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인간지사라지만, 엊그제 100년 정당을 표방하던 그들이 서로 등에 칼을 꽂을 듯 거친 언사를 주고받는 모습은 아름답지 않다. 그들은 말한다. 탈당은 국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어떤 이는 이렇게 되물을 것이다.
“통합을 얘기하면서 왜 거꾸로 탈당을 하는가? 남은 자와 떠난 자 가운데 누가 참여정부의 공과에 책임을 질 것인가?”
또 어떤 이는 이 종잡을 수 없는 정치행보의 어디에 국민의 뜻이 숨어 있는지 궁금증을 표할지도 모르겠다.
통합은, 더욱이 대통합은 민심에서 출발해야 한다. 민심이 인정하는 가치라야 명분이 된다. 힘이 생긴다. 새 옷을 입고 나타나면 국민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계산은 지극히 치졸하고 정략적이다. 이런 사고로는 통합의 물꼬를 찾을 수 없다. 계산된 가면극을 보고 감동할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합은 참회와 반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당사를 나선 그들의 다음 행보는 노 대통령을 ‘때리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야 차별화가 가능하니까. 그래야 집을 박차고 나선 명분도 생길 테니까.
인기도 없고, 레임덕을 눈앞에 둔 대통령은 살아 있지만 죽은 권력이다. 때리면 맞을 수밖에 없다. 그게 퇴임을 앞둔 대통령의 운명이다. 노 대통령에게 ‘독박’을 씌운 그들은 2003년 말에 그랬듯, 이젠 1000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설 태세다.
이런 혼란의 와중에 여당의 무책임을, 정략적 발상을 질타해야 할 야당은 대선놀음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그놈의 정당’도 정신없기로는 매한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