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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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사전|와인 상식

  • 입력2006-11-06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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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부 와인

    식후에 마시는 스위트한 고급 디저트 와인 중 하나. 원료는 수분이 빠지는 병에 걸린 귀부(貴腐· noble rot) 포도로, 세균에 의한 반응으로 알갱이의 당도가 높아져 달콤하고 복합적인 맛을 지닌 와인이 만들어진다. 프랑스 소테른 지방의 귀부 와인, 헝가리 토카이 지방의 토카이 아추 에쎈시아, 독일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가 3대 귀부 와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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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랑 크뤼(Grand cru)

    프랑스의 보르도, 부르고뉴 등 전통적인 최고급 산지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와인을 생산해내는 포도밭과 그 영지에 등급을 부여해 우수성 및 품질을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 보르도 지방에서는 메독(Medoc), 그라브(Graves), 생떼밀리옹(Saint-Emilion) 지역에 등급 제도가 형성되어 포도원 자체에 등급이 매겨져 있다. 부르고뉴 지방에서는 포도원이 아니라 포도밭에 등급이 매겨져 일급(Premier cru)과 특급(Grand cru) 와인으로 나뉜다.

    글라스(G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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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 잔의 모양은 시음의 전체 단계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와인의 원산지, 품종, 맛의 스타일에 따라 적합한 잔을 골라야 와인 테이스팅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최소한 세 종류의 잔은 갖추는 것이 좋다. 레드 와인을 위한 큰 볼륨의 글라스, 향이 가볍고 차게 마시는 것이 좋은 화이트 와인을 위한 작은 볼륨의 글라스, 수직으로 상승하는 기포의 퍼레이드가 멋진 스파클링 와인을 위한 백합꽃처럼 긴 볼의 글라스. 어떤 경우든 와인 잔은 무색으로 투명하면서도 얇아야 한다. 와인 온도에 변화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와인 잔을 잡을 때 볼이 아니라 다리를 잡는 것이 좋지만,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당도

    대부분의 와인은 포도를 완전 발효시켜서 만들기 때문에 당분이 거의 없어 ‘드라이’하다. 하지만 중간에 발효를 중지하면 당분이 남게 되는데, 적당히 남아 있으면 ‘미디엄 드라이(medium dry)’, 그보다 많이 남으면 ‘미디엄 스위트(medium sweet)’, 아주 많이 남아 있으면 ‘스위트(sweet)’라고 표현한다.

    등급(Classification)

    오랜 역사를 가진 고급 와인의 생산지에서는 각 와인 회사나 생산자에 등급을 매겨 우열을 가리고 품질도 관리한다. 가장 유명한 것은 ‘1855년 등급’으로, 보르도의 메독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세습적 등급이다.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 때 보르도 상공회의소가 만들었다. 1973년 1등급에 ‘샤또 무똥 로실드’가 더해진 것을 빼고는 아직까지 변한 것이 없다. 등급에서 누락된 생산자를 대상으로 ‘부르주아 크뤼’라는 별도의 등급 부여 방식도 행해지고 있다.

    디캔팅(Decanting)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을 통해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개념으로, 호리병처럼 생긴 유리병에 와인을 따르는 행위를 가리킨다. 레드 와인의 경우에는 향을 충분히 발산시키고 맛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또는 보관하는 동안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을 제거하기 위해 디캔팅을 한다. 디캔팅은 누구나 연습하면 잘할 수 있다. ‘신의 물방울’의 주인공 간자키 시즈쿠만큼은 하지 못해도 말이다.^^:;

    떼루아(Terroir)

    포도가 생산된 지역의 기후, 토양 성분, 환경적 분위기, 또는 이 모든 것이 그대로 와인에 전해지는 것을 말한다. 더운 지역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든 와인과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은 느낌이 다른데, 이럴 때 ‘떼루아가 느껴진다’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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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네 꽁띠(Romanee-Conti)

