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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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급식사고 5년간 10건 터졌다

식중독 등 사고 명세 자료 입수 … 2001~05년 장병 710명 질병 피해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입력2006-10-11 1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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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급식의 원재료 선정에서부터 검수, 조리, 위생까지 총괄하는 시스템을 갖춰 ‘급식 사고 무풍지대’의 전범(典範)으로 통해온 군에서도 식중독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군부대가 직접 관리하는 일부 식품류에서도 다수의 식중독균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결과는 국방부와 육군종합군수학교가 9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선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른 것이다. 기밀유지를 생명처럼 여기는 군조직의 특성상, 군 급식에 관한 식중독 사고 명세가 외부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최근 5년간 육군에서는 7건의 식중독 및 급식 관련 질병사고가 발생, 613명의 장병이 피해를 입었다. 해군의 경우 1건에 23명, 공군에선 2건에 6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표 참조).

    조직 특성상 사고 내용 공개는 처음

    이를 부대별로 살펴보면, 2001년 12월 육군 쭛쭛사단에서 냉온수기 오염(추정)으로 135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을 필두로, 2002년 12월엔 육군 쭛쭛기갑여단에서 조리위생 불량(추정)으로 6명이 군병원 입실 치료를 받았다. 2003년 3월엔 육군 쭛쭛군단에서 바이러스에 오염(추정)된 어리굴젓에 의해 무려 229명의 집단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고, 같은 해 12월엔 육군 쭛쭛사단에서 민간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시락(추정)으로 인해 25명이 식중독을 앓았다. 특히 2005년 1월 육군 쭛쭛군단에서는 62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그 원인은 올 6월 발생한 사상 최악의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과 같은 노로바이러스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공군의 경우 2002년 2월 쭛쭛전투비행단 장병 15명이 이동식기 오염(추정)으로 식중독을 앓았고, 같은 해 6월 쭛쭛전투비행단에서도 똑같은 원인에 의해 4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2002년 9월 해군 쭛쭛함대(환자 23명)와 같은 해 11월 육군 쭛쭛사단(99명)의 경우, 군당국은 아예 급식 사고의 원인을 추정하지도 못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보건정책팀 관계자는 “급식 관련 질병사고의 원인이 미상이거나 추정인 경우가 많은 것은 그만큼 원인을 밝혀내기 힘들어서다. 6월의 학교급식 식중독 사고 때도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군은 급식 관련 질병사고 발생 시 배식 제한, 식품 검사 강화, 식당 근무자 개인위생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위해도 판단기준에 의한 평가 결과
    등급 위해도 판단 기준 (촌균수, 위해 미생물 검출 여부) 해당 식재료
    A 매우 위험 총균수가 105보다 많고 위해 미생물 검출 닭고기 패티, 두부, 고춧가루
    B 위험 총균수가 102보다 많고 위해 미생물 검출 가공 샐러드
    C 위해도 낮음 총균수가 102보다 많고 위해 미생물 불검출 햄버거빵
    D 위해도 매우 낮음 총균수가 102보다 많고 위해 미생물 불검출 프레스 햄, 소스류


    식중독 및 급식 관련 질병사고 발생 현황
    구분 2001 2002 2003 2004 2005
    건수 인원 건수 인원 건수 인원 건수 인원 건수 인원
    1 135 5 229 2 254 1 19 1 62
    육군 1 135 2 143 2 254 1 19 1 62
    해군 - - 1 23 - - - - - -
    공군 - - 2 63 - - - - - -


    군에서 급식 재료로 사용하는 일부 식품류에서도 위해 미생물이 위험한 수준으로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주간동아’가 입수한 ‘군 식품류 미생물학적 위해도 조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닭고기 패티와 두부, 고춧가루, 가공 샐러드에서 위해도 판단기준에 의한 평가 결과 ‘매우 위험’하거나 ‘위험’한 수준의 위해 미생물이 검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소(이하 ‘원연’)가 육군종합군수학교(이하 ‘종군교’)의 의뢰로 2005년 7월12일 실시한 이 조사와 관련, ‘주간동아’는 ‘군납 식자재에서도 식중독균 검출’이라는 제하의 기사(551호)에서 해당 사실을 확인 보도했으나 구체적인 조사결과 내용은 입수하지 못했다. 이는 당시 원연이 종군교와 맺은 ‘상호협력협약서’의 ‘비밀유지 및 보안 준수’ 조항을 들어 해당 조사결과의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입수한 자료에서는 닭고기 패티의 경우 대장균군(群)은 물론,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리스테리아가 1.2×103 CFU/g, 황색포도상구균이 7.0×103 CFU/g 검출된 것을 비롯, 고춧가루에서 2.5×105 CFU/g의 리스테리아와 1.0×103 CFU/g의 포도상구균이 검출됐으며, 두부에서도 8.0×105 CFU/g의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이는 세 식품 모두 ‘(대장균군과 곰팡이, 효모까지 포함한) 총균수가 105보다 많고 위해 미생물(리스테리아,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경우를 의미하는 ‘매우 위험’(A등급)한 수준인 것으로 판정됐다(표 참조).

    이밖에도 가공 샐러드는 ‘총균수가 102보다 많고 위해 미생물이 검출’된 경우인 ‘위험’(B등급) 수준, 햄버거빵은 ‘총균수가 102보다 많고 위해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은’ 경우인 ‘위해도 낮음’(C등급), 프레스 햄과 소스류는 ‘총균수가 102보다 적고 위해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은’ 경우인 ‘위해도 매우 낮음’(D등급)에 해당됐다.

    CFU(Colony Forming Unit)/g는 음식물 1g당 미생물 한 마리가 자라나 집락(集落·colony)을 이룬 환(環)을 의미한다. 즉, 사람의 육안으로는 보기 힘든 미생물을 적절한 조건으로 성장시켜 미생물 한 개체마다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키운 집락의 단위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위해 미생물이 많이 존재하므로 그만큼 식중독에 더 취약할 수 있다.

    군납 식재료서 각종 균 검출 자료도 확인

    한편 원연이 2005년 9월7일~10월5일 군 급양대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민간업체들의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2차 위해 미생물 조사결과에서도 소시지 원료, 열처리한 김치 다대기(중국산), 군용 고춧가루 등 일부 식재료의 미생물학적 위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군교의 한 관계자는 “식중독은 식품 자체보다는 저장 및 관리 소홀, 비위생적인 처리 등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김치 다대기나 고춧가루의 경우 끓이는 음식의 조미료로 사용하면 식중독균을 대부분 사멸 혹은 감소시킬 수 있다”고 답했다. 송영선 의원은 “군 급식사고는 그동안 감사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군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민간업체들의 선정 기준 등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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