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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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대 1 경쟁 뚫은 교육시민운동 원조

  • 김희균 동아일보 교육생활부 기자 foryou@donga.com

    입력2006-09-18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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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대 1 경쟁 뚫은 교육시민운동 원조
    9월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국제교육진흥원 임시 사무실에 들어서는 김신일(사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내정자의 표정은 밝았다. 대부분 서울대 사범대학 출신인 교육부 간부들에게 둘러싸인 김 내정자는 ‘이제야 제자리를 찾았다’는 듯한 얼굴로 “화합을 통해 불안을 해소하고 희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낙마 이후 25일간의 공백을 깨고 35명의 후보 가운데 발탁된 김 내정자는 교육부총리 인선 때마다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 1941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고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40년 넘게 대학에 재직하면서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회 위원, 대학설립심사위원장 등 교육부 주변의 일을 많이 맡아 교육정책 전반에 밝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한국교육학회 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1993년 ‘교육개혁과 교육자치를 위한 시민회의’ 공동대표와 흥사단 초대 상임대표를 맡으면서 ‘입시에서 아이들을 풀어주자’는 교육 캠페인을 벌여 교육시민운동의 원조라는 평가도 받았다. 교육계에서 신망도 두터워 교원단체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각종 논문과 저술활동 내용을 보면 공교육 내실화와 교육 경쟁력 강화를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학교 다양화, 대학과 사립학교의 자율성 보장, 교육 수월성 확보 및 영재교육 도입 등이 그의 지론이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소신’을 실천하기에는 환경이 결코 녹록지 않다. 평등주의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참여정부에서 그의 운신 폭이 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당장 교육부는 자립형 사립고 확대에 미온적이며, 국제중학교 설립에도 결사반대하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 9월4일 교육부를 통해 발표한 논평에서 “정부의 정책기조와 나의 교육정책적 생각은 기본 방향에서 일치한다. 그래서 발탁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나도 받아들인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해명이 오히려 “코드를 맞추려는 것이냐”라는 우려를 증폭시켰으며, 그는 취임 전부터 상처를 입고 말았다. 여야 모두 9월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교육철학과 정책의지에 대해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열린우리당은 평등주의 교육에 대한 생각을, 한나라당은 평소 소신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어서 ‘공수(攻守)’가 뒤바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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