개념을 비교적 자세히 제시해 서론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어졌다. 좀더 간략하게 문제 제기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는 스크린쿼터를 축소해야 한다는 논지의 첫 번째 논거를 제시한 문단이다. 스크린쿼터제는 문화 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제한한다는 적절한 근거를 대고 있다. 그러나 문장 ③에서 ‘FTA 협정을 맺었을 때 소비자의 후생을 증진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은 채, ‘같은 이치’라고 단정지은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라) 문단은 스크린쿼터 축소가 우리 영화산업의 세계시장 확대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추론하고 있다. 그러나 ④의 주장은 구체적인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를 일반화하여 진술한 모순된 표현이다. 즉, 스트린쿼터를 축소한다고 해도 한국 영화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확보한 뒤에야 세계 영화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므로, 스크린쿼터 축소가 곧바로 영화산업 발전과 시장 진출로 연결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마)에서는 예상되는 반론을 제시한 뒤 반론에 대해 재반박함으로써 논의를 심화하고 있다. 쟁점형 논술에서는 자신의 논지 강화를 위해 이런 식의 논지 전개가 유용하다. ⑤는 ‘그러한 생각은 기우(杞憂)이다’로, ⑥은 ‘우리 영화는 작품성을 신장시키고 국제적 경쟁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로 간결하게 표현하도록 하자. 그리고 ⑦은 ‘그러나 결국 그것은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로 고쳐 쓰도록 하자.

(바)는 주장과 제언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특히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비유를 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표현의 효과를 보고 있다.

● 학생 글 총평

학생의 글은 전반적으로 논제를 잘 분석했으며, 설정과 논거, 그리고 예상 반론과 재반박 등 구성의 완결도도 높다. 특히 배경지식을 활용하여 논지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논증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일부 주장의 논거가 미흡한 편이고,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며, 맞춤법을 보완해야 한다. 쟁점형 논술에서는 좀더 세밀한 비판력이 요구되므로 평소 정독과 토론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 논술의 벽 허물기

-하나, ‘쓴 글’과 ‘쓰여진 글’

최근 논술 관련교재나 각종 일간지에 실린 학생의 글들을 보면, 학교에서 실제 논술을 수행하는 학생들의 결과물과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논술 교육의 목적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깊이 있는 사고와, 그 사고를 바탕으로 삶과 사회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안목을 길러주는 데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정해진 시간 내에 일정 분량의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논술을 고통스러운 글쓰기로 인식하고 있다. 물론 교육에서 평가가 지니는 환류의 기능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학생들의 논술 수준을 정확하게 진달할 필요가 있으며, 그들 눈높이에 맞는 논술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부분 학생들은 논술 교재나 일간지에 실린 학생들의 예시 답안을 보는 순간 일단 주눅부터 든다. 그러나 사실 그런 글들은 대부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쳐 쓰기 과정을 거친 것들이다. 즉, ‘쓴 글’이 아니라 ‘쓰여진 글’이라는 뜻이다. 가령 동일한 논술 과제를 집에서 해오라고 할 경우와 학교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해결하라고 할 경우, 글의 완성도에 큰 차이가 생긴다. 논술은 제한된 시간 안에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것인 만큼 학생들은 논술에 자신감을 잃거나, 자신의 논술 능력을 폄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평소 읽고, 생각하고, 쓰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만이 논술 해결의 열쇠다.

-둘, 말하기와 쓰기

평가자의 측면에서 보면 사람의 말로 표현하는 능력과 글로 표현하는 능력에는 큰 차이가 있다. 평소 자신의 생각을 말로는 논리적으로 잘 표현하는 사람도 글로 표현해보라고 하면 잘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말하기나 쓰기 모두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표현 행위인데도 평가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 개인에게 있어 구술 능력과 논술 능력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관점은 과정을 도외시한 채 결과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경우다. 교육은 반복과 숙달을 통해 피교육자를 의도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숙달과정을 통해 개인의 능력도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다. 이는 말하기와 쓰기에도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일반적인 일이나 과제 수행과 마찬가지로 논술도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향상되는 것이다. 소위 벼락치기나 행운이 논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논술은 투입량과 산출량이 비례하는 공정한 게임이며, 지속과 반복이 요구되는 장거리 마라톤이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는 있지만 목표점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논술은 도를 닦는 일과 비슷하다. 역설적이지만 목표에 도달했다고 깨닫는 순간, 그 목표도 깨달음도 사라지고 만다. 오직 수행의 과정만 있을 뿐이다.

