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2

2006.07.04

당뇨병 환자 절반, 자신이 환자인지 몰라

  • 김성래 가톨릭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입력2006-06-28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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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 환자 절반, 자신이 환자인지 몰라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당뇨버스’.

    식생활의 변화, 수명 연장, 활동량 감소 등으로 국내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환자 수는 현재 약 400만~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당뇨병은 혈액 속에 포함되어 있는 포도당인 혈당이 높아지는 병이다. 우리 몸의 연료가 되는 영양소인 포도당이 잘 소비되려면 인슐린(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돼야 하는데, 인슐린 분비 장애 또는 인슐린 저항성(비만이나 그밖의 이유로 인해인슐린의 양은 충분한데 우리 몸의 인슐린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면 혈당이 높아진다.

    당뇨병은 혈당 수치가 아주 높지 않으면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해서 치료를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목표는 적정 혈당을 유지하고,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뇨병 환자의 절반 가량이 자신이 환자인지도 모르는 것으로 알려져 건강검진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당뇨병은 발병률이 높다. 가족 중 당뇨병 환자가 있거나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위험군에 속하므로 정기적인 혈당검사가 필요하다. 당뇨병이 잘 관리되지 못할 경우 합병증은 매우 다양하고 결과 또한 좋지 않다.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히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생길 수 있고, 뇌경색도 흔하다. 망막증이 진행하면 실명하기도 하고, 신장 기능이 나빠져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 수술을 해야 하기도 한다. 족부에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고 썩어 들어가 절단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손발이 저리고 시린 말초 신경병증도 흔히 동반된다.

    합병증을 막으려면 식사 및 운동요법이 동반된 혈당관리가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에겐 적정한 혈당관리를 위해 자가 혈당측정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하루 1~2회 혈당검사가 필요하다. 혈당검사는 매 식사 전과 후 2시간, 그리고 취침 전에 측정할 수 있다. 매일 측정해도 아침 공복 시 혈당만 측정하기보다 여러 시간대의 혈당을 고루 측정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이 잘 관리되는지, 합병증이 생기지 않을 것인지는 자가 혈당측정 외에 병원에서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아보면 알 수 있다. 우리 몸의 적혈구에는 혈색소(헤모글로빈)라는,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이 있다. 그런데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아 혈당이 올라간 채로 2개월 정도 지나면 포도당의 일부가 혈색소와 결합해 혈색소를 당화혈색소로 바꾸게 된다.

    당화혈색소를 측정하면 측정 이전 6~12주에 걸친 혈당 수치를 알 수 있다. 헤모글로빈 중에서 당화된 부분은 적혈구가 포도당에 노출된 기간과 혈액 내 포도당 농도에 의해 결정되기
    당뇨병 환자 절반, 자신이 환자인지 몰라
    때문에 측정 시점보다 수주 전 기간의 평균 혈당을 반영한다.

    많은 임상연구에서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은 당화혈색소와 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은 1년에 3~4회 당화혈색소를 측정해 혈당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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