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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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출마 오락가락 ‘파문 자초’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6-04-12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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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출마 오락가락 ‘파문 자초’
    “사람을 찾습니다. 강현욱 도지사가 무지막지한 권력의 협박에 의해 납치를 당했는지, 행방불명이 됐습니다.”

    4월6일 전주 시내에 다량으로 뿌려진 전단지 내용의 일부다. 전단지가 뿌려지면서 3일 저녁 이후 모습을 감춘 강현욱 전북도지사가 ‘납치됐다’느니, ‘행방불명됐다’느니 하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시내를 뒤덮었다.

    그 직후 강 지사가 이형규 행정부지사와의 전화를 통해 “무사히 있다”는 사실과 “일주일간의 연가가 끝나는 월요일(10일)에 정상적으로 출근하겠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소문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번 해프닝의 발단을 제공한 사람은 강 지사 본인이다. 강 지사는 잠적하던 당일인 3일 하루 내내 이랬다저랬다 했다. 당초 강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하루 종일 도지사 사무실에서 출마를 원하는 골수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야 했다. 지지자들은 강 지사에게 열린우리당 탈당계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지만 강 지사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5시쯤 강 지사는 탈당 후 출마하겠다는 뜻을 지지자들에게 밝힌 후에야 가까스로 건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강 지사는 다시 불출마 선언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이승우 정무부지사에게 건넨 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지지자들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떠난 것으로 보이지만, 강 지사의 무책임한 행동은 ‘검찰 외압설’ 등 미확인 소문을 확산시키며 일주일 내내 정치권 안팎에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일각에서는 강 지사가 이미 오래전부터 도지사 출마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02년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선거인단 명부를 바꿔치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 지사의 측근인 이모 씨가 2월 항소심에서 원심대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것이 사실상 강 지사의 출마를 좌절시켰다는 것. 그런데도 강 지사가 불출마 선언을 끝까지 고사한 것은 뭔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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