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이후 10년에 한 번씩 열리는 독일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가 네 번째 전시를 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10년 단위로 변화하는 예술 상황뿐 아니라, 한 도시의 실재 공간을 대상으로 장소성과 역사성을 살리는 예술적 실천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마디로 뮌스터의 아트는 현장미술 그 자체다. 물리적인 장소에 대한 문제는 물론, 그 지역의 역사성과 동시대 이슈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공공의 장소라는 특성을 드러낼 뿐 아니라, 시민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공론의 정황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동시대 어느 미술 행사보다 전위적인 논점을 제시한다.
호수와 녹지대, 오래된 건축물로 가득 찬 도시 곳곳에 작품들이 스며들어 있다. 구스타프 메츠거 같은 작가는 직사각형 돌덩어리들을 매일 다른 장소에 옮겨 설치함으로써 갖가지 조형과 상황들을 연출한다. 안드레아스 지크만은 현대도시가 쏟아낸 합성수지 조형물에 갖가지 기호를 새기고 해체해 거대한 구체를 만들어냈다(사진). 현대사회가 이미지를 생성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뒤집어보는 것이다. 마이크 켈리는 커다란 천막을 치고 그 안에 소 말 양 닭 등 동물을 풀어놨다. 천막 중앙에는 소금기둥을 깎아 만든 조각 하나가 서 있고, 그 주변에 3개의 영상이 매달려 있다.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를 작품에 끌어들인 것이다. 소금기둥, 동물, 영상이 어우러진 이 설치작품은 소금기둥을 핥아먹는 동물들에 의해 그 의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자전거 타고 다니며 예술품 감상 … 수십만 관람객 몰려
자전거를 타고 도시 곳곳을 질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곳이 뮌스터뿐만은 아니겠지만, 자전거 여행과 미술작품 감상을 결합한 이 도시의 독특한 매력은 독보적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 여느 도시보다 특출한 볼거리를 가진 곳은 아니지만, 뮌스터라는 작은 도시에 수십만의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전시장이나 조각공원이 아닌 곳에 예술작품을 배치한 뒤 관람객들로 하여금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찾아다니도록 한 배치의 미학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작품을 어디에 설치했느냐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생태와 역사를 동시대적 예술언어로 끌어안음으로써 예술적 공공영역을 형성하고 있다.
안네트 베흐만의 ‘아스파(AaSpa)’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철제 담장 너머로 공사 현장을 목격하게 한다. 도시의 수익창출을 위해 온천을 개발해야 한다는 논쟁이 일자, 실제 상황보다 한발 앞서 중장비를 동원해 거대한 공사판을 벌여놓은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아트의 영역을 기성의 장(場)이나 그 바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온전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마디로 뮌스터의 아트는 현장미술 그 자체다. 물리적인 장소에 대한 문제는 물론, 그 지역의 역사성과 동시대 이슈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공공의 장소라는 특성을 드러낼 뿐 아니라, 시민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공론의 정황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동시대 어느 미술 행사보다 전위적인 논점을 제시한다.
호수와 녹지대, 오래된 건축물로 가득 찬 도시 곳곳에 작품들이 스며들어 있다. 구스타프 메츠거 같은 작가는 직사각형 돌덩어리들을 매일 다른 장소에 옮겨 설치함으로써 갖가지 조형과 상황들을 연출한다. 안드레아스 지크만은 현대도시가 쏟아낸 합성수지 조형물에 갖가지 기호를 새기고 해체해 거대한 구체를 만들어냈다(사진). 현대사회가 이미지를 생성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뒤집어보는 것이다. 마이크 켈리는 커다란 천막을 치고 그 안에 소 말 양 닭 등 동물을 풀어놨다. 천막 중앙에는 소금기둥을 깎아 만든 조각 하나가 서 있고, 그 주변에 3개의 영상이 매달려 있다.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를 작품에 끌어들인 것이다. 소금기둥, 동물, 영상이 어우러진 이 설치작품은 소금기둥을 핥아먹는 동물들에 의해 그 의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자전거 타고 다니며 예술품 감상 … 수십만 관람객 몰려
자전거를 타고 도시 곳곳을 질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곳이 뮌스터뿐만은 아니겠지만, 자전거 여행과 미술작품 감상을 결합한 이 도시의 독특한 매력은 독보적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 여느 도시보다 특출한 볼거리를 가진 곳은 아니지만, 뮌스터라는 작은 도시에 수십만의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전시장이나 조각공원이 아닌 곳에 예술작품을 배치한 뒤 관람객들로 하여금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찾아다니도록 한 배치의 미학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작품을 어디에 설치했느냐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생태와 역사를 동시대적 예술언어로 끌어안음으로써 예술적 공공영역을 형성하고 있다.
안네트 베흐만의 ‘아스파(AaSpa)’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철제 담장 너머로 공사 현장을 목격하게 한다. 도시의 수익창출을 위해 온천을 개발해야 한다는 논쟁이 일자, 실제 상황보다 한발 앞서 중장비를 동원해 거대한 공사판을 벌여놓은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아트의 영역을 기성의 장(場)이나 그 바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온전히 보여주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