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5

2006.07.25

괜찮은 성인음반 오랜만이야!

  • 정일서 KBS라디오 PD

    입력2006-07-19 10:4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오랜만에 괜찮은 성인가요 음반이 한 장 나왔다. 여기서 성인가요란 트로트가 아니라 말 그대로 10대 청소년이 아닌 20,30대 이상 성인이 들을 만한 노래라는 뜻이다. 이 음반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10대 청소년이 음반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세력으로 등장한 90년대 이후 이런 류의 성인 취향 음악은 사실상 맥이 끊기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선우정아의 데뷔앨범 ‘Masstige‘는 팝과 재즈의 중간지대를 유려하게 흘러간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대중성의 끈을 놓지 않는다. 첫 곡 ‘오늘도 누군가‘는 처음 듣는 이들의 귀를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곡을 들으며 신촌블루스를 떠올렸다. 그만큼 그녀의 목소리는 한영애나 정경화로 대표되는, 이른바 신촌블루스 풍의 보컬 스타일과 많이 닮아 있다. 또 많은 힙합 가수들과의 공동작업으로 독특한 음색을 선보이면서 마니아 층을 확보한 정인의 목소리와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허스키하면서도 시원스럽게 내지르는 맛이 그만이다.

    이어지는 곡 ‘순수‘는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요즘 각광받는 작곡가 중 한 명인 전해성의 작품으로, 가요계의 소문난 재주꾼 하림이 하모니카 연주로 참여했다. 잔잔한 발라드인 ‘순수‘는 여름 지나 가을이 오고 날이 선선해지면 더욱 인기를 끌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Lovely devi‘은 경쾌한 브라스 사운드가 귀에 쏙 들어온다. 마치 햇살 좋은 날 외출을 권하는 듯한 뮤지컬 스타일의 곡이다.

    모두 열두 곡이 수록된 앨범은 발라드에서 끈끈한 블루스, 상큼한 모던록 풍의 곡까지 지루할 겨를 없이 귀를 자극한다. 이중 아홉 곡이 선우정아 자신의 곡이라고 하니, 이 준비된 신인은 벌써 송라이터로서의 면모까지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아주 오랜만에 등장한 될 성싶은 기대주다.



    음악 칼럼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