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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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네 가지 성공조건

  • 양병무 / 인간개발연구원 원장

    입력2003-04-10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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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의 네 가지 성공조건
    개혁.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개혁이란 할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그러나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혁명은 기존의 것 일체를 부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나타날 경우 그냥 제거하면 된다. 반면 개혁은 기득권 세력을 인정하면서도 이들과의 싸움을 통해 혁신을 꾀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우리 역사에서도 개혁이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조선 중종 때 조광조의 개혁정치는 처음에 바람을 일으키며 왕의 절대적인 신임 속에서 파죽지세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직면해 뜻을 이루지 못한다. 결국 조광조는 왕의 신임을 잃고 유배지에서 사약을 마시고 짧은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김대중(DJ) 정권 때 개혁을 주도했던 모 장관은 “개혁의 의미를 한자로 풀이하면 살아 있는 사람의 피부를 벗기는 고통스러운 작업이다”고 말해 개혁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철저한 목표관리·개혁세력 도덕성 뒷받침돼야

    그동안 여러 정권이 개혁을 외쳐왔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개혁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다. 고도성장 체제에서 고착된 관료주의를 타파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산업사회에서 디지털시대로 진입하면서 리더십의 개혁도 요구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은 세대교체라는 바람을 일으키며 개혁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청와대엔 개혁적 인물을 배치하고 내각은 안정성에 중점을 둠으로써 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개혁의 전도를 밝게 보는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어설픈 개혁은 개혁 피로증을 초래하여 개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수를 늘릴 수도 있다. 정권 초기라서 숨을 죽이고 있으나 언제든 기득권 세력의 반격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 개혁에 성공하려면 목표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목표만 원대하고 실행 프로그램이 정교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즉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개혁은 가슴으로 해서는 안 되고 머리로 해야 한다. 가슴으로 하는 개혁은 시간이 지나면 용두사미가 되기 십상이다. 개혁은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조화를 이룰 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업에서 실시하고 있는 MBO(Management By Objective)를 도입해 목표설정, 실행, 평가, 피드백의 과정을 거쳐 종합적인 계획과 전략 속에서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둘째, 개혁세력의 도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개혁을 추진하면 개혁세력에 대한 반대전선이 형성된다. 이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까지 개혁을 부르짖다가 중도에 낙마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개혁세력의 도덕성이 확립되지 않으면 끊임없이 도전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만큼 개혁을 추진하는 사람에게는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도덕성에 자신이 없으면 개혁 추진세력의 대열에 동참하지 않는 게 지혜로운 처신이다.

    셋째, 소리 없는 개혁이 필요하다. 개혁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단행하는 개혁이 무서운 개혁이며 동시에 성공 가능성도 높다. 누구든 자신이 개혁 대상으로 낙인 찍히면 저항하게 마련이다. 개혁세력의 사명은 어둠을 어둠이라고 말하고 썩은 것을 썩었다고 지적하는 게 아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어둠 가운데서 빛이 되고 썩은 곳에서 소금이 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끝으로 개혁은 정부만 하는 게 아니다. 가정, 기업, 각종 단체, 종교계도 개혁이 필요하다. 세계화·정보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와 틀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살을 깎는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개혁에 대한 냉소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개혁에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끊임없이 개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일본의 품질경쟁력과 중국의 가격경쟁력 사이에 낀 호두깎이(nut-cracker) 신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개혁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하지만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우리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경제를 살리면서 개혁을 이루어야 하기에 개혁 추진세력의 어깨는 그만큼 무겁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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