    최고의 부르고뉴 와인으로 꼽히며, ‘로마네 꽁띠’라는 와인바와 레스토랑이 세계 어느 도시에나 있다. 프랑스 혁명기에 ‘공화국 최고의 와인’으로 격찬받은 이 와인은 축구장만한 크기의 작은 포도밭에서 나온다. 1년에 5000병 정도만 생산되며, 가격은 300만원 선이다. 누구나 죽기 전에 한번 마시고 싶어하는 꿈의 와인으로,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이 바로 ‘로마네 꽁띠’가 아닐까. ‘부르고뉴 와인’ 항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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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블 떼기(Label-Off)

    레이블을 수집하는 일은 와인 애호가에게 매우 권장할 만한 취미다. 레이블은 와인을 마실 당시의 감흥을 기억하게도 하지만, 그 자체가 아름다운 예술품이다. 전에는 물에 오랜 시간 담가 벗겨냈지만, 요즘은 거의 대부분 스티커 형태라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넓은 투명 셀로판 테이프를 붙여 벗겨내거나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두는 것도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간적 여유만 있다면 병을 모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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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의 형태(Bottle shape)

    와인 병의 모양은 각 지역에 따라 또는 지역 전통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병의 형태만 봐도 와인의 이력을 짐작할 수 있다. 보르도에서는 어깨가 각진 병이 사용되며, 부르고뉴 지방에서는 부드러운 곡선의 병을 쓴다. 알자스와 독일에서는 길쭉하고 날렵한 플루트 병이 사용된다. 스파클링 와인병은 압력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훨씬 두껍고 묵직하다.

    보관 조건

    와인을 보관할 때 온도 외에도 신경 쓸 요소가 많다. 습도는 가급적 높아야 하고(70% 내외), 조명은 어두워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눕혀 놓아야 한다. 그래야 코르크가 젖어서 산소가 들어가지 않는다. 환한 진열장에 세워 보관하면서 자랑하고 싶겠지만, 그러면 와인을 식초로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보르도(Bordeaux)

    프랑스가 자랑하는 세계적 와인 명산지. ‘보르도는 와인의 여왕, 부르고뉴는 와인의 왕’이라고 한다. 부르고뉴가 ‘왕’의 이름을 얻은 것은 보르도가 오랫동안 영국의 영토였던 탓에 부르고뉴 와인이 먼저 프랑스 왕실에서 사랑받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보르도는 강과 바다가 주는 적합한 기후를 이용해 준수한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생산해낸다. 보르도의 와인은 현재 ‘가장 레드 와인다운 레드 와인’으로 불린다. 포도 재배 품종은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으로 이들 중 두 가지 이상을 섞어 와인을 생산한다. 화이트 와인도 생산하는데,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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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수확하고 40~50일이 경과된 포도로 만드는 보졸레 지역의 와인. 막 수확된 포도의 신선함이 살아 있고 타닌이 적은 레드 와인이라 마시기가 쉽다.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그해 생산된 보졸레 누보를 개봉하는 것으로 돼 있다.

    부르고뉴(Bourgogne)

    보르도와 쌍벽을 이루는 프랑스의 와인 산지. 보르도 와인이 짙은 색에 묵직한 느낌인 데 비해, 부르고뉴 와인은 색상이 밝고 향기가 화려하며 타닌 성분이 적어서 초보자들도 보르도와 부르고뉴를 구별할 수 있다. 재배 품종은 삐노 누아나 가메로, 대개 포도 품종을 섞지 않는다. 대신 이 지역은 포도밭마다 토질 차이가 커서 개성이 다른 풍미의 와인이 만들어진다. 부르고뉴는 보르도와 달리 일반적으로 하나의 밭이 여러 사람들에게 분할되어 있는데, 하나의 밭 주인이 한 사람(법인)인 경우 이를 ‘모노폴’이라고 하며 유명한 고급 와인 ‘로마네 꽁띠’도 모노폴이 소유하고 있다. 이 밭을 소유한 ‘도멘 드 라 로마네꽁띠’(DRC)사는 ‘로마네 꽁띠’ ‘라 타ㅆㅠ’ ‘라 로마네’ 등 유명 포도밭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보르도 와인이 먼저 명성을 얻었지만, 최근 ‘신의 물방울’의 붐을 타고 부르고뉴 와인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메독(Medoc)

