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9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한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동안 NEIS 시행과 윤부총리의 퇴진을 요구해왔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와 한국교원노동조합(이하 한교조)은 일단 교육부의 새로운 방침(고2 이하도 학교 실정에 따라 NEIS 선택)에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국정 혼선의 책임을 물어 윤부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6월7일 ‘교육대란 초래 교육부 장관 퇴진 및 교육정상화 범국민대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윤부총리가 교육부 업무 파악도 끝나기 전에 NEIS의 덫에 걸려 ‘무능력, 무원칙, 무소신’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데는 청와대가 일정 부분 원인을 제공한 것도 사실이다. 참여정부는 청와대의 정책 분야 수석비서관 제도를 ‘옥상옥’이라며 폐지하고, 파견 공무원 수도 대폭 줄였다. 문제는 NEIS와 같이 민감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과거 교육문화수석이 했던 교육부와 청와대 사이의 정책 조율기능을 맡아줄 창구가 없다는 점. 참여정부 조각 과정에서도 몇몇 교육부총리 후보에 대해 교육·시민단체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의견을 전달할 청와대 창구가 어딘지 몰라서 우왕좌왕한 바 있다.
결국 NEIS 사태 해결을 위해 교육에 문외한인 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이 나서면서 정치적 해법을 찾은 것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한 교육계 인사는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예민해진 청와대가 전교조의 연가투쟁을 막는 데만 급급해 NEIS 합의 이후 발생할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NEIS는 교육문제이지 노동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전교조의 연가투쟁을 노동문제로 인식했다는 것은, 전교조와의 합의 직전인 5월25일 윤부총리가 대통령 산하 노사개혁 전략기획팀장인 박태주씨로부터 협상안에 대한 최종통보를 받았다는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결국 NEIS를 둘러싼 교육계의 혼란은 청와대의 과잉개입과 윤부총리의 청와대 눈치보기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교육혁신위원회’(이하 교육혁신위) 출범 과정에서도 지나치게 독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재희 청와대 정책관리비서관, 이종태 전 교육개발원 기획조정팀장 등으로 구성된 교육혁신위 추진단은 6월 초 국무회의에 위원회 구성 관련 최종안을 상정해 6월 중순 교육혁신위를 공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조차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는 데다, 한국교총이 위원회 참여를 거부할 태세여서 또 다른 교육계의 갈등과 대립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윤부총리에게는 잔인한 6월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