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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세녹스에 비싼 차 골골

연료계 이상으로 엔진 부조 현상 … 유가 고공 행진 찾는 사람 급증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값싼 세녹스에 비싼 차 골골

값싼 세녹스에 비싼 차 골골

휘발유값이 치솟으면서 정부의 단속에도 세녹스를 찾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경기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에서 D카센터를 운영하는 윤영진 씨는 최근 이해할 수 없는 자가 운전자의 사례를 접했다. 3월 말 한 점잖은 신사가 다이내스티를 몰고 자신의 카센터에 와서 “차가 이상하다”며 봐달라고 했다. 차는 엔진이 푸드득푸드득 소리를 내면서 금방 꺼질 것 같은 상태였다. 엔진 부조(不調)였다. 이는 연료계의 문제 때문에 엔진 연소실 내부에 분사되는 연료량이 적절하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다.

윤 씨는 신사에게 이를 설명한 뒤 “최근에 휘발유가 아닌 다른 연료를 사용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머뭇거리던 신사는 “길거리에서 파는 세녹스가 휘발유보다 저렴해 이용한 적이 있다”고 했다. 결국 세녹스가 문제였던 셈이다. 윤 씨는 “연료 필터와 연료 펌프, 인젝터 등을 교체하는 데 100만원 정도 받았다”면서 “비싼 중형 승용차를 모는 사람이 휘발유 값 몇 푼 아끼려고 세녹스를 이용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길거리 제품은 가짜 휘발유”

경기 부천시 오정구에서 H카센터를 운영하는 윤용환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윤 씨는 “1년 전 연료탱크에 세녹스를 가득 넣은 적이 있다는 쏘나타 운전자가 최근 엔진 부조 현상으로 찾아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이어 “최근 카센터를 운영하는 동료 몇 명에게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문제는 ‘주간동아’가 예견한 일이다. ‘주간동아’는 377호(2003년 3월27일자) ‘세녹스 열풍, 그리고 함정’이라는 기사에서 자동차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세녹스를 장기간 사용하면 세녹스에 포함돼 있는 알코올 성분이 연료 파이프 등 연료계의 부식 방지를 위해 도금해놓은 니켈이나 크롬을 용해하고, 결국 그 찌꺼기가 엔진에 들어감으로써 치명적인 결함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의 사례를 통해 ‘주간동아’의 경고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세녹스는 불법으로 유통·판매되는 유사 석유의 한 종류로, 정부가 단속을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유가의 고공 행진으로 휘발유값이 치솟으면서 값싼 세녹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세녹스 판매상 입장에서는 단속에 걸려도 100만~200만원의 벌금만 물면 되는데, 목 좋은 곳에서는 월 매출 5000만원은 무난히 달성하기 때문에 근절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세녹스 자체도 문제지만 요즘 판매되고 있는 세녹스는 이름만 세녹스일 뿐이고, 실제는 세녹스보다 더 못한 가짜 휘발유”라고 지적했다.

세녹스는 원래 솔벤트, 톨루엔, 메틸알코올을 각각 60 대 30 대 10의 비율로 섞어 만든 연료첨가제로 출시됐다. 그러나 제조업체 측에서 휘발유에 40%까지 섞어 써도 좋다는 환경부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일부 소비자들은 아예 휘발유 대신 세녹스만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산업자원부는 뒤늦게 “세녹스가 유사 석유제품”이라며 업체 대표 등을 고발했고, 대법원은 올 1월 확정판결을 통해 산자부 손을 들어주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알고 보면 세녹스란 가짜 휘발유 업자들의 제조 기법대로 만들어 연료첨가제로 허가를 신청한 것인데, 자동차에 무지한 환경부가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 효과가 있다는 얘기만 듣고 덜컥 허가를 내준 게 오늘의 문제를 일으킨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주간동아 533호 (p56~56)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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