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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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예술 입히는 ‘환상의 가위손’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3-04-10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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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에 예술 입히는  ‘환상의 가위손’
    식목일이자 프로야구 개막일인 4월5일 낮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야구장에 들어서는 관중들의 시선이 자칭 ‘꽃 행위예술가’ 김주하씨(33)의 공연에 쏠려 있다. 꽃들이 그의 귀신 같은 손놀림에 따라 가지가 쳐지고 다듬어진 뒤 어느 순간 아름다운 꽃다발이 되어 손에 쥐어졌다. 꽃들이 꽃다발로 만들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0초.

    김씨가 대구야구장 앞 광장에서 벌인 이벤트는 일명 플라워 퍼포먼스(꽃 행위예술). 김씨 자신이 붙인 이름이지만 만약 그의 플라워 퍼포먼스를 ‘꽃 쇼’라 말하면 당장 불호령이 떨어진다. “이건 예술이지 상술이 아닙니다.” 그는 팬들 사이에선 ‘왕다발’이란 애칭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꽃다발의 왕’이란 뜻이다. 꽃으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김씨의 플라워 퍼포먼스는 1998년 그가 운영했던 서울 신촌의 자그마한 꽃가게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꽃을 다듬고 꽃다발을 포장하다 이런 과정에 감정을 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죠. 포장지와 꽃을 공중에 날려가며 포장했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바로 이거다 생각하고 꽃집 문을 닫았습니다.”

    김씨는 ‘왕다발’이라는 홈페이지(www.wangdabal.pe.kr)를 통해 홍보에 나섰고 동영상으로 김씨의 공연을 본 공연기획자, 이벤트업체에서 퍼포먼스 공연 의뢰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그는 요즘 대학축제, 프로야구장, 백화점 등에서 공연을 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마술과 음악, 댄스, 꽃 등이 접목된 종합예술의 한 장르로 발전시키고 후배도 키우고 싶습니다.” 김씨의 당찬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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