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스 리조트 사얀의 메인 풀장.
포시즌스 리조트 짐바란 베이
고운 해변, 청량한 바다 내음, 오래된 나무는 짐바란 베이를 나타내는 대표적 수사다. 이곳에서는 맑고 깨끗한 공기 때문에라도 깊은 호흡을 하게 된다. 리조트는 바다를 끼고 있는 원숙하고 거대한 정원 같다. 50만평. 일산 호수공원의 2배에 이르는 드넓은 땅에는 키 큰 열대 관목이 자라고 뿌리 깊은 나무들이 깊은 그늘을 만든다. 1993년 리조트가 개장한 이후 훌쩍 커버린 꽃과 나무를 돌보는 사람들은 매년 늘어나 현재 80여 명에 달한다. 물 주고 가지 치는 정원사들은 1년 내내 바쁘다.
우아한 리조트 내 밀림에는 147채의 빌라가 있다. 빌라는 짐바란 만을 마주 보고 있다. 볕 좋은 날 풀장에 몸을 담그고 만 쪽을 바라보면 바다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발리의 바다는 보라카이의 그것처럼 눈부시지 않지만, 쨍한 바다나 탁한 바다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기는 마찬가지다. 빌라에서 해변에 이르는 산책로는 강한 여운을 남긴다. 3분만 걸어도 등줄기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덥지만, 마음은 덥지 않다. 눈으로 가득 들어오는 꽃과 나무 덕분이다. 만약 포시즌스 리조트가 이제 막 손님을 받기 시작한 신생 리조트였다면 그곳에서는 진한 숲의 향기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매일 아침 튼튼한 목청으로 이방인을 깨우는 새 가족도 없었을 것이다.
포시즌스 리조트는 스파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한다. 방대한 규모의 이곳 리조트는 스파 시설에 많은 공간을 할애한다. 모로코풍의 커다란 항아리, 열대 꽃과 향초로 장식된 로열 스파 스위트는 고급스럽고 고혹적인 분위기다. 손님 한 명에는 두 명의 마사지사가 붙는다. 2인 1조로 팀을 이룬 이들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듀엣처럼 완벽한 호흡으로 상체와 하체, 팔과 다리, 손바닥과 발바닥 등 대비를 이루는 신체의 구석구석을 동시에 매만진다. 마사지 시간은 아마추어 선수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 기록에 맞먹는 3~4시간이다. 바다 소금 보디 스크럽, 미역 보디팩, 레인 샤워 프로그램 등이 이어지는데, 재료 대부분이 바다에서 채취한 것이라 눈을 감고 누워 있으면 바다 냄새가 난다.
서핑을 즐기는 관광객.
쿠킹 클래스는 짐바란 베이가 제공하는 ‘맛있는’ 액티비티다. 이른 아침 ‘장 보러 가는 것’으로 액티비티는 시작된다. 주방장과 함께 하는 나들이엔 해설이 있어 좋다. 인도네시아 생강인 갈랑갈, 서양 파의 일종인 샬롯, 레몬그라스 등 식재료를 둘러보는 시간이 흥미롭다. 리조트에 돌아온 뒤에는 인도네시아 전통음식을 만든다. 주방장은 칼 사용법, 채 써는 법, 재료 특성, 발리인들의 음식문화에 대해서도 자상하게 설명해준다.
포시즌스 리조트 사얀
짐바란 베이와 8년의 시차를 두고 탄생한 두 번째 포시즌스 리조트는 곳곳에 진화와 혁신, 창의적 디자인을 품고 있다.
압도적인 풍광은 리조트에 들어서자마자 확인된다. 성(城)으로의 입성을 환영하는 리셉션 직원들을 지나 메인 건물로 들어서면 잔잔한 연못이 펼쳐진다. 육상 경기장만큼 큰 연못에는 연꽃이 하늘거리고 찰랑이는 물 위로는 하늘이 반사된다. 리조트가 고지대에 자리한 까닭에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하늘연못에 서 있는 듯 황홀한 배경이 나온다. 한 계단을 내려가 마주하는 풍경 또한 아름답다. 대리석으로 바닥을 깐 원형 레스토랑 옆으로 열대우림이 펼쳐지는데, 메인 건물을 겹겹이 둘러싼 관목들은 건물보다도 키가 크다. 찬란하게 꽃을 피운 벚나무 한 그루에도 마음이 흔들리는데, 거대하고 내밀한 숲의 기운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전통 의상을 입은 발리 여인들(왼쪽). 포시즌스 리조트 짐바란 베이의 원베드룸 빌라 전경.
‘부티크’라는 수사를 붙여도 좋을 만큼 세련된 얼굴의 사얀 리조트는 스파에서도 현대적인 면면을 자랑한다. 투숙객은 메인 빌딩의 스파센터에서 제공하는 발리 전통 마사지는 물론, 야외수영장 옆에 있는 스파 빌리지에서 인도의 전통 치료요법인 수키 다라(Suci Dhara)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사얀의 포시즌스 리조트는 고지에 자리해 녹음을 전망하기에 좋다.
로맨틱 디너는 스파보다 화려하다. 무대는(물론 빌라 내에서도 가능하다) 앞서 소개한 메인 빌딩의 하늘정원. 어둠이 내린 연꽃 정원에 하나의 테이블만 놓여 있고 커플은 그곳에서 2시간에 가까운 풀코스 요리를 맛보게 된다.
또 하나 추천하는 것은 수영장 옆 리버사이드 카페에서 주문해 먹는 피자다. 화덕에서 즉석으로 구운 피자를 선보이는데 잘 익은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 오레가노, 신선한 바질 등을 곁들여 만든 마르게리타 피자는 바삭바삭함과 촉촉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몇 조각을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나무를 땔감으로 하는 화덕을 사용하는 것이 비결인 듯. 거대한 숲을 옆에 두고 있는 아융 테라스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또한 잊을 수 없는 액티비티가 될 것이다. 추천 메뉴는 티핀 박스(Tiffin Box). 아시아의 도시락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선보이는 메뉴로 중국식 찬합에 불고기, 아스파라거스로 맛을 낸 대하, 각종 채소와 밥이 담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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