    보르도에서 최고급 와인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 메독은 지롱드 강 하류에 걸쳐 있는데, 중간부터 상류까지는 ‘오메독’, 하류는 그냥 ‘메독’이라고 부른다. 최상급 와인은 ‘오메독’에서 많이 난다. 메독에는 약 50개 마을이 있는데, 그중 ‘생떼스테프’ ‘뽀이약’ ‘생쥘리앵’ ‘리스트락’ ‘물리스’ ‘마고’ 등 6개 마을은 ‘오메독’ 대신 마을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이들은 레이블에 ‘오메독’이라고 쓰인 와인보다 개성 있는 스타일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빈티지(Vintage)

    해당 와인을 만드는 데 사용된 포도가 재배 및 수확된 연도를 말한다. 레이블에 2000년이라고 적혀 있으면, 북반구를 기준으로 2000년 6월에 열매가 맺혀 7~8월에 자라고 9~10월에 수확된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매해 기후가 다르면 와인의 품질과 개성이 달라지므로, 전문 와인 평가기관에서는 매해 ‘빈티지 차트’를 만들어 와인 시음에 도움을 준다. 책의 마지막 ‘빈티지 차트’ 참고.

    별표 프랑스어 영어
    A+ Exceptionnelle Extraordinary
    A- ~ A Tres bonne Outstanding/ Excellent
    B ~ B+ Bonne Very good/ Good
    C+ ~ B- Correct Average
    ~C Insuffisante P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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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롱

    ‘샹파뉴’의 명품. 자수성가한 사업가 에메 살롱(Aime Salon)은 유명 레스토랑 막심(Maxim’s)에 개인 테이블과 2명의 전속 요리사까지 둔 미식가였다. 그는 샹파뉴의 메닐(Mesnil) 지방에서 난 샤르도네 포도만 사용해 자신만을 위한 초고급 샹파뉴를 만들어 마셨다. 그러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상업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물론 생산량이 매우 적으며, 1996년 빈티지의 가격은 40만원 내외.

    생산량(Yield)

    주어진 포도밭 면적 대비 생산된 와인의 양. 생산량이 적으면 대개 와인은 농축되므로, 고품질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

    생산자 이름

    프랑스의 경우에는 생산자 이름이 레이블에 ‘Chateau’(주로 보르도 지방에서), ‘Domaine’(주로 부르고뉴, 론, 알자스, 루아르 지방에서), 기타 ‘Clos’ ‘Mas’ ‘Cave’(공동 생산 조합인 경우) 등으로 표현된다. 이탈리아에서는 ‘Castello’ ‘Tenuta’ 등의 단어를 보면 된다. 스페인의 경우에는 ‘Bodegas’ ‘Castillo’ 등을 주로 사용하며, 독일에서는 ‘Weingut’가 가장 대표적인 표현이다. 그밖에 미국과 호주 등 신세계 지역에서는 ‘Winery’ ‘Vineyards’ ‘Cellar’ 등의 단어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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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또 디껨(Chateau d’Yquem)

    보르도의 남동쪽에 있는 소테른(Sauternes) 마을은 곰팡이가 핀 포도로 와인(귀부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확 시기를 훌쩍 넘겨 쪼글쪼글해지고 곰팡이까지 핀 포도로 세계 최정상급의 스위트 와인을 만들어내는 것. 이곳의 최고 와인이 바로 ‘샤또 디껨’으로, 지난 400년간 ‘스위트 와인의 황제’로 불리고 있다. 100년 이상 보관되며, 거위간이나 블루치즈(blue cheese)와 잘 어울린다. 특히 2001년 빈티지의 ‘샤또 디껨’은 ‘와인 스펙테이터’지와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공히 100점 만점을 준 와인으로, 소장 가치가 매우 높다. 가격은 150만원 내외. ‘귀부 와인’ 항목 참조.

