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8

2006.03.28

독일에서도 빛난 ‘IT 코리아’

정보통신전시회 ‘세빗’서 모바일 TV·울트라PC 등 첨단 제품으로 세계인의 눈 사로잡아

  • 하노버=송정렬 디지털타임스 기자 songjr@dt.co.kr

    입력2006-03-27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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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주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이 코너는 IT기자클럽과 공동 기획을 통해 꾸며집니다. IT기자클럽은 IT전문기자 50여명으로 구성된 비영리단체로서 IT 저널리즘 정립과 지식 공유, IT 저변 확대를 목표로 다양한 연구·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편집자>
    독일에서도 빛난 ‘IT 코리아’

    국내 단말기업체인 VK가 세빗2006 전시장에서 보디페인팅 이벤트를 통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독일 북부 니더작센주의 주도 하노버. 인구 50여만명의 작은 도시 하노버는 매년 3월이면 세계 정보통신(IT)산업의 중심지로 변신한다.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전시회 ‘세빗(CeBIT)’이 열리기 때문이다.

    3월9일 눈비 내리는 북부 독일의 궂은 날씨에 ‘세빗 2006’에는 전 세계 73개국 6200여 IT업체들이 참가해 열띤 기술경연에 돌입했다.

    이번 세빗에는 모바일TV를 비롯해 3.5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고속데이터서비스(HSDPA)폰, 1000만 화소 카메라폰, 뮤직폰, 103인치 PDP TV 등 향후 1~2년간 세계 IT시장을 주도할 첨단 제품들이 전면을 장식, 전시장을 찾은 60만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LG전자·노키아 등 국내외 IT업체들은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을 석 달여 앞둔 만큼 이동통신과 TV를 결합한 모바일TV 기술 패권 장악에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손안의 TV시장을 잡아라



    모바일TV, 즉 이동휴대방송은 첨단 이동통신 기술과 TV를 결합,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TV를 시청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에서 상용 서비스 중인 지상파DMB가 대표적인 기술이다.

    모바일TV는 6월 월드컵을 정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기관들은 올해 모바일TV 휴대전화 시장 규모가 600만여 대에 달하고, 향후 5년간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차세대 시장으로 꼽히는 모바일TV 분야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지상파DMB, 핀란드 노키아 주도의 DVB-H, 미국 퀄컴의 미디어플로 등 3가지가 기술표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세빗은 향후 모바일TV 기술표준 경쟁구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은 DVB-H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휴대전화 생산업체인 노키아의 안방. 유럽 이통사들은 노키아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인해 대다수가 DVB-H 기술을 채택, 모바일TV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노키아는 이를 지원하는 모바일TV폰인 ‘N92’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320×240 컬러디스플레이에 2메가 픽셀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으며, 무선랜·블루투스 등 다양한 통신기술을 지원한다.

    세계적 이동통신업체 보다폰 역시, 모토로라가 생산한 DVB-H 모바일TV를 내놓고 유럽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우리 업체들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지상파DMB 규격의 모바일TV폰으로 DVB-H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이 5월부터 국내기술인 지상파DMB 상용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어서, 유럽의 모바일TV 시장을 놓고 DVB-H와 지상파DMB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독일에서도 빛난 ‘IT 코리아’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선수들이 모델로 등장한 광고물을 전면에 내세운 LG전자 부스에서 두 선수가 축구공 트레핑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시 부스 한가운데에 대형 모바일TV폰 모형을 세우고 시연을 펼쳐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의 지상파DMB폰인 ‘SPH-B2300’을, LG전자는 ‘LG-V9000’을 선보이는 등 국내 단말기업체들은 지상파DMB폰 알리기에 힘을 모았다. 양사는 또 DVB-H, 미디어플로 등 타 기술방식을 채택한 모바일TV 제품도 선보여 노키아 등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기술력을 뽐냈다.

    별들의 야심작, ‘울트라 모바일PC’

    이번 세빗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집중시킨 제품은 단연 ‘울트라 모바일 PC(센스Q1)’다.

    이 제품은 세계적인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PC 운영체제(OS)를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중앙처리장치(CPU)시장의 절대강자인 인텔 등 세계적 IT업체 3사가 공동 기획·개발하고 처음 공개했다는 점에서 폭발적 관심을 끌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안방의 PC를 비단 실내뿐 아니라 실외 등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동형 기능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포켓PC와 PDA(개인정보단말기), 스마트폰처럼 휴대가 편리하도록 무게를 779g으로 줄였으며, 무선랜·블루투스·위성DMB·와이브로 등 첨단 통신 서비스와 결합해 인터넷 접속, e메일 전송 등 일반 PC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상용 제품은 5월께 미국과 유럽, 한국, 중국에서 동시에 첫 출시될 예정으로 가격은 120만~150만원을 예상하고 있다.

    미리 맛보는 월드컵 열기

    독일에서도 빛난 ‘IT 코리아’

    삼성전자가 세빗2006 전시장에서 자사가 후원하는 유럽 최고의 프로축구팀 첼시의 유니폼 등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월드컵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번 세빗의 마케팅 ‘코드’는 단연 월드컵. 공식 협찬을 맡은 업체들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월드컵 마케팅에 정조준했다.

    독일국가대표팀과 독일축구협회를 공식 후원하는 LG전자는 클린스만 독일대표팀 감독 및 선수들이 모델로 출연한 광고를 부스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후원 중인 영국 첼시구단의 홈구장을 재현한 ‘삼성 풋볼 존’을 전시장 내에 설치, 첼시 유니폼 등을 제공하는 월드컵 이벤트를 진행했다. 벤큐-지멘스는 아예 전시관을 축구장 모양으로 설치해 이목을 끌었으며, 파나소닉·도시바 등 다수의 업체들도 부스에 축구 골대를 만들어 다채로운 이벤트를 펼쳤다.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세빗은 유럽 IT시장을 공략하는 관문”이라면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 다년간 쌓은 스포츠 마케팅 실력을 월드컵과 연결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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