[배경지식 키우기]

■ 스크린쿼터란 무엇인가

스크린쿼터제는 한국 영화산업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영화 상영관이 연중 일정 기간을 한국영화 상영에 할애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현행 영화진흥법 제28조는 ‘영화상영관 경영자는 연간 대통령이 정하는 일수 이상 한국 영화를 상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영화진흥법 시행령 13조는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 2 이상’으로 규정해놓았다. 설, 추석, 연말연시, 여름방학 등 성수기에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경우에는 하루를 3분의 5일로 계산해주고 있으며, 전국통합전산망에 참여하면 20일을 경감해준다.

또한 문화관광부 장관이 한국영화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시·군 지역의 상영관에 대해서는 40일 범위 안에서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경우를 합쳐 40일을 초과할 수는 없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미달 일수에 해당하는 날짜만큼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20일 초과분에 대해서는 하루에 이틀분 영업정지).

스크린쿼터가 처음 도입된 것은 제2차 영화법 개정이 이뤄진 1966년이다. 당시에는 수입추천권이 허가제로 운영돼 사실상 외화의 국내 진출이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었다. 이후 1985년 외화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3분의 1에서 5분의 2로 강화됐다.

그러나 외화의 높은 수익률에 집착한 영화상영관들의 편법 운영과 주무 당국의 관리 소홀로 스크린쿼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영화인들은 1993년 스크린쿼터 감시단을 결성하고 나섰다. 스크린쿼터는 한국 영화산업의 르네상스에 크게 기여한 제도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유럽을 비롯한 외국에서도 문화 다양성의 성공 사례로 꼽고 있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협상에 걸림돌이 된다는 불만과 함께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에 어긋나고 국제 관행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욱이 2000년대에 들어 한국영화 점유율이 절반을 넘는 호황을 구가하자 이제는 스크린쿼터가 줄어들거나 없어져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영화인들은 “교통신호등을 설치해 사고가 줄었다고 해서 교통신호등을 없앨 수 있느냐”면서 미국 직배사의 영향력 등을 들어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한국영화는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2006년 1월26일자 donga.com에서 참고)

스크린쿼터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 관련 도서

- 장피에르 바르니에 ‘문화의 세계화’

이 책은 경제주의 관점으로 보는 문화의 세계화 담론을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 진행되는 세계화란 문화상품의 세계화이자 시장의 확대일 뿐 진정한 문화의 세계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진정한 의미의 ‘문화의 세계화’를 생각하는 하나의 방식을 제공해준다.

- 원용진·유지나·심광현. ‘스크린쿼터와 문화 주권’

이 책은 스크린쿼터제 현행 유지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국내 학자들의 학제적 연구 결과물을 모아놓은 것으로, 스크린쿼터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왜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장 적실하게 말해준다.

- 이병훈 ‘문화 속에 미래가 있다’

이 책은 ‘문화와 경제가 어떻게 상생하게 되었는가’를 중심으로 21세기 문화산업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찰하고, ‘문화산업이 세계를 주도한다’는 명제 하에 문화산업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립에서부터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공유를 시도한다. 스크린쿼터를 둘러싼 문화산업의 개념 정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안병선 ‘21세기 황금시장 문화산업’

이 책은 음반산업, 게임 소프트웨어, 만화산업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디지털시대 문화예술의 지식경영 및 사이버 문화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문화를 모르면 개인과 기업, 국가도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지금, 문화산업 및 문화상품의 중요성과 관련 업계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간동아 533호 (p9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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