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9일 북한의 핵실험 발표가 있던 날,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은 무려 7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1835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93%에 해당하는 1703개에 달했다. 21조5170억원에 이르는 시가총액이 단 하루 만에 허공으로 사라진 것이다. 그만큼 우리 국민은 이번 북한의 행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10월19일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설문에 참여한 네티즌 1만9066명 중 62.4%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일부 수정’ 쪽에 응답한 비율도 23.2%에 이르며, ‘현행 유지’는 14.4%에 지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젊은 네티즌조차 핵실험이 강행된 현 상황에서는 기존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럼에도 10월19일 열린 당·정·청을 대표하는 여권 수뇌부 4인 회동에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지속한다는 합의 내용이 발표됐다. 아마도 포용정책의 상징으로 간주해온 이들 사업의 중단이나 수정이 기존 대북정책의 실패로 인식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정책은 사업이 아니다. 따라서 특정 사업의 중단이 반드시 정부 정책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의 성패는 정책 목표를 달성했느냐의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 지금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참여정부 12대 국정과제의 첫 번째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며, 그 목표는 ‘평화의 제도화’다. 이 정책 목표는 달성됐는가. 과연 그동안 한반도의 평화는 공고해졌는가.
북한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의 문제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만일 답이 ‘그렇다’라면 기존 정책을 유지하면 된다. 그러나 답이 ‘아니다’라면 정책은 수정돼야 한다. 단, 그 답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 해야 한다.
북핵 아랑곳없이 정책 유지 답답한 일
시장과 여론의 반응은 그 답이 무엇인지 일찌감치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정부는 설령 원치 않는 일이더라도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민주적 정부가 해야 할 일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이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일도 아니다. 유엔 회원국으로서, 그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전 세계적인 합의에 동참하는 길이다.
정책 수정이 반드시 정책 기조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조는 유지하면서 전략과 방식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더욱이 정책 환경이 변화했다면 전략과 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환경은 크게 변했다. 핵을 가진 북한은 더 이상 과거의 북한이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만장일치로 대북제재를 결의했고, 북한의 최대 우방인 중국마저도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일 만큼 한반도 환경은 급격히 악화됐다.
포용정책의 기조 자체를 바꾸라는 요구가 대두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 스스로가 국민에게 약속했던 재검토는커녕 기존의 기조, 전략, 방식을 모두 그대로 끌고 가겠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정부가 여론을 거슬러가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지속해야겠다면 그 분명한 근거라도 내놓아야 한다. 즉, 이들 사업의 지속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사업을 지속하면 북한은 2차 핵실험 없이 핵을 폐기할 것인지, 북한으로 넘어가는 현금 용도의 투명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의 근거를 밝혀라. 그리고 인도적 차원의 쌀 지원은 중단하면서 경협은 왜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명확히 내놓아라.
10월19일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설문에 참여한 네티즌 1만9066명 중 62.4%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일부 수정’ 쪽에 응답한 비율도 23.2%에 이르며, ‘현행 유지’는 14.4%에 지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는 젊은 네티즌조차 핵실험이 강행된 현 상황에서는 기존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럼에도 10월19일 열린 당·정·청을 대표하는 여권 수뇌부 4인 회동에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지속한다는 합의 내용이 발표됐다. 아마도 포용정책의 상징으로 간주해온 이들 사업의 중단이나 수정이 기존 대북정책의 실패로 인식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정책은 사업이 아니다. 따라서 특정 사업의 중단이 반드시 정부 정책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의 성패는 정책 목표를 달성했느냐의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 지금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참여정부 12대 국정과제의 첫 번째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며, 그 목표는 ‘평화의 제도화’다. 이 정책 목표는 달성됐는가. 과연 그동안 한반도의 평화는 공고해졌는가.
북한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의 문제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만일 답이 ‘그렇다’라면 기존 정책을 유지하면 된다. 그러나 답이 ‘아니다’라면 정책은 수정돼야 한다. 단, 그 답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 해야 한다.
북핵 아랑곳없이 정책 유지 답답한 일
시장과 여론의 반응은 그 답이 무엇인지 일찌감치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정부는 설령 원치 않는 일이더라도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민주적 정부가 해야 할 일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이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일도 아니다. 유엔 회원국으로서, 그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전 세계적인 합의에 동참하는 길이다.
정책 수정이 반드시 정책 기조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조는 유지하면서 전략과 방식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더욱이 정책 환경이 변화했다면 전략과 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환경은 크게 변했다. 핵을 가진 북한은 더 이상 과거의 북한이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만장일치로 대북제재를 결의했고, 북한의 최대 우방인 중국마저도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일 만큼 한반도 환경은 급격히 악화됐다.
포용정책의 기조 자체를 바꾸라는 요구가 대두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 스스로가 국민에게 약속했던 재검토는커녕 기존의 기조, 전략, 방식을 모두 그대로 끌고 가겠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정부가 여론을 거슬러가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지속해야겠다면 그 분명한 근거라도 내놓아야 한다. 즉, 이들 사업의 지속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사업을 지속하면 북한은 2차 핵실험 없이 핵을 폐기할 것인지, 북한으로 넘어가는 현금 용도의 투명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의 근거를 밝혀라. 그리고 인도적 차원의 쌀 지원은 중단하면서 경협은 왜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명확히 내놓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