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0

2003.04.17

흑 3·5 묘수 놓쳐 뼈아픈 패배

김승준 8단(흑) : 안조영 7단(백)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3-04-10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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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 3·5 묘수 놓쳐 뼈아픈 패배
    연일 계속되는 ‘스텔스 폭격기’ 이세돌의 반상 공습이 바둑계를 ‘충격과 공포’로 전율케 하고 있다. 목표는 ‘빅3(이창호-조훈현-유창혁 9단) 무력화’. 2주 전 제7회 LG배 결승에서 일인자 이창호 9단을 3대 1로 격추해 세계를 놀라게 하더니(이 우승으로 이세돌은 3단에서 일약 6단으로 세 계단 특진했다), 그 여세를 몰아 이번엔 기수를 유창혁 9단을 향해 돌렸다. 유창혁 9단과의 싸움터는 제2기 KT배 마스터스 프로기전 결승. 기풍 면에서 유창혁 9단은 이세돌 6단과 같은 과(科)인 공격바둑. 반면 이창호 9단은 ‘수비형 방패바둑’ 스타일이었다. 과연 창과 창의 대결에선 어떤 결과가 날 것인가. 이창호-이세돌 전 못지않게 주목받는 한판 승부다(이에 대한 소개는 마감 일정상 다음주로 미룬다).

    오늘 소개하는 바둑은 제8회 LG배 국내 예선 결승 김승준 8단 대 안조영 7단 판. LG배라면 바로 이세돌 6단이 이창호 9단을 꺾고 새 챔피언으로 등극한 ‘꿈의 무대’다. 김승준 8단이나 안조영 7단은 이세돌 6단의 바로 위 선배로 한때 기대를 한몸에 받기도 했으나 이창호의 벽을 넘지 못하고 후배 이세돌에게 추월당한 처지. 때가 때인 만큼 이 한판에 임하는 심정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흑 3·5 묘수 놓쳐 뼈아픈 패배
    그런 심적 부담이 지나쳐서일까. 아니면 형세를 낙관해서인가. 김승준 8단이 흑1로 두어 백2를 초래, 좌하귀 흑 의 뒷맛을 순순히 포기했다. 평소의 ‘송곳날’ 김 8단 같았으면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라 관전객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를 보자. 이곳은 흑1로 두어 상대가 백2로 약점을 보강하면 흑3·5의 묘수로 살 수 있는 자리였다(흑3·5의 맥점은 실전에서 자주 나올 수 있는 수이므로 꼭 기억해두시길). 279수 끝, 백 3집 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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