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 탈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는 감옥이라는 공간이 빚어내는 긴장감을 극대화해 보여준다.
또 한 가지, 구속된 상황 자체의 극적 긴장과 함께 거기에는 드라마가 있다. 굴곡진 인생들이 있고, 억울한 이야기가 있으며, 굴곡과 억울한 사연을 낳는 사회 부조리와 모순이 있다. ‘억울한 죄목을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갇힌 주인공이 부패한 교도소 당국의 억압과 감시에 맞서 싸우며 자유를 되찾는다.’ 교도소는 바로잡고(矯)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는(導) 곳인데, 영화적 재미를 갖게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 ‘교도’ 기능에 반하는 상황일 때다.
최근 전 세계 교도소가 초만원이라고 한다. 수감자 증가율이 인구증가율을 훨씬 웃돌 정도라는데, 최근 통계로는 지구상에 수감된 사람 수가 약 925만명에 이른다. 수감자 급증은 범죄가 그만큼 늘어났다기보다는 처벌과 구속 위주로 법 적용이 엄격해진 결과다.
이 같은 처벌주의를 선도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어느 연구기관에 따르면 미국은 인구 10만명당 수감자 수가 714명으로 2000년 이후 이 순위에서 늘 수위를 차지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는 간혹 다른 나라의 사법 행형제도를 통렬히 비판했다. 미국 청년이 마약거래에 연루돼 아시아의 감옥에서 전근대적 교도 시스템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다 가까스로 자유를 되찾는다는 내용을 고발조로 영화화한 ‘미드나잇 익스프레스’가 대표 작품이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된 나라인 터키도 수감자가 많은 나라로 조사됐다. 인구 10만명당 죄수 489명으로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은 수치다.
그러나 미국이 선도하는 이 같은 엄벌주의가 과연 범죄를 줄이는 선진 시스템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앤디를 돕는 쇼생크 감옥의 ‘터줏대감’ 레드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꼭 스무 살 때 쇼생크에 와서 40년째 살고 있다. 내가 재사회화됐는가 하고 묻는다면, 최소한 감옥과 교도소에 관한 한 나는 그 말의 뜻조차 모른다. ‘빌어먹을’ 40년 가까이나 교도소에 있었지만 그 말 뜻을 도대체 모르겠다.”
‘쇼생크 탈출’의 배경은 1940~50년대 주립교도소였다. 영화 속 교도소 풍경을 보노라면, 50여 년이 흘렀지만 결코 옛날이야기 같지 않다.