    샤또 라뚜르(Chateau Latour)

    보르도 메독 지역의 초우량 와인(생산자). 레이블에 지롱드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해적을 막기 위해 세워진 성채의 탑이 그려져 있다. 몇 번씩 주인이 바뀌면서 엄격한 규율로 명문의 맛을 지키고 있다. ‘5대 샤또’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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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또 라피뜨 로실드(Chateau Lafite-Rothschild)

    보르도 메독 지역의 특급 와인(생산자). 뽀이악에서 1355년 창설됐다. 루이 15세의 애첩인 뽕빠두르 부인이 푹 빠지면서 프랑스 궁전에서 애용됐다고 한다. ‘5대 샤또’중 하나.

    샤또 마고(Chateau Margaux)

    보르도 메독 지역의 특급 와인(생산자). 프랑스 루이 15세의 애인 뒤바리 부인이 사랑한 와인으로 유명하며, 대문호 헤밍웨이도 ‘샤또 마고’에 빠져 영화배우가 된 손녀의 이름을 ‘마고’라고 지었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소설 ‘실락원’에 ‘사랑하는 남녀가 마지막에 마시는 와인’으로 나오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5대 샤또’중 하나.

    샤또 무똥 로실드 (Chateau Mouton-Rothschild)

    보르도 메독 지역의 특급 와인(생산자). 1350년 설립됐으며, 1853년 영국의 실업가 로스차일드가의 아들이 사들였다. 1855년 보르도 메독 와인 등급이 부여될 때 무똥이 2급이 되자 로스차일드가는 엄청난 굴욕감을 느꼈고, 좋은 와인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은 결과 118년 만인 1973년 제1급으로 격상됐다. ‘5대 샤또’중 하나.

    샤또 뻬뜨뤼스(Chateau Petrus)

    보르도의 대표 와인 중 하나. 보르도 북쪽의 작은 마을 뽀므롤에 있는 포도원에서 생산되는데, 1878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최고의 와인에 주는 황금 메달을 수상함으로써 일약 유명세를 탔다. 서울에도 이 이름을 딴 와인바가 있다. 1998년 빈티지처럼 맛과 향이 뛰어난 연도의 와인은 한 병에 무려 200만원을 넘을 정도로 ‘부르는 게 값’이다. 뻬뜨뤼스는 성경에 나오는 ‘베드로’라는 뜻으로, 이 양조장의 초입에 그의 동상이 있다. 레이블에도 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샤또 오브리옹(Chateau Haut-Brion)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 명가 ‘5대 샤또’ 중 유일하게 메독이 아니라 그라브 지역에 위치한 특급 와인(생산자). 나폴레옹 시절, 외상 딸레랑이 좋아해 빈 회의에서 각국 외교관들에게 대접했으며 전후 프랑스 안정에 기여했다고 전해진다. 그라브 지역에 있지만,‘1855 보르도 메독 등급’을 부여할 때 ‘샤또 오브리옹’이 이미 전 유럽에 명성을 떨치고 있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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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블리(Chablis)

    샤블리를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의 총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원래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 있는 화이트 와인 명산지의 이름이다. 샤블리에서는 샤르도네(Chardonnay)라는 포도 품종을 원료로 드라이한 정통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샤블리가 화이트 와인의 명산지가 된 것은 토양 덕분이다. 이 지역은 석회가 반쯤 섞인 백악질 토양을 가지고 있는데, 이 토양은 샤르도네 재배에 가장 적합하다. 와인의 색은 밝은 녹색을 띠는 황금빛이고, 산도가 높으며, 매우 드라이하면서 향이 풍부하다. 바디의 무게감은 중간 정도다. 샤블리의 가격은 대개 3만원에서 20만원 정도로 다양하다. 가장 높은 등급에는 ‘샤블리 그랑 크뤼’라는 글자가 병기된다.

    샹파뉴(Champagne)

    프랑스 북동부의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고급 스파클링(발포) 와인. 샹파뉴 지역의 3가지 특정 포도 품종에서 얻은 와인을 병에 넣어 2차 발효 방식을 통해 생산하는 발포성 와인에만 ‘샹파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쓸 때는 대문자 ‘C’를 적고, 발음은 프랑스 말이므로 ‘샹파뉴’로 제대로 발음하자! 따라서 슈퍼마켓에서 파는 오스카 샴페인은 ‘샹파뉴’가 아니다.

