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8

..

조바심이 돌부처를 쓰러뜨린다

이창호 9단(백) : 박영훈 4단(흑)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3-06-05 11:1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조바심이 돌부처를 쓰러뜨린다
    도시대항전인 KAT시스템배 결승에서 서울남(南)팀이 이창호 9단을 주장으로 내세운 전북팀을 3대 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창호 9단-송태곤 4단의 막강 투 톱을 내세운 전북팀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영패를 당한 것은 의외의 결과. 서울팀에 1·2차전을 내준 전북팀은 이창호 9단이 주장으로 나선 3차전 승리를 발판 삼아 일대 역전을 꾀하고자 했으나 철석같이 믿었던 이 9단이 서울남팀의 주장 박영훈 4단에게 맥없이 무너짐으로써 이 ‘꿈’은 물거품이 됐다.

    서울남팀의 우승보다는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무너진 이창호 9단의 ‘이상 징후’가 더 뉴스였다. ‘동방불패’의 신화를 낳았던 이창호였다. 그러나 LG배에서 이세돌 6단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한 이후 일본에서 열린 4개국 국가대항전에서도 연패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패국이 부쩍 늘어났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일까?

    조바심이 돌부처를 쓰러뜨린다
    우변 미생마 쫔를 방치한 채 백1·3으로 상변 흑진을 깨자고 나선 수가 패착. ‘기다림의 달인’ 이창호답지 않은 조바심을 드러낸 수였다. 우직한 듯 보이나 흑4로 헤딩한 수가 매우 실전적이면서도 묵직한 카운터펀치로, 흑이 흑10·12로 젖혀 잇고 나니 백은 졸지에 양곤마 신세로 몰리고 말았다. 처럼 백1, 한 수만 응수해 타진한 뒤 3으로 젖혀 우변 대마를 일단 살려두는 게 정수였다. 흑이 흑4로 상변을 지키면 백도 5로 좌변을 구축하면 돼 나쁠 게 없었다. 183수 끝, 흑 불계승.



    흑백19로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