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의 폴라리스가 되어 줄게요. 다른 별들은 다 자리를 옮겨도 폴라리스는 늘 그 자리에 있다고 했죠?”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드라마 ‘겨울연가’에 등장하는 폴라리스 목걸이.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 1부가 촘촘히 박힌 폴라리스 목걸이는 요즘 연인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 품목이다.
패션주얼리가 뜨고 있다. 중학생도 이성친구와 만난 지 일주일만 지나면 커플링을 맞추는 시대, 젊음보다 더 화려한 액세서리가 어디 있겠느냐만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요즘 젊은이들의 패션 완성에 귀엽고 독특한 액세서리는 빠질 수 없다. 대학가 등의 패션주얼리 매장에는 앙증맞은 액세서리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젊은 연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신촌에서 만난 최대호씨(22)도 여자친구의 팔찌를 고르기 위해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눈길 끌 만한 걸 고르고 있어요.”
패션주얼리는 심플한 디자인의 14K 18K 커플링이나 팔찌, 목걸이, 귀고리 등이 주요 품목. 몇 천원에서 수십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한 수백종의 액세서리를 갖추고 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1997년 1만8800여개에 이르던 금은소매점(금은방)은 2001년 말 현재 1만2000여개로 줄었다. 이에 반해 로이드, 하우디, 쥬얼리아, 미니골드, 줄리엣, 골드필 등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패션주얼리 시장은 IMF체제 이전 8000억원 정도를 차지하던 것이 지난해 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귀금속 시장 전체 규모가 IMF 이전 수준(4조원)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이는 올해는 1조5000억원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 협회의 한종찬 부장은 “귀금속을 소유하는 이유가 과거에는 환금성을 고려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패션을 완성하는 필수 품목으로 바뀌면서 주 고객층도 젊은 세대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한다. 귀금속이 집 안 깊숙이 보관했다가 커다란 행사 때나 잠깐 빛을 발하던 것에서 ‘늘 착용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이 같은 현상은 국내 보석 시장에도 브랜드가 도입되면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외국에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티파니’ ‘까르띠에’ 등의 명품 보석 브랜드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00당’ 하는 금은방 브랜드가 전부였다.
‘폴라리스 목걸이’로 유명한 ‘골든듀’는 국내 최초의 보석 브랜드. 골든듀는 1989년 설립 당시 ‘당신도 결혼 전에 보석을 가질 수 있다’는 판매전략으로 시작했다. 골든듀의 이상수 과장은 “최근 주얼리 프랜차이즈업이 속속 등장하는 것은 IMF사태로 주춤했던 귀금속 시장을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으로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골든듀는 국내 최초의 주얼리 브랜드지만 14K와 큐빅 대신 18K와 다이아몬드를 사용하고, 20만~30만원에서 수천만원대까지 비교적 가격이 높아 다른 패션주얼리와는 구별된다.
본격적인 패션주얼리 프랜차이즈는 1990년 이랜드그룹을 모기업으로 하는 로이드가 처음. 이후 1992년 쥬얼리아, 1996년 미니골드, 1998년 줄리엣 등이 속속 생겨났고, 최근 2년 사이에는 수십개 업체로 늘어났다. 한국창업개발연구원의 허석진 부장은 “저렴한 가격의 패션주얼리는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에 강한 호소력이 있어 지난 2∼3년간 크게 늘어났다. 이로 인한 과당 경쟁으로 최근엔 오히려 문을 닫는 업체가 생겨날 정도”라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업체마다 다양한 신제품과 특별한 고객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매장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한 후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로 제작되기까지는 일주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쥬얼리아’는 제작 기간을 넘길 경우 가격의 20%를 할인해 주는 납기보상제까지 실시한다. 유학 가는 친구에게 선물할 반지를 맞추기 위해 매장을 찾은 김정아씨(25)는 “날짜를 꼭 지켜야 되기 때문에 믿음이 가는 곳을 찾았다”며 “몸에 지닐 수 있는 액세서리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가장 많은 매장(110개)을 갖고 있는 ‘미니골드’는 지난 3월부터 ‘보라색 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겉과 속이 모두 보라색인 퍼플골드는 KBS 드라마 ‘햇빛사냥’에 출연하는 하지원이 착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80%의 순금과 백금류 원소인 팔라듐을 섞어 만든 퍼플골드는 다른 금과 달리 1만도의 고온 진공 상태에서 만들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로 세공을 해야 할 정도로 높은 강도를 지니고 있다. 가격 또한 순금의 3배 정도.