    샹파뉴 따기

    샹파뉴 같은 스파클링 와인은 병이 두껍고 무거운 데다 물에 젖어 있어 미끄러우므로 마개를 따는 일이 쉽지 않다. 더구나 압력이 있어서 언제 마개가 튀어오를지 모른다. 따라서 먼저 아주 차갑게 온도를 맞추고 겉의 물기를 잘 닦은 다음, 마개를 잡고 병-손이 아니라-의 몸체를 돌리면서 마개가 서서히 풀어져 나오도록 한다. 마지막에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아래쪽 방향으로 당겨 마개를 연다. ‘피시~’ 소리가 나면 성공한 것이다. ‘펑!’ 소리가 나도록 따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품위도 없다.

    서빙 온도(Temperature)

    와인 서빙 온도는 보관 때와 또 다르다. 대개 화이트 와인은 12~14℃ 정도, 레드 와인은 14~19℃에서 서빙하는 것이 미감에 좋다. 그러나 아주 달콤한 스위트 와인과 ‘샹파뉴’ 같은 스파클링 와인은 6~8℃의 더 낮은 온도에서 서빙되어야 한다.

    세컨드 와인

    우수한 샤또가 만드는 고급 와인의 원료는 비교적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다. 이에 비해 아직 수령이 충분치 않은 어린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나 같은 밭이라도 질이 좀 떨어지는 곳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세컨드 와인’이라고 한다. 최고의 포도로 만든 고급 와인보다 복합적 풍미가 부족하고, 입 안에서의 여운이 짧은 편이며, 장기 숙성에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우수한 양조 기술로 만들어지는 만큼 결코 2류 와인이 아니며, 특급 와인의 세컨드 와인은 가격도 만만치 않다. ‘샤또 라뚜르’의 세컨드 와인은 ‘레 포르 드 라뚜르’, ‘샤또 라피뜨 로실드’의 세컨드 와인은 ‘카루아드 드 라피뜨’, ‘무똥 로실드’의 세컨드 와인은 ‘쁘띠 무똥’, ‘샤또 마고’의 세컨드 와인은 ‘빠비용 루즈’다.

    소믈리에

    레스토랑에 있는 와인 등 주류의 관리와 서비스를 담당하는 전문가. 와인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므로 소믈리에에게 자신의 기호와 예산을 말한 뒤 와인을 추천받는 것이 좋다. 접대나 데이트 등 와인 예산을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와인 리스트의 희망 가격을 가리키면서 “이 정도의 와인을 달라”고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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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성 와인

    숙성에는 오크통 숙성과 병에 넣은 뒤에 이뤄지는 병 숙성이 있다. 흔히들 와인은 모두 오크통에서 숙성한다고 생각하지만, 소량의 고급 와인만이 오크통 숙성을 거친다. 오크통 속에 담긴 와인은 호흡을 하면서 여러 가지 화학반응을 반복해 깊은 맛과 아름다운 빛깔을 가진 와인으로 변화한다. 숙성용 통의 소재로는 오크가 가장 적당하다고 하지만, 현대에는 화학반응을 인위적으로 관리하기 쉽고 비용도 저렴한 스테인리스 통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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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펙테이터(Spectator)

    미국에서 나오는 세계적 와인 전문 잡지로, 와인 애호가들의 필수품이다. 지난 25년간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고 정평 있는 전문지로 군림해오고 있다. 매호 500여 개의 새로운 와인에 대한 테이스팅 결과 및 와인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기획 기사들이 실린다. 5, 6, 9, 10, 11월에는 15일과 말일에 각 한 권씩, 나머지 달에는 매월 말일에 한 권씩 발행되므로 1년에 총 17권이 나온다. 특히 매년 말이면 그해의 ‘100대 와인’을 발표한다. 품질 대비 가격이 좋은 비율로 와인을 선정해 점수와 등수를 매기는데, 와인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도 구독할 수 있다.

