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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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의 사자왕, 포효 들어볼까

  •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입력2006-10-25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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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의 사자왕, 포효 들어볼까
    첫 장면을 놓치지 말 것.

    무슨 말이냐고? 1997년 브로드웨이에 모습을 드러낸 뒤 9년째 미국, 영국, 일본 등 8개국 무대를 누비다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하는 뮤지컬 ‘라이온 킹’ 얘기다(10월28일부터 샤롯데 극장).

    프라이드 랜드의 무당인 원숭이 라피키가 모든 백성들을 불러 모은다. 왕 무파사의 대를 이을 아들이 탄생했음을 모두에게 알리기 위해. 무대 전면에 커다란 태양이 떠오른다. 갑자기 나타난 두 마리의 기린이 느릿느릿 가로질러 간다. 객석 통로를 따라 남아프리카의 영양과 새들의 호위를 받으며, 실물과 거의 흡사한 코끼리가 무대 뒤에서부터 천천히 뒤뚱거리며 걸어 들어온다. 무대 위에서는 한 떼의 가젤(영양)들이 배우가 미는 손수레에 붙어 이리저리 뛰놀고 있다. 객석의 웅성거림은 무대 밖에서부터 라피키의 주술적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모여드는 각종 다양한 동물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그 수위를 더해간다….

    이것이 바로 뮤지컬 ‘라이온 킹’의 유명한 첫 장면이다. 초원의 기이한 적막감에서부터 활력 넘치는 동물들의 행렬로 객석을 압도해 버린다. ‘라이온 킹’의 음악은 대부분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들었던 친근한 곡들이다. 뮤지컬 ‘아이다’의 엘튼 존(작곡)과 팀 라이스(작사)가 이 작품에서도 손을 잡았다. 웅장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아프리카 대평원을 무대에 불러들인다.

    명감독 줄리 테이머가 연출한 원작의 획기적인 요소는 마스크를 쓴 배우의 얼굴도 보이는 것, 즉 마스크와 배우 양쪽의 연기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마스크나 인형, 배우의 움직임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서로 공명하여 깊이 있는 연기가 탄생하게 됐다. 일본 극단 시키가 제작해 국내 뮤지컬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바로 그 작품이 모습을 드러낸다. 국내 공연에서는 전원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다. 시키 소속의 한국인 배우 60명과 국내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배우들이 무대에 설 예정이다.



    뮤지컬의 사자왕, 포효 들어볼까
    록그룹 폴리스 출신의 스팅이 400년 전 음유시인으로 등장했다. 프로코피예프 ‘피터와 늑대’의 내레이션으로 참여했고, ‘파바로티와 친구들’ 무대에 올라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그였지만 전방위적인 관심사가 놀라울 따름이다. ‘노란 딱지’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된 이번 음반 ‘미궁으로부터의 노래(Songs From The Labyrinth)’에서 스팅은 엘리자베스 시대의 가객이자 작곡가 존 다울랜드의 작품을 노래한다. 보스니아 출신의 류트 주자 에딘 카라마조프가 스팅의 반주를 맡았는데, 속성으로 배운 스팅의 류트 솜씨가 드러나는 ‘내 주인 윌러비의 귀향을 환영함’이 특히 흥미롭다. 스팅은 1980년 초 다울랜드의 음악을 만났다고 고백한다. 그런 스팅은 2년 전 히트곡 ‘Shape of My Heart’의 작곡가 도미니크 밀러에게서 류트를 선사받았다. 다울랜드는 400년 전의 대중가수가 분명했던가. 타임머신을 타고 시대를 초월해 조우한 두 인물은 비범한 음악적 감수성을 나누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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