액세서리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지난 3월 명동의 재팬혼모노타운에 매장을 연 ‘보보스’는 남성 전용 패션주얼리 매장. 그동안은 14K 귀고리, 열쇠고리, 펜던트, 커프스링, 휴대폰줄 등을 인터넷으로만 판매해 왔다. 지난 밸런타인데이에는 귀고리세트 1000세트가 하루에 매진되기도. 홈페이지(www.mybobos.co.kr)에서는 기본 디자인에 고객이 직접 원하는 다른 요소를 추가해 제작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골드필(Goldfill)은 기존 패션주얼리 시장이 청소년과 20∼30대 성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것과 달리 ‘키드 주얼리’라는 컨셉트로 유아와 어린이로 고객의 폭을 넓혔다. 바퀴가 움직이는 자전거와 자동차, 프로펠러가 움직이는 헬리콥터 등 장난감을 연상케 하는 펜던트를 개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패션주얼리가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체 디자인을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둘만의 사랑을 간직하려는 것인데 독특해야죠. 반나절 동안 대학가 주변을 돌며 발품을 팔고서야겨우 찾았어요. 패션주얼리 매장은 많이 생겼는데 디자인은 다 비슷해서...” 남자친구와의 커플링을 마련하기 위해 홍대 앞 작은 액세서리 가게를 찾은 김은영씨(20)의 말이다. 김씨는 꼬인 무늬의 화이트골드에 큐빅이 박힌 반지를 고르며 매우 만족해했다.
대학 4학년인 유주연씨(23)는 국내의 많은 패션주얼리 상품에도 불구하고, 강아지 캐릭터로 유명한 프랑스 제품 ‘아가타’를 애용한다. “14K나 18K가 아닌 은이나 도금 제품이지만 아가타 고유의 디자인이 있잖아요.” 유씨가 수입 브랜드 아가타를 찾는 이유다.
보석전문가 홍성민씨는 “미국산 액세서리나 동종업계의 디자인을 따라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는 일이 시급하다”며 “보석에 대한 장인정신이 없다면 패션주얼리도 금은방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금의 도시’ 이탈리아 비첸차에서 열린 세계 귀금속박람회에 우리 업계가 참여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세계적인 금 홍보기구 ‘월드 골드 카운실’이 마련한 전시회에는 ‘리 골드’ ‘미니골드’ ‘예명지’ 등 국내 3개 업체가 선발되어 참여했다. 세계 1500여 업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전시회에 국내 작품이 소개된 것은 처음 있는 일. 이제서야 겨우 우리 보석 브랜드의 세계 무대 진출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보석 디자이너 예명지씨는 “지금 우리 보석업계는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는 단계에 있다”며 “모방이 아닌 자사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확보한다면 세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드라마 ‘겨울연가’에 등장하는 폴라리스 목걸이.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 1부가 촘촘히 박힌 폴라리스 목걸이는 요즘 연인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 품목이다.
패션주얼리가 뜨고 있다. 중학생도 이성친구와 만난 지 일주일만 지나면 커플링을 맞추는 시대, 젊음보다 더 화려한 액세서리가 어디 있겠느냐만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요즘 젊은이들의 패션 완성에 귀엽고 독특한 액세서리는 빠질 수 없다. 대학가 등의 패션주얼리 매장에는 앙증맞은 액세서리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젊은 연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신촌에서 만난 최대호씨(22)도 여자친구의 팔찌를 고르기 위해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눈길 끌 만한 걸 고르고 있어요.”
패션주얼리는 심플한 디자인의 14K 18K 커플링이나 팔찌, 목걸이, 귀고리 등이 주요 품목. 몇 천원에서 수십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한 수백종의 액세서리를 갖추고 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1997년 1만8800여개에 이르던 금은소매점(금은방)은 2001년 말 현재 1만2000여개로 줄었다. 이에 반해 로이드, 하우디, 쥬얼리아, 미니골드, 줄리엣, 골드필 등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패션주얼리 시장은 IMF체제 이전 8000억원 정도를 차지하던 것이 지난해 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귀금속 시장 전체 규모가 IMF 이전 수준(4조원)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이는 올해는 1조5000억원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 협회의 한종찬 부장은 “귀금속을 소유하는 이유가 과거에는 환금성을 고려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패션을 완성하는 필수 품목으로 바뀌면서 주 고객층도 젊은 세대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한다. 귀금속이 집 안 깊숙이 보관했다가 커다란 행사 때나 잠깐 빛을 발하던 것에서 ‘늘 착용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이 같은 현상은 국내 보석 시장에도 브랜드가 도입되면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외국에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티파니’ ‘까르띠에’ 등의 명품 보석 브랜드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00당’ 하는 금은방 브랜드가 전부였다.
