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 다가오는 친근한 영웅](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6/07/26/200607260500040_1.jpg)
‘미묘한 삼각관계’
서울 광화문의 흥국생명 지하 2층 일주아트에서 젊은 작가 안정주와 그가 선택한 또 다른 젊은 작가 신창용이 ‘미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신창용의 작품에는 이소룡, 아즈텍 더 얼티미트 맨 같은 영화나 만화에서의 영웅과 자기 자신이 함께 등장한다. 신창용은 날렵한 킥을 날리면서 초인적 힘을 발휘하는 영웅들의 에너지와 정신력에 반한 것 같다. 그리고 그 파워와 킥, 신창용의 작품에 안정주가 다시 반한다. 안정주는 신창용이 그려낸 영웅들의 과장되고 대단한 힘을 현실 속의 어떤 이미지와 소리로 표현한다.
![소리로 다가오는 친근한 영웅](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6/07/26/200607260500040_2.jpg)
우리에게 환상으로 존재하는 영웅은 이들의 공동 전시 속에서 완전히 새롭게 부활한다. 오히려 영웅이 친근한 친구처럼 다가온다. 우리의 현실 행위조차 텅 비어 있는 시청각적 요소로 해체된다. 경쾌한 리듬을 타는 현실은 오히려 비현실적 이미지가 되고, 심지어 낭만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소룡이 ‘아뵤~!’가 아니라 경쾌한 록을 연주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그가 더 이상 이소룡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게 된다. 맥락이 뒤섞이고 키치화된 이미지 속에서, 우리는 지극히 희극적인 어떤 느낌을 갖는다. 그 느낌은 우리에게 재미 이상의 불편함을 준다. 그런데 그 불편함은 어떤 맥락이나 원형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애초부터 존재한 적이 없는 것을 찾기 때문에 우리는 유쾌할 수 없는 것이다. 8월6일까지, 일주아트, 02-2002-7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