    아이스바인(Eiswein)

    주로 독일에서 언 포도를 수확, 압착해서 만든 와인. 포도 껍질의 수분이 얼고, 껍질 안은 당분이 높아져 당도 높은 와인이 만들어진다.

    알코올 강화 와인(Fortified wine)

    와인을 양조할 때 고순도 알코올을 첨가시킨 와인. 알코올 도수가 높아서, 보통 15~20%의 고알코올 와인이 된다. 드라이한 맛이라면 식전주(아페리티프)로, 달콤하다면 식후주(디저트)로 마신다.

    에티켓

    와인의 레이블을 에티켓이라고도 한다. 와인숍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와인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이 바로 에티켓이다. 에티켓은 원래 공식적인 만찬 등에서 자리 배치를 적은 종이를 말했는데, 예의란 말로 확대되어 쓰이게 됐다. 프랑스의 최상급 와인 에티켓에는 AOC라는 산지명 표지가 기재된다.

    5대 샤또

    ‘와인의 여왕’(‘와인의 왕’은 부르고뉴) 보르도 와인 중에서도 최고의 1등급(Premier Cru) 우량 와인을 만들어내는 5개 생산자를 말한다. 4개의 샤또는 메독 지역의 ‘라피뜨’ ‘라뚜르’ ‘무똥’ ‘마고’이며, 1개는 그라브 지역에 있는 ‘오브리옹’. 이 와인들을 한 모금이라도 마셔봤다면 그 자체를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각 항목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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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퍼스 원(Opus One)

    미국이 자랑하는 최고 와인 중 하나. 보르도의 특급 와인을 만드는 ‘무똥 로실드’가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명장 로버트 몬다비와 손잡고 만든 명품이다. 2002년 빈티지 가격이 50만원 내외.

    온도

    와인 보관의 최적 온도는 12~13℃! 그러나 와인 전용 셀러가 없다면 이 온도를 늘 유지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20℃까지는 무난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나쁜 것은 온도 변화가 심한 것. 일정한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와인 시장

    한국의 수입와인 시장 점유율은 프랑스-칠레-미국-호주-이탈리아 순서. 프랑스 와인은 전통적인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미국과 칠레가 2위를, 호주와 이탈리아가 4위를 다투고 있다. 미국 와인은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올랐고, 칠레 와인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약간 단순한 듯하며, 호주 와인은 제2의 약진을 시작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무섭게 프랑스를 추격하고 있다.

    와인 평론가(Wine Critics)

    와인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와인과 그 관련 분야를 비평하고 평가함으로써 안내자 역할을 하는 사람. 전 세계 각 와인의 최신 경향을 소개하고, 최근 사건에 대해 평론하며, 세계 와인 산지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시음해 그 결과를 미디어에 기고한다. 세계적 수준의 평론가로는 단연 미국의 로버트 파커, 오즈 클라크가 꼽히며 영국의 잔시스 로빈슨, 휴 존슨, 마이클 브로드벤트, 톰 스티븐슨과 프랑스의 미쉘 베탄느, 호주의 제임스 할리데이 등도 유명하다.

    원산지명(Appellation)

    오랜 와인 역사를 지닌 유럽 각국에서는 생산 지역의 기후 및 토양에 대한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적합한 품종을 정한 뒤, 와인 생산에 관한 규정을 제정해 규제하고 있다. 그래야 해당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지닌 와인을 생산하고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고(Margaux), 샤블리(Chablis), 바롤로(Barolo), 리오하(Rioja) 등은 모두 원산지 이름으로 레이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와인사전|와인 상식
    이름

    레이블에 쓰여진 와인 이름은 ‘산지’ ‘포도 품종’ ‘양조장(샤또 혹은 생산자)’ ‘브랜드명’ ‘애칭’ 등이다. 예를 들어 ‘샤블리’ ‘로마네 생비방’ ‘끼안띠’ 등은 원산지명이고,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메를로’ 등은 포도 품종명, ‘샤또’가 붙은 것은 생산자명, ‘돔뻬리뇽’ 같은 것은 ‘샹파뉴’의 개발자 이름이 와인명이 된 것이다.