‘폴라리스 목걸이’로 유명한 ‘골든듀’는 국내 최초의 보석 브랜드. 골든듀는 1989년 설립 당시 ‘당신도 결혼 전에 보석을 가질 수 있다’는 판매전략으로 시작했다. 골든듀의 이상수 과장은 “최근 주얼리 프랜차이즈업이 속속 등장하는 것은 IMF사태로 주춤했던 귀금속 시장을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으로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골든듀는 국내 최초의 주얼리 브랜드지만 14K와 큐빅 대신 18K와 다이아몬드를 사용하고, 20만~30만원에서 수천만원대까지 비교적 가격이 높아 다른 패션주얼리와는 구별된다.
본격적인 패션주얼리 프랜차이즈는 1990년 이랜드그룹을 모기업으로 하는 로이드가 처음. 이후 1992년 쥬얼리아, 1996년 미니골드, 1998년 줄리엣 등이 속속 생겨났고, 최근 2년 사이에는 수십개 업체로 늘어났다. 한국창업개발연구원의 허석진 부장은 “저렴한 가격의 패션주얼리는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에 강한 호소력이 있어 지난 2∼3년간 크게 늘어났다. 이로 인한 과당 경쟁으로 최근엔 오히려 문을 닫는 업체가 생겨날 정도”라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업체마다 다양한 신제품과 특별한 고객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매장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한 후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로 제작되기까지는 일주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쥬얼리아’는 제작 기간을 넘길 경우 가격의 20%를 할인해 주는 납기보상제까지 실시한다. 유학 가는 친구에게 선물할 반지를 맞추기 위해 매장을 찾은 김정아씨(25)는 “날짜를 꼭 지켜야 되기 때문에 믿음이 가는 곳을 찾았다”며 “몸에 지닐 수 있는 액세서리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가장 많은 매장(110개)을 갖고 있는 ‘미니골드’는 지난 3월부터 ‘보라색 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겉과 속이 모두 보라색인 퍼플골드는 KBS 드라마 ‘햇빛사냥’에 출연하는 하지원이 착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80%의 순금과 백금류 원소인 팔라듐을 섞어 만든 퍼플골드는 다른 금과 달리 1만도의 고온 진공 상태에서 만들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로 세공을 해야 할 정도로 높은 강도를 지니고 있다. 가격 또한 순금의 3배 정도.
액세서리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지난 3월 명동의 재팬혼모노타운에 매장을 연 ‘보보스’는 남성 전용 패션주얼리 매장. 그동안은 14K 귀고리, 열쇠고리, 펜던트, 커프스링, 휴대폰줄 등을 인터넷으로만 판매해 왔다. 지난 밸런타인데이에는 귀고리세트 1000세트가 하루에 매진되기도. 홈페이지(www.mybobos.co.kr)에서는 기본 디자인에 고객이 직접 원하는 다른 요소를 추가해 제작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골드필(Goldfill)은 기존 패션주얼리 시장이 청소년과 20∼30대 성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것과 달리 ‘키드 주얼리’라는 컨셉트로 유아와 어린이로 고객의 폭을 넓혔다. 바퀴가 움직이는 자전거와 자동차, 프로펠러가 움직이는 헬리콥터 등 장난감을 연상케 하는 펜던트를 개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패션주얼리가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체 디자인을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둘만의 사랑을 간직하려는 것인데 독특해야죠. 반나절 동안 대학가 주변을 돌며 발품을 팔고서야겨우 찾았어요. 패션주얼리 매장은 많이 생겼는데 디자인은 다 비슷해서...” 남자친구와의 커플링을 마련하기 위해 홍대 앞 작은 액세서리 가게를 찾은 김은영씨(20)의 말이다. 김씨는 꼬인 무늬의 화이트골드에 큐빅이 박힌 반지를 고르며 매우 만족해했다.
대학 4학년인 유주연씨(23)는 국내의 많은 패션주얼리 상품에도 불구하고, 강아지 캐릭터로 유명한 프랑스 제품 ‘아가타’를 애용한다. “14K나 18K가 아닌 은이나 도금 제품이지만 아가타 고유의 디자인이 있잖아요.” 유씨가 수입 브랜드 아가타를 찾는 이유다.
보석전문가 홍성민씨는 “미국산 액세서리나 동종업계의 디자인을 따라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는 일이 시급하다”며 “보석에 대한 장인정신이 없다면 패션주얼리도 금은방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금의 도시’ 이탈리아 비첸차에서 열린 세계 귀금속박람회에 우리 업계가 참여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세계적인 금 홍보기구 ‘월드 골드 카운실’이 마련한 전시회에는 ‘리 골드’ ‘미니골드’ ‘예명지’ 등 국내 3개 업체가 선발되어 참여했다. 세계 1500여 업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전시회에 국내 작품이 소개된 것은 처음 있는 일. 이제서야 겨우 우리 보석 브랜드의 세계 무대 진출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보석 디자이너 예명지씨는 “지금 우리 보석업계는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는 단계에 있다”며 “모방이 아닌 자사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확보한다면 세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