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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의 ‘프리즘으로 본 세상’

民心 공포증 … 이긴 자의 불안

民心 공포증 … 이긴 자의 불안

“국민이 보내준 지지가 놀라움을 넘어 두렵다고 느꼈다.” (박근혜 대표) “무서운 국민들이 이번에 한나라당의 고름, 한나라당의 허물을 빨고 덮어주었다고 생각한다.”(전여옥 의원)

한나라당이 몸을 바짝 낮췄다. 5·31 지방선거에서의 압승을 과분히 여기는 듯하다. 사실 그렇다. ‘박근혜의 피’가 ‘싹쓸이’에 크게 일조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실망에 따른 반사이익까지 한껏 누렸으니 ‘표정 관리’가 단시일에 그칠 것 같지도 않다.

한나라당이 창당 이래 이처럼 국민 앞에 납작 엎드린 시늉이라도 한 적이 있었던가. 하지만 착각은 금물이다. 지지할 데가 마뜩찮아 한나라당 쪽에 표를 던진 사람들도 많다. 특히 한나라당의 텃밭에선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정책을 가진 선량조차 ‘피바람’에 실려 날아가버린 예도 적지 않다. 그러니 압도적 지지가 놀라움을 넘어 두려울 수밖에….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말없이 요구하고 있다. 목숨 걸고 대선 전쟁에 나가 앞장서서 싸우라고 말이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말 한번 잘한다. 두 번에 걸친 대선 패배는 한나라당엔 아픈 기억이다. 그러나 모든 일엔 순서가 있는 법. ‘국민과의 약속’부터 지키는 게 도리다. 더욱이 ‘싹쓸이 멤버’ 중엔 그저 바람결에 묻어간 ‘함량 미달’들도 없지 않다. 미달한 함량부터 채워야 한다. 전심전력을 다해 민생정치를 하다 보면 정권 재창출은 그냥 따라온다. 그것이 정말 국민에게 보은하는 길이다. 민심은 천심이므로.



이래서 ‘철밥통’ 소리를 들어도 싸다. 시간외수당을 타내려고, 퇴근한 뒤 밤에 다시 ‘출근’해 카드인식기에 퇴근기록을 허위로 입력한 공무원들 말이다. 23개 지자체 직원들이 이런 방법으로 빼돌린 혈세가 2004년 상반기에만 952억여 원이라니 좀처럼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물론 모든 공무원이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출퇴근 기록 조작이 무척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4월 한 경찰관은 기자에게 “일부 경찰서 직원들이 시간외수당을 타먹기 위해 퇴근기록을 조작하고 있다”고 귀띔해준 적이 있다. 현장을 잡기가 쉽지 않아 기사화하지는 못했지만, 제보한 경찰관조차 개탄할 정도였다.

근로기준법상 시간외수당은 초과근무나 야간근무를 할 때만 지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퇴근한 동료직원들이 몰아주고 간 근무카드 수십 수백 장을 카드인식 시스템에 대리로 입력시킨 당직자는 시간외근무를 한 건가, 하지 않은 것인가.



주간동아 539호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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