    진화(Life cycle)

    와인은 사람처럼 ‘살아 있기에’ 진화한다. 그래서 향과 맛이 최절정일 때가 지나면 질이 떨어진다. 청춘기의 와인은 신선하고 풋풋한 향과 미감을 지니면서 강하고 거칠 수 있다. 완숙기에는 균형 잡힌 성숙한 향과 미감을 느낄 수 있고, 퇴색기에는 힘을 잃은 피곤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향과 미감이 풀어진다. 따라서 ‘장기 숙성용’의 고급 와인은 적어도 10년 이상 지난 뒤 열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와인은 구입하는 대로 빨리 마시는 것이 좋다.

    코르크

    코르크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지에서 자라는 참나무 껍질로 만든다. 코르크 길이는 3~6cm인데, 장기 숙성형 고급 와인에는 5.5cm 이상의 긴 코르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엔 플라스틱 마개도 많이 쓰이며, 코르크처럼 스크루로 연다.

    크리스탈

    19세기 말 샹파뉴를 매우 사랑한 러시아 황제 알렉상드르 2세는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샴페인을 생산하라고 명한다. 황제의 명을 받들어 프랑스의 샹파뉴 양조자인 루이 뢰데레(Louis Roederer)는 ‘황제용 크리스탈 샹파뉴’를 특별히 제작한다. 지금은 샐러리맨들도 이 ‘황제용 샹파뉴’를 맛볼 수 있다. 몇 달 허리띠 졸라맬 각오를 한다면 말이다. 1999년 빈티지 가격은 50만원 내외.

    탄산(CO2)

    이산화탄소 함량에 따라 와인을 분류할 수 있다. 혀 끝을 약간 간지럽히는 정도의 미발포성 와인, 사이다나 콜라 정도의 약발포성 와인, 샹파뉴 같은 본격 스파클링 와인 등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도 이렇게 주문하면 된다. “약한 발포성 와인 있을까요?”

    필록세라(Phylloxera)

    19세기 말 미국에서 건너와 유럽의 포도밭을 황폐화한 작은 곤충. ‘포도나무 뿌리 진딧물’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이 벌레가 나무의 뿌리를 갉아먹어 포도나무를 고사시켰다. 지금까지도 이 해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유럽의 포도나무에 면역력이 강한 미국계 나무의 뿌리를 접붙여 재배한다. 그러므로 순수한 유럽 포도나무는 현재 남미에만 있다.

    하우스 와인

    원래 유럽 등 와인 대량 소비국의 각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기본 와인을 말한다. 물론 유료다. 잔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낮에 또는 혼자 마실 때 더없이 편리하다. 대개 가격 대비 품질이 최적인 와인을 선정하므로, 하우스 와인의 품질을 보고 레스토랑을 평가하기도 한다. 서울에서는 보통 한 잔에 8000원에서 1만5000원 정도 한다. 화이트와 레드 와인을 모두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호스트 테이스팅

    소믈리에가 가져온 와인이 주문한 와인이 맞는지, 변질된 와인이 아닌지를 체크하는 최초의 맛보기로, 기본적으로 와인을 주문한 사람이 하게 된다. 레이블 확인→코르크에 새겨진 와인명과 빈티지 확인→테이스팅→승낙 순서이며, 불쾌한 맛이 난다면 소믈리에에게 확인을 부탁한다.

    세계 최고 와인인 로마네 꽁띠가 나오는 포도밭 전경. 토양이 다른 밭과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해 담을 세웠다.

    부르고뉴 지방에서 쓰는 와인 병(왼쪽)과

    보르도에서 쓰는 와인 병 형태.

    소믈리에가 디캔팅 하는 모습.

    샤또 라피뜨 로실드,

    샤또 마고, 샤또 무똥 로실드,

    샤또 뻬뜨뤼스의 레이블(위부터).보르도의 국제 와인 엑스포 ‘Vinexpo’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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