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1

2006.04.18

거북등에서 보송보송 아기 피부로!

심부 온도 최적화 ‘피레토세라피’로 만성 아토피 탈출 … “가벼운 증상 15일이면 효과”

  • 이윤진 건강전문 라이터 nestra@naver.com

    입력2006-04-12 1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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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등에서 보송보송 아기 피부로!

    강재춘한의원은 심부 온도를 정상으로 되돌려 아토피를 치료한다.

    만성질환을 앓다 보면 어느새 병에 대해 전문가가 돼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아토피)처럼 이렇다 할 특효약이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병원 처방부터 한의학, 대체의학, 각종 민간요법에 이르기까지 아토피에 잘 듣는다는 다양한 방법들이 알려져 있지만 환자 개개인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대부분은 증세가 호전되는 것에 그친다. 그런 만큼 자신에게 맞는 처방을 찾기 위한 아토피 환자들, 환자 부모들의 여정은 어지간한 인내를 갖지 않으면 안 되는 험난함의 연속이다.

    많은 치료법 중에서도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지 않고 체내 면역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한방의 아토피 치료는 각광을 받아왔다. 지금까지 한의학계의 일반적인 이론은 ‘아토피는 장부에 생긴 열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자연히 치료법도 폐 등 오장육부의 열을 내리는 것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강재춘한의원(서울 광진구 광장동, 02-458-2272)의 강재춘 원장은 이와는 정반대의 의견을 제시한다. 아토피는 열이 올라서가 아니라 오히려 뇌를 포함한 오장육부, 즉 심부(深部)의 온도가 저하되면서 생기는 증상이라는 것.

    피부 온도 정상으로 되돌리는 치료

    “장부의 심부 온도와 피부 온도는 시소와 같은 관계인데, 이는 인체의 온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자연의 섭리다. 만약 심부 온도가 내려가면 피부 온도는 올라간다. 이때 피부는 모공을 닫아 땀의 배출을 줄이게 된다. 이것이 아토피가 발병하는 이유이자 염증과 가려움증, 시간이 지나면서 심해지는 피부 각질화와 태선화의 원인이다.” 심부 온도와 피부의 관계에 대한 강 원장의 설명이다.

    강 원장은 이에 대한 근거로 아토피 환자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흰색 피부묘기증을 든다. “대부분의 아토피 환자는 심부 온도가 정상인에 비해 낮다. 이 상태에서 피부가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 수축이 빨리 일어나기 때문에 피부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쉽게 창백해진다. 만약 장부에 열이 많다면 피부 온도도 정상인에 비해 높아야 하는데, 그렇다면 피부가 창백해지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아토피 환자들의 피부 온도를 재보면 정상인들보다 낮게 나타난다. 하루 중 심부 온도가 가장 떨어지는 새벽에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관절이나 귀 등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부위에서 아토피가 심하게 나타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심부 온도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강 원장은 ‘피레토세라피’라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피레토는 라틴어로 ‘열’을 뜻하는데, 아직까지 우리 귀에 낯설게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피레토세라피는 강 원장이 13년간 경희대와 상지대 한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기존 한의학서에다 자신의 독자적인 연구 결과를 더해 발전시킨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피레토세라피는 장부의 기능을 활성화해 최적의 심부 온도를 유지함으로써 장부와 피부 본래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법이다. 따라서 불치병으로 알려진 아토피도 감기와 같은 일과성 질병의 하나에 불과하며,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거북등에서 보송보송 아기 피부로!

    강재춘 원장

    피레토세라피의 치료원리는 간단하다. 심부 온도를 올려주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서 인체가 가진 고유한 면역기능이 활성화된다는 것. 이때 체내의 백혈구와 림프구, 형질세포 등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염증이 제거된다고 한다. 소염제나 진통제, 해열제는 혈액순환량을 줄이고 체온을 떨어뜨려서 해열, 소염, 진통 효과를 내기 때문에 일시적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다.

    신생아 때부터 아토피를 앓은 한진우(5) 군은 얼굴은 물론이고 배, 등, 무릎, 팔, 엉덩이 등에 심한 염증과 함께 거북등 같은 각질화가 진행돼 먹을거리부터 옷, 놀이 환경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자는 동안 심하게 긁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여기저기에 피가 나 있기도 하고, 또래 아이들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신경질이나 칭얼거림도 많았다고 한다. 한 군의 어머니는 “항생제나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것이 불안했지만, 가려워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차마 참으라고 할 수 없어 계속 병원 치료를 받아오던 차에 강재춘한의원을 접하게 됐다”고 한다.

    강 원장이 전하는 한 군에 대한 치료경험이다. “치료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피부 염증이 사라졌다. 딱딱하게 갈라져 있던 피부도 거의 붙어서 손으로 만졌을 때 뻣뻣한 느낌만 들 정도였다. 가려움증도 덜해졌는지 긁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충분히 땀 내면 가려움증 사라져”

    한 군은 한 달간 치료를 받았는데, 환부가 흉터처럼 다른 부위와 피부색의 차이만 보일 뿐 그 외에는 정상 피부로 돌아가 치료를 마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불편 없이 지내고 있다고 한다.

    강 원장의 아토피 치료는 ‘피레토탕’을 기본으로 이뤄진다. ‘흙처럼 부드럽고 탄력 있는 피부와 장부로 되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피래토탕(皮來土湯)이라고도 불리는데, 일반 한약과 달리 효과가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보통 복용 후 2시간 정도가 지나면서부터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 이 탕약은 장부의 기능을 활성화해 최적의 심부 온도를 유지하는 효능을 지녀 저하된 장부의 심부 온도를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심부 온도가 올라가면 자연히 피부 온도가 내려가고 막혔던 땀구멍이 열리면서 땀이 흐르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아토피는 물론이고 피부의 모든 염증과 가려움증에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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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레토탕’의 재료가 되는 약재들(왼쪽). 아토피성 피부염에 걸린 아이 환자.

    피레토탕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 인삼, 갈근, 건강, 산초, 총백을 비롯한 20여 가지 천연 약재를 원료로 한다. 치료기간은 아토피가 나타난 기간과 관계가 있는데, 만성이 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1개월 전후로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강 원장은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가벼운 증상이라면 15일, 보통 2~4개월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치료와 동시에 음식물 섭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강 원장에 따르면 항생제·방부제·색소제 등은 식약청에서 허가한 법적 허용량만 준수하면 시중에 유통할 수 있지만, 이런 성분들은 체내에 흡수됐을 때 장부의 열을 떨어뜨리므로 건강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도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

    아토피 환자들은 열이 오르게 하는 음식을 먹으면 가려움증이 심해진다고 해 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강 원장은 충분히 땀을 내주면 가려움증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는 “고추, 계피, 생강, 마늘 등 열을 내는 음식을 먹었을 때 충분한 운동을 통해 흠뻑 땀을 흘리면 몸도 가뿐해지고 가려움증도 사라져서 상쾌한 기분이 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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