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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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Park 있음에 한국 축구는 즐거워!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06-04-17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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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o Park 있음에 한국 축구는 즐거워!
    2006년 6월, 붉은 태양보다 더 뜨거운 축구전쟁이 벌어진다. 무대는 독일. 혹독한 담금질로 무쇠보다 강해진 태극전사도 출전한다. 수없이 흘린 땀과 눈물로 날을 바짝 세운 박지성, 박주영 ‘Two Park’이 선봉이다.

    화려한 입담과 맛있는 글발로 소문난 동아일보 김화성 스포츠 전문기자. 벌써부터 입이 근질근질하고 손가락이 꿈틀거리는 것을 참지 못해 ‘축구 이바구’를 풀어놓았다.

    2002년 한국 축구는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히딩크가 떠나서였을까? 그 후 한국 축구에 허탈감이 밀려왔다. 허구한 날 실험만 거듭하던 본 프레레는 중도 하차하고 떠났다. 그리고 구세주처럼 아드보카트가 등장했다. 그는 팀 컬러를 바꿔놓았고 ‘어게인 4강’의 희망을 다시 심었다.

    2006년, 국민들은 또다시 거리로 나설 준비를 끝냈다. 중심에는 물론 ‘투 박’이 있다. “한국 축구의 두 복덩어리가 덩굴째 굴러 들어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둘은 여러 모로 닮았다. 공을 알고 찰 뿐 아니라 공간을 창조할 줄 안다. 또한 영리한 멀티플레이어다.

    먼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형 엔진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지성에 대한 저자의 평. “박지성은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데 능숙하다. 움직임이 창조적이다. 상대 수비가 있어야 할 지점에 한발 앞서 지키고 있다가 동료의 앞길을 터준다. 주로 좌우 횡으로 움직인다. 그러다 공간이 생기면 득달같이 골문을 향해 달려든다. 어느 땐 최종 수비수로 변신해 위험한 볼을 걷어내기도 한다.”



    타고난 킬러 박주영은 어떤가. “박주영은 전후방 종으로 움직인다. 허리에선 동료에게 패스를 찔러주며 힘을 아낀다. 공을 물 흐르듯 부드럽고 쉽게 찬다. 쓸데없이 끌거나 드리블을 하지 않는다. 빈 곳을 찾아가는 능력도 탁월하다. 박주영 같은 골잡이가 등장하면 상대 골키퍼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좌우 횡으로 움직이는 박지성과 종으로 움직이는 박주영은 찰떡 콤비다. 옷감을 짜듯 말 그대로 환상 콤비다. 지금까지 한국 축구가 깡과 힘의 ‘군대스리가 축구’였다면, 투 박이 있음으로써 생각하는 ‘분데스리가 축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딱 들어맞는다.

    축구는 공을 몰고 가 상대 골문에 넣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다. 거기에는 수많은 전략과 전술이 숨어 있다. 90분 내내 공과 선수들 사이에 시시각각 전략과 전술이 충돌한다. 날고 기는 고수들의 싸움에서도 4-4-2, 3-5-1, 4-3-3 전술은 유효하다. 그래서 신나고 짜릿하다. 축구에 백두대간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센터라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골키퍼, 수비를 지휘하는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 중원의 지휘자 공격형 미드필더, 최전방 센터포워드의 센터라인이 승부를 가른다.”

    킬러들은 또 어떤가. 느끼한 표정으로 페널티에어리어에서 어슬렁거리다 공이 주위로 오면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움직인다. 슛은 역시 들어가야 맛이다. 프랑스와 스위스를 깰 수 있는 비법도 소개된다. “유럽팀은 중장거리 미사일보다 페널티에어리어 안이나 골에어리어 안에서 짧은 슛으로 득점한다. 세밀한 패스를 통해 득점이 이루어진다. 오른발로 슛을 하는 선수가 많다.”

    이제는 한국 축구가 달라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머리를 쓰는 축구, 신나는 축구, 신들린 축구를 해야 한국 축구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부록 ‘와글와글 2006 독일월드컵’은 꼭 챙길 것. 경기 일정과 관전 포인트가 한눈에 정리돼 있다. ‘대~한 민국, 짝짝짝 짝짝’. 벌써부터 온몸이 근질거린다.

    김화성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332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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