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6

2006.08.01

우아한 백조 물속에선 발버둥 친다

  •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입력2006-07-31 09:3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우아한 백조 물속에선 발버둥 친다
    발랄한 이미지의 탤런트 이의정이 뇌종양으로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하고 있어 연예계를 비롯해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의정은 6월31일 강원도 원주에서 케이블TV 수퍼액션이 제작하는 TV 영화 ‘가족연애사 2’를 촬영하던 중 심한 두통과 현기증을 호소하다 실신했다. 이의정은 곧바로 원주의 한 병원에서 응급치료 후 혈액검사 등을 받았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다는 진단을 받고 퇴원했다. 하지만 퇴원 후 두통이 더 심해지고 왼쪽 팔에 마비 증세가 오는 등 건강이 악화돼 서울로 돌아온 뒤 대형 병원에 입원, 검사를 받고 뇌에 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종양이 악성인지, 양성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특수염색체 검사 등 정밀검사를 받은 이의정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항암 치료를 위해 삭발을 하는 등 투병 준비에 들어갔다. 7월12일 항암 치료를 위한 기본적인 시술을 받은 이의정은 13일부터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7월 말에는 수술 여부도 가려질 전망이다.

    이의정은 이처럼 힘든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아 팬과 연예 관계자들을 더욱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병세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이의정은 항상 웃는 얼굴로 “금방 완치돼 건강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겠다”고 말한다. 15일에는 ‘가족연애사 2’ 촬영 현장에 복귀하기도 했다. 몸은 힘들지만 자신으로 인해 중단된 영화의 마무리를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잠시나마 병원을 떠나 촬영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삭발한 머리를 감추기 위해 가발을 쓰고 촬영장에 나온 이의정은 취재진에게 “치료를 잘 받고 있다. 의사 선생님이 금방 나을 거라고 했다. 처음 입원할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촬영에 다시 합류한 이의정은 의욕적으로 촬영에 임했지만 이내 힘에 부친 듯 거친 숨을 내쉬었고 촬영의 상당 부분을 앉아서 해야 했다. 이틀에 걸쳐 아픔을 잊고 촬영에 임한 이의정은 자신의 남은 촬영 분량을 모두 마무리 짓고 치료에 전념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투병 생활에 들어간 것이다.

    이의정의 뇌종양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예활동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 데다 최근 액세서리 사업에 뛰어들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탓에 병을 얻게 된 것이다. 이의정은 연예활동 기간 내내, 그리고 사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항상 밝고 건강한 모습만을 보여줬지만 그 이면엔 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다.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화려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연예인의 화려함 뒤에는 고된 삶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하겠다.



    최근 들어 이의정 외에도 많은 연예인이 힘겨워하고 있다. 배우 남상미는 SBS ‘생방송 인기 연예’ 출연 준비 중 갑작스러운 고열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 불명열이라는 진단을 받고 2주간 병원 신세를 졌다. 가수 백지영 또한 방송 스케줄을 위해 미용실을 가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외에 김희선, 성유리, 황인영, 박화요비 등도 병상에 누워 아픈 몸을 추스른 경험이 있다. 연예인은 화려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그 뒤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노력과 눈물이 숨어 있다. 우아한 백조가 정작 물속